[사설] 미 연준 출구전략, 신흥국 금융 불안 불가피 하다.
[사설] 미 연준 출구전략, 신흥국 금융 불안 불가피 하다.
  • 한국뉴스투데이
  • 승인 2014.01.13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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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우리 경제에 가장 불안 요소다.

[한국뉴스투데이] 2014년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국내외 위험 요인들을 살펴보고, 그 위험성에 대해 판단해보았다.

지난 12월 18일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014년 1월부터 자산매입 규모를 월 850억 달러에서 750억 달러로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5년이 넘도록 이어져 온 연준의 통화완화 정책이 출구로 방향을 튼 것이다. 속도도 금융시장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신중한 출발인 셈이다.

막대한 규모의 달러를 공급하는 양적완화가 시작되었을 때부터 이미 금융시장에서는 강한 처방을 거두어들이는 것을 우려했다.

미국 경제지표 개선 소식에 오히려 주가가 하락하고, 미연준 의장의 한 마디에 몇몇 신흥국에서 대규모 자본 유출이 발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가장 큰 걱정은 유동성이 줄어드는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이 푼돈은 3조 달러(연준 자산 기준)로 미국 GDP의 20%에 육박하며, 같은 기간 동안 유로존과 일본이 공급한 통화량을 합한 것보다도 약 30% 이상 많다.

위기 극복을 위한 불가피한 정책이었지만 자산버블이 생기고 물가가 치솟는 부작용이 발생하기 전, 그러면서도 경기회복세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유동성은 흡수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출구전략 구사는 무척 어려운 일이다.

미국으로 자본이 환류 되면서 신흥국의 자본 유출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의 경기회복세가 상대적으로 빨랐던 데다 선진국의 초저금리와 통화약세로 신흥국 투자의 기대수익도 더 높아 신흥국으로 자금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바뀌어 선진국이 회복세를 주도하고 있다. 더군다나 미국 금리가 오르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신흥국의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만성적 경상수지 적자를 보이거나 신용버블 가능성이 높은 신흥국들은 대규모 자본 이탈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은행의 자기자본투자 등을 제한하는 미국의 볼커를 및 유로존의 은행 건전성 평가 등 앞으로 계획된 금융규제도 신흥국으로의 자금흐름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렇지만 출구전략이 사전에 정해진 수순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경제상황에 따라 규모나 시기가 가변적이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경기회복 속도에 좌우될 것이며 신흥국의 상황도 주요 변수가 될 것이다. 이미 버냉키 의장도 신흥국 경제여건을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동성 흡수에 따른 충격도 크지 않을 수 있다. 미연준의 초과지준 규모는 1.9조 달러로 풀린 자금 중 많은 부분이 은행권에서 맴돌고 있어 유동성 회수로 인해 나타날 충격이 크지 않을 수 있다.

또한 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면 시중 유동성 창출이 활발해져 연준이 흡수한 유동성을 메울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신흥국의 금융 불안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겠지만 지난해 8월의 혼란이 투자자에게 학습효과를 심어줬다는 측면에서 볼 때 충격의 크기는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

또한 미국 주가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주가수익률(PER)도 201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이미 미국 금융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이 상당 부분 이루어졌다는 점도 신흥국에서의 추가적인 자본 유출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우려는 금리인상 논의이다. 2014년 하반기 중 미연준의 추가 자산매입이 중단되고 나면, 다음 수순인 금리인상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다.

지난 12월 FOMC의 발표에 따르면, 2014년 4분기 미국 실업률은 에반스룰에 명시된 6.5% 전후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여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연준의 신중한 행보를 고려할 때 실업률만이 금리인상의 유일한 잣대가 될 수 없으며 물가상승률 등 다른 여러 경제지표를 동시에 고려할 것이다.

실업률이 6.5%이하로 하락하더라도 물가상승률이 장기목표치인 2%를 밑도는 상황에서는 금리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시작된 출구전략의 충격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은 경제주체들의 기대일 것이다. 불안감이 지배하는 상황에서 금융시장의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널뛰는 금융변수들 사이에서 경제상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는 결국 경기회복세를 확인하며 출구전략이 신중히 이루어질 것이라는 믿음이 중요하다. 결국 각국 당국의 기대 관리능력에 2014년 금융시장의 안정 여부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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