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에볼라 방역 체계 미흡하기 그지없다.
[논평]에볼라 방역 체계 미흡하기 그지없다.
  • 한국뉴스투데이
  • 승인 2014.10.30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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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뉴스투데이 김재석 논설위원] 치명적인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 일로에 있다.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환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 것이라고 세계보건기구가 경고하고 있다. 공포는 바이러스보다 더 빠르게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는데 과연 우리의 방역 체계는 미흡하기 그지없다.

정부는 최근 에볼라바이러스 병이 유행하고 있는 서아프리카 국가에 국내 의료진을 파견하겠다고 발표했다.

보건복지부는 다음달 7일까지 서아프리카 지역에 파견돼 에볼라에 대응할 의료진을 공개 모집한다. 대상은 의사와 간호사, 임상병리사 등이다.

에볼라 유행지역에서 활동하다 감염됐을 경우, 현지 에볼라 전문병원이나 미국, 유럽 등에서 치료를 받게 될 전망이다.

의료진은 출국 전 국내에서 사전 교육을 받고, 피부노출을 막는 '레벨C' 등급의 보호복을 착용하게 된다.

이들은 현지 진료와 격리기간 등을 포함해 두달 안팎 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무를 마친 의료진은 잠복기인 21일 동안 현지나 제3국 등 안전한 지역에 격리된다.

에볼라바이러스병은 1976년 자이레의 에볼라강 유역에서 처음 나타났고, 당시 치사율이 88%에 이르러 가장 치명적인 감염질환으로 판정됐다.

이후 산발적인 유행만 있었다가, 올해 3월부터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유행하면서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에볼라는 환자의 피, 침, 땀, 눈물, 정액, 구토, 소변, 대변을 통해서만 전염된다. 피부의 상처가 있는 부분에 직접적인 접촉이 있거나, 눈 코 입 목 또는 생식기관을 통해서 전염된다.

바이러스는 마른 상태에서도 문고리나 조리대에 몇 시간 동안 살아 있고, 만약 액체에 포함돼 있고 온도가 높다면 며칠 씩 살아 있을 수 있다.

대부분 다른 환자나 시신의 체액을 통해 전염된다. 잠복기는 2일에서 21일까지. 증상이 없는 잠복기엔 다른 사람을 전염시키진 못한다.

초기 증상으로는 고열, 무기력증, 근육통, 두통, 인후통이 나타난다. 이후 구토와 출혈이 일어난다.

최근 아프리카 대륙 이외 국가인 미국과 스페인에서 의료진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지난 22일까지 서아프리카 3개국에서 9911명이 에볼라에 감염되어 4868명이 사망하였고, 이 지역의 에볼라 환자 수가 3~4주마다 2배로 증가할 정도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다음달 말 의사와 간호사 스무 명 정도를 에볼라가 창궐하고 있는 라이베리아 또는 시에라리온으로 파견하기로 했다. 국제의료지원단에 합류해 에볼라 환자를 직접 진료할 계획이다.
하지만 에볼라가 발생하면 우선적으로 진료를 책임지는 국립중앙의료원의 감염내과 간호사 4명이 한꺼번에 사표를 제출했다.

의료원측은 피로 누적 등 일신상의 사유때문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에볼라 공포앞에서 직업 윤리와 의무감도 무너진 것 아니냐는 추측이 일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의료진의 안전이다. 그리고 의료진이 만에 하나 에볼라에 감염될 경우.에볼라 바이러스가 잠복기 동안 의료진과 함께 국내에 유입될 수도 있다.

이들을 에볼라 잠복기간 만큼 격리하는 방안을 보건당국은 고려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국내 의료진을 진원지인 서아프리카 국가에 파견하는 것은 두 가지의 큰 의미가 있다.

하나는 국제 사회의 대응을 강화함으로써 이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것을 차단해 국내로의 유입 위험을 원천적으로 막는 측면이 있고, 다른 하나는 국내에 유입되었을 때를 대비하여 국내 의료진의 대응 역량을 키우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유입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고도 격리 시설, 안전한 보호 장구 확보와 더불어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의료진이 있어야 한다.

우리 정부는 지난 사스 및 신종 인플루엔자 대유행 등을 경험하면서 국가격리병상 확충 사업을 통해 의료기관의 격리 병상의 수를 늘려왔다. 에볼라 환자가 나올 경우 격리되는 병실은 전국 17개 병원에 544개 병상이 마련돼 있다.

그러나 현재의 시설은 에볼라바이러스 감염 환자를 안전하게 진료하기에는 미흡하며, 또한 실제 환자를 진료해야 하는 의료진들의 감염예방에 대한 교육 훈련의 강화가 필요한 실정이다.

정부는 고위험 병원체 감염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고도 격리병상 시설을 확보해야 하고,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의료진을 확충하기 위한 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다.

재앙으로 다가오는 에볼라에 대해 정확히 알고, 대비 체계를 마련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사회의 보건 시스템이 시험대에 올랐다.

사진=유튜브 영상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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