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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성적 소수자의 인권 보장을 위하여동성애자의 인권

[한국뉴스투데이 박지희 기자] 이탈리아 상원이 25일 동성 커플에게 합법적 권한을 주는 '시민결합'(civil unions)을 허용했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이번 법안은 찬성 173표, 반대 71표의 압도적 차이로 통과 되어 이탈리아는 서유럽 국가 중 마지막으로 동성 커플의 시민결합을 인정했다. 하지만 이번 법안에서 동성 커플 자녀 입양 관련 조항은 제외됨으로써 인권단체의 "동성 커플의 자녀 필요성을 무시한 행위"라는 비판을 피하긴 어렵게 됐다.

커밍아웃한 남자 배우가 자신이 출연했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커밍아웃에 대한 대중의 반응은 혐오감일까? 아니면 일종의 불치병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 느끼는 듯 한 연민일까? 남자는 여자를 사랑해야만 하고, 여자는 남자를 사랑해야만 한다면 동성이 동성에게 사랑을 느끼는 감정은 죄악일 수 있다. 지금 남자로 태어났지만 남자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 여자로 태어났지만 여자에게만 사랑을 느끼는 사람들이 이제 용기를 내어 세상에 발을 내딛고 있다.

인권보장의 사각지대에 놓이기 쉬운 소수자로서의 삶은 매우 고달프다. 특히 성과 관련된 위와 같은 소수자들의 삶은 더더욱 어렵고 힘들다. 다른 어떤 것보다 '성'과 관련된 영역에서는 '이중의 도덕'이 지배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성에 대해 도덕적으로 바라보고 경외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본능적이고 말초적이다. 그렇다면 성과 관련된 도덕의 전제가 되는 성별은 과연 결정된 것일까? 또 동성을 사랑하는 것은 일종의 죄의식을 가져야 하는 감정일까?

이탈리아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최근에 전통적인 혼인의 개념(이성간의 결합)을 버리고 동성 간의 혼인을 인정하는 국가들(네덜란드, 벨기에, 캐나다, 스페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노르웨이, 스웨덴, 미국)이 생기고 있다. 또 동성 간의 혼인을 인정하지는 않더라도 동성 간의 '결합'에 대해 동반자관계나 시민결합과 같은 혼인대체제도를 인정하는 국가도 증가하고 있다. 동반자관계나 시민결합은 혼인이라는 개념만 사용하지 않을 뿐, 혼인한 커플에게 인정되는 거의 모든 법적 보호와 혜택을 동일하게 제공받는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우리나라의 경우 헌법은 혼인과 가족생활에서 '양성의 평등'을 규정함으로써 혼인의 개념을 이성간의 결합으로 사실상 이해하고 있다고 본다. 하지만 현대 혼인 개념의 본질적 표지를 출산(생식)아 아니라 정서적 유대감, 상호배려, 사랑, 헌신 등으로 이해하는 경우에는 동성 간의 혼인을 인정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러나 종교적 관점이나 혼인의 전통, 사회적 기능(자녀의 출산과 양육)을 강조하는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로 동성 간의 혼인을 인정할 수 없다는 강한 반대의견이 주장되고 있어 결국 한국에서도 동성 간의 혼인을 허용하든지 아니면 이탈리아와 같은 혼인대체제도를 통해 동성 간의 결합을 법적으로 보호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동성 간의 결합에 대해서는 혼인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사실상의 차별이 아니냐는 비판을 면하긴 어렵다. 이성간의 결합은 '혼인'이라고 부르면서 동성 간의 결합은 '동반자관계'나 '시민결합'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이성커플과 동성커플을 분리하는 것이고 이로 인해 동성커플은 '열등한'결합 내지는 '2등 시민' 결합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미국에서 흑인과 백인을 분리하였지만 평등하게 교육시킨 사례에서도 차별이 된다고 본 사례가 대표적이다. 물론 공동의 자녀 출산 여부와 같은 근본적 차이가 존재한다면 차별이 허용될 수 있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자녀 입양가정이나 부부 합의에 의한 무자녀 가정도 늘어나고 있어 변화하는 혼인의 개념에 대한 재정립도 필요하다. 물론 동성커플의 자녀 입양 시 자녀가 성장하는 과정에서의 정체성 혼란 등의 문제도 여전히 남아있다.

ⓒ 박지희 기자우리나라 국가인권위원회법은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고 있으므로 고용, 교육, 거래 등에서 동성커플을 형성하고 있다는 이유로 차별하는 것은 금지된다. 세상에는 늘 다수자가 있고 소수자가 있다. 중요한 것은 소수자에 대한 다수자의 인정과 배려다. 특히 성과 관련된 영역에서는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혐오감이 존재한다. 성적 소수자에 대한 법적 보호가 강화되고 있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우리나라에서도 먼저 동등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성적소수자들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먼저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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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희  announcer-jhpar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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