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획]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통해 에너지 자급자족
[미래기획]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통해 에너지 자급자족
  • 김명수, 윤보현
  • 승인 2015.01.23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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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 제로 에너지 주택 미래 주택 모델로 부상
[한국뉴스투데이 김명수 윤보현 기자] 그 지역의 날씨가 어떻든 간에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집. 난방비나 냉방비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집. 아니, 전기요금 자체를 내지 않아도 되는 집. 전기자동차도 따로 돈들이지 않고 충전할 수 있어 자동차 연료비가 아예 안 드는 집.

앞으로 단독주택을 짓고 싶다면 주택에 필요한 에너지를 자체 조달할 수 있는 이러한 ‘넷 제로 에너지(Net-Zero Energy)’ 주택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2020년부터 새로이 건설되는 모든 주택들에 제로 넷 에너지 조건을 적용할 계획이어서, 앞으로 넷 제로 에너지 주택은 이상적인 미래의 주택 모델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넷 제로 에너지’ 주택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재생에너지로 에너지를 자급자족함으로써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친환경 주택이다.

넷 제로 에너지의 개념은 그동안 상업용 건물의 친환경 건축 방법으로 알려졌지만, 앞으로는 일반 주택의 건축으로도 확산될 전망이다.

최근에는 자동차업체들도 넷 제로 에너지 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을 매개로 미국 온실가스 배출의 44%에 달하는 주택과 경자동차용 에너지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 때문이다.

미국표준기술연구소는 메릴랜드 주 게티스버그에 일반 주택을 모델로 한 넷 제로 에너지 주택 을 건축하고, 지난해 7월에 1년간의 시험운영을 마쳤다.

이 2층 주택은 252㎡ 면적에 4개의 침실과 3개의 욕실을 갖추고 있으며, 얼핏 보기에 주위의 일반 주택과 별다른 점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 주택의 에너지 효율은 주변의 다른 주택보다 70% 더 높다. 우선 지붕에 설치된 대형 태양광 판넬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고 다른 4개의 소형판넬을 통해 태양열로부터 온수와 난방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어낸다.

이와 함께 지열을 이동시키는 펌프로 주택 밑의 지열을 냉난방에 이용하며 필요한 장소에만 에너지를 공급하는 스마트 에너지 존 개념을 적용하였다. 외부의 열이나 냉기를 차단하기 위한 단열과 밀폐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에너지 절약을 염두에 둔 다른 주택보다 2배 이상 두꺼운 외벽과 지붕, 단열재, 삼중창 등이 사용되었고, 고무와 같은 재료를 함께 사용하여 공기가 드나들 수 있는 구멍을 철저히 막았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가전제품과 LED 조명을 채택하고, 자연채광과 환기에도 주의를 기울였음은 물론이다.

또한 건축과정에서부터 미국 그린빌딩협회의 친환경 인증인 LEED 플라티늄 등급에 따라 지었을 뿐 아니라, 건축 자재도 미국 내에서 생산된 것만을 사용하였다.

이는 모든 자재들의 원산지를 미국 국내로 제한하면 자재의 국제수송을 포함, 주택 건축에 필요한 온실 가스의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원칙에서 비롯된 것이다.

초기공사 비용 높지만 에너지 효율 높아

주택 완공과 함께 NIST는 이 주택의 에너지 효율을 시험하기 위한 1년간의 시험운영을 실시하였다.

비록 사람이 실제로 들어가 살지는 않았지만, 아이 둘을 포함하는 4명의 가족이 1년 동안 상주하는 상황을 가정해서 집안 곳곳에 장착된 500여 개의 센서를 통해 광범위한 데이터를 수집한 것이다.

그 결과는 1년간의 에너지 소비량을 1년간의 재생에너지 생산량으로 충당한다는 넷 제로 에너지 주택의 목적에 비춰봤을 때 가히 성공적인 것이었다.

이 주택은 1년간 1만 3,086㎾h의 전력을 소비했지만, 동시에 1만 3,577㎾h의 전력을 생산함으로써 491㎾h의 추가 전력을 남겼다. 이 여분의 전력으로 전기자동차를 충전한다면 2,317㎞의 거리를 주행할 수 있을 만한 전력이다. 이 결과는 춥고 눈이 많이 오는 이 지역의 겨울 날씨를 고려했을 때 더욱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5개월간의 긴 겨울 동안 외부기온은 예년의 평균 기온에 비해 낮았고 적설량은 보통 때보다 2배 더 많았으며, 34일간은 태양광 판넬 자체가 눈이나 얼음으로 덮여 있기도 했다. 그러나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에너지 생산량이 다시 올라가고, 남아도는 에너지 저장량도 커졌다.

결과적으로 이 넷 제로 에너지 주택에서는 일상생활에 아무 지장 없이 이 지역의 평균 전기요금인 연간 4,373달러, 즉 매달 364달러를 절약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에 만족하기에는 넷 제로 에너지 주택의 초기공사 비용이 아직은 너무 높다.

NIST는 태양광에너지 시스템의 설치와 추가 단열, 삼중창 등이 필요한 넷 제로 에너지 주택의 공사비용이 일반주택보다 16만 2,700달러가 더 소요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NIST의 넷 제로 에너지 주택 자체의 총 공사 비용은 250만 달러에 달했다.

이는 이 주택을 일반적인 주택으로서의 기능과 함께 시험장소로 이용하게끔 광범위한 데이터 수집 장치와 고가의 유사 시스템들을 설치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NIST는 이 주택을 기반으로, 앞으로 미국 주택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넷 제로 에너지 주택을 구현할 수 있는 디자인, 기술, 공사방법, 건축법규 등을 계속 연구해나갈 계획이다.

자동차업계에서도 넷 제로 에너지 주택에 관심

한편 혼다자동차도 지난 3월 캘리포니아 주 데이비스에 위치한 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캠퍼스 내에 ‘혼다 스마트홈 US’라는 넷 제로 에너지 주택을 건설했다.

혼다 스마트홈은 NIST 주택에 비해 다소 크기가 작은 180.7㎡의 면적에 3개의 침실과 2개의 욕실을 갖춘 2층 주택이다.

지붕에는 NIST 주택과 비슷한 9.5㎾ 용량의 태양광발전 시스템이 설치되어 냉난방, 환기, 조명, 온수, 가전, 전자기기 등에 전력을 공급하며, 차고에는 10㎾h의 리튬이온 배터리 저장 시스템, 그리고 전력의 발전과 소비를 지켜보고 제어하면서 최적화할 수 있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총망라한 홈에너지 관리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다.

혼다 스마트홈도 LEED 인증을 포함한 각종 친환경 인증과 함께 지열로 보완되는 냉난방 시스템, 두꺼운 외벽, 시원한 지붕자재, 단열 콘크리트, 태양의 방향이나 창문의 방향에 따른 다양한 에너지 절약 기술을 적용하였다.

건축 자재는 최대한 재생 가능한 자재를 사용했으며, 고열 처리 과정에서 대량의 에너지가 필요한 시멘트의 경우, 화산재로부터 자연적으로 생기는 포졸란(Pozzolan)이라는 재료를 콘크리트에 혼합해 압력 처리함으로써 온실가스의 배출을 줄이는 노력도 시도하였다.

이러한 다양한 에너지 절약 기술을 적용한 결과, 혼다 스마트홈은 주변의 다른 주택에 비해 물 사용량은 3분의 1, 에너지 소비량은 5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지역 일반 주택의 연간 전력 소비량이 13.3㎿h인 데 비해 혼다 스마트홈은 오히려 연간 2.6㎿h의 전력을 추가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매년 약 5,900㎏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양이다.

더 나아가 혼다 스마트홈은 자사의 피트(Fit) 전기자동차를 효율적으로 충전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추었다.

일반적으로 AC-DC 전환이나 DC-AC 전환 과정에서 에너지의 50%까지 손실될 수 있는데, 이 주택에서 충전할 혼다의 피트 전기자동차는 태양광 판넬이나 배터리로부터 바로 DC로 충전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춰 에너지 손실이 적다.

덕분에 태양광발전이 최적화된 조건이라면 혼다 스마트홈의 차고에서는 2시간 만에 피트 전기자동차의 충전을 마칠 수 있다고 한다.

혼다뿐만 아니라 포드, 도요타, 테슬라와 같은 다른 자동차업체들도 이렇게 전기자동차에 사용되는 배터리를 저장매체로 전기자동차와 주택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할 수 있고, 반대로 전기자동차의 배터리에서 집안이나 전력망에 전력을 공급할 수도 있는, 주택과 전기자동차를 망라하는 에너지 시스템을 염두에 두면서 넷 제로 에너지 주택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 이에 따라 태양광 시스템 업체와 자동차업체와의 협력체제도 구축되고 있는 중이다.

배터리 가격의 점진적인 하락과 캘리포니아 주처럼 일반 주택의 재생에너지 설치비용을 대폭 지원해주는 주정부 방침, 그리고 건축비용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기술개발 등에 힘입어 넷 제로 에너지 주택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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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윤보현 news@korea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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