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회숙의 “바흐 이전의 침묵”에 관련 글에 대한 반론③
진회숙의 “바흐 이전의 침묵”에 관련 글에 대한 반론③
  • 주종빈
  • 승인 2014.07.10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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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관행은 시대별로 완전히 다르다.
[한국뉴스투데이 주종빈 음악칼럼니스트] “바흐의 음악은 악상기호가 없기에 심심하다”라고 하셨는데 그 시대에는 작곡가와 연주자가 밀접한 관계를 이루던 시기입니다. 그들 사이와 그 시대의 ‘연주관행’이라는 게 있죠. 그 속에서 암묵적으로 합의되고 당연했던 것들은 악보에 표시를 하지 않았습니다.

악상기호가 없어서 심심한게 아닙니다. 연주관행은 시대별로 완전히 다릅니다. 18세기 중반의 곡을 18세기 후반에는 연주를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오로지 지식으로만 연주하는 과오를 경계하면서 당대의 정서를 비롯한 학술적 연구가 필요한 것이지요. 게다가 꾸밈음과 장식음 그리고 즉흥연주라는 거대한 복합체가 존재합니다.

그러므로 바흐음악은 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수학문제처럼 치밀한 계산에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수학처럼 정밀하게 악보만능주의로 연주하는 것은 다성음악의 탄생이후 프랑스혁명이전까지는 존재하지 않던 관행입니다.

프랑스혁명이후 정치적 평등이라는 명분하래 유래 없는 콘소바토리식 교육의 획일화가 진행됩니다. 청중들에게 음악은 더 이상 삶의 일부분으로서의 일반교양이 아니라 듣고서 아름답다고 느끼면 그만이며 누구나 그 가치와 판단과 평가를 할 수 있다고 내세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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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종빈 news@korea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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