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시장 주도권 경쟁 격화 될 것
아시아 시장 주도권 경쟁 격화 될 것
  • 김재석
  • 승인 2012.01.0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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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가 발효되는 올해 우리 경제에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아시아 지역도 마찬가지다. 아시아 지역의 역내외 교역규모는 지난해 말 10조 달러로 19982조 달러보다 5배나 늘어났다.

세계경제의 변방이었던 아시아가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아시아 시장을 잡기 위한 주도권 경쟁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과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마이너스에서 2%대다. 반면, 동아시아 평균 성장률은 5%로 전망되고 있다. 각국 기업들이 이곳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인 것이다.

각국 기업들은 잘만하면 크게 대박이 날 수 있는 곳, 말하자면 황금을 찾았다고 할 수 있는 그런 심정을 갖고 있는 것이다. 동아시아를 그렇게 보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은 새로운 활로 모색을 위해, 중국은 지역 주도권 확보 차원에서 과거 어느 때보다 아시아 시장에 주력할 것이 분명하게 보인다.

상반기는 유럽에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시아 투자가 적어질 수 있겠지만 하반기 이후부터는 투자가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시아 각국은 어떤 경제블록과 손잡을지 강한 선택압력에 놓이게 됐다.

아시아 지역을 둔 경제 영토 구도는 미국 주도 하에 논의되고 있는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 TPP12개 나라의 상품을 관세 없이 거래하고 서비스까지 개방하는 것으로 GDP 규모, 26조 천억 달러의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이 된다.

일본은 한국에 밀린 경제영토를 만회할 수 있다며 적극적이다. TPP를 타결 지을 경우 일본의 경제영토는 세계 GDP17%에서 50%까지 늘어나게 된다.

반면 TPP에서 배제된 중국은 한국과 일본, 아세안 10개국을 묶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럴 경우 중국의 경제 영토는 현재 17%에서 32%까지 늘어난다.

미국과 중국이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경제 블록의 주도권을 쥐려 하고 있다.

지난해 11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대서양 시대가 가고 태평양 시대가 왔다며, TPP 공세를 본격화했다. 고속 성장을 거듭하는 아시아 시장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경제 회복의 디딤돌로 삼겠다는 의도이다.

하지만, 미국의 속내가 경제적 이익을 챙기는 데만 있다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경제 블록을 외교·안보 동맹으로까지 확대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장기적 포석이 깔려있다고도 본다.

중국 관영 매체들이 "미국이 아시아와 태평양의 새 규칙을 만들려는 야욕을 보이고 있다"며 날을 세우는 데서 중국의 위기감이 묻어난다.

중국 역시 자국 중심의 아시아 경제블록을 통해 위안화 국제화 등 경제적 이익과 미국 견제라는 전략적 이해를 관철하겠다는 구상이다.

경제를 넘어선 신 아시아 질서의 주도권 경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세계 경제구도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우리도 경제적으로, 또 전략적으로 가장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치열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지난주 중일 정상회담에서 올해 초부터 한중일 FTA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하자 우리 정부는 곧바로 교섭 대표를 중국에 파견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다. 한중일 FTA가 타결될 경우 우리 경제영토는 61%에서 80%로 확대된다.

중국과 일본은 중간자적 위치에서 양국을 중재하고 상호 간의 이해관계를 조절하는 한국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TPP보다는 한중일 FTA에 무게 중심을 둔 상황이다. 미국 등 TPP 참여국 대부분과 이미 FTA를 체결한 만큼 경제적 실익이 적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미국 주도의 TPP가 중국을 견제하는 형국이란 점에서 중국의 보이지 않는 압박도 부담이다.

다만, 최근 미국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TPP가 빠른 속도로 세를 불리고 있는 만큼, 참여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아시아를 둘러싼 세계 경제구도 재편이 미중간의 치열한 경쟁구도로 전개되면서 한국은 전략적 유연성을 유지할 필요성이 보다 높아졌다.

김재석 khs4096@korea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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