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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바꾸고 집의 품격이 달라졌다
▲집은 가족 구성원들이 대화하는 공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내 가족의 화목, 사랑을 유지하고 좋은 경험과 좋은 기억을 쌓고 싶은 열망은 그리 멀지 않은 곳. 내 집안에서 이루어 질수 있다.

몇 년 전부터 TV를 비롯한 매체에서 핫한 비중을 차지한 채널이 ‘먹방’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내 방의 품격>, <헌집줄게 새집다오>, <엉덩이 붙이고 특템하기>, <수컷의 방을 사수하라> 등 ‘셀프 인테리어’ 채널이 늘어나면서 공간 인테리어, 셀프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수 요소인 ‘의·식·주’ 가운데, ‘식’(食)을 지나 이제 ‘주’(住)의 시대가 온 것일까? 도심에서의 쳇바퀴처럼 도는 일상을 탈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캠핑이 유행처럼 번졌다. 주말 농장을 이용해 직접 텃밭을 가꾸는 과정을 체험도 하고 수확의 기쁨을 느끼면서 자연과 가까워지는 것. 이러한 현상들이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대중화가 되더니, 이제는 그것에서 조금 다른 양상으로 변화하고 있다.

자동차를 타고 집 밖을 나가 도시를 떠나서 누렸던 캠핑에서의 낭만과 사색을 그리워하곤 한다. 또, 자유를 찾아 밖에서 시간을 들이지 않고서도 내 집에서 그 것들을 누리고 싶기도 하다. 가능하다면 규모가 작더라도 내 집 마당에서 텃밭을 일구며 유기농 식재료를 수확하는 작은 꿈을 꾸기도 한다.

내가 꾸미는 내 집의 작은 정원, 아트 갤러리, 아지트 등 타인의 삶과 비교하지 않는 나만의 공간을 가지고 싶은 로망이 구현되고 있다. 일상이지만 일상이 아닌 듯, 프리미엄 라이프 스타일을 누리고 싶은 심리들이 작용하는 것이다.

굳이 프리미엄 라이프를 들지 않더라도 내 상황과 환경 내에서 조금만 삶의 방향이나 전환점을 모색할 때 우리는 거액의 돈을 들이지 않고 작은 노력만으로도 꽤 근사한 결과물들을 찾을 수가 있다.

그렇다. 프리미엄이라는 건 그다지 거창하지만은 않은 것이다.

가령, 내 집에서 가구만 옮기더라도, 심리적으로 소소한 변화를 느끼게 된다. 심리적인 변화 뿐 만이 아니다. 실제 식탁이나, 소파 위치만 바뀌더라도 그 공간에서 사람의 행동 패턴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불편하게 다니던 공간에서의 개선이 일어난다는 것, 이것은 단순한 개선 차원에서 끝나지 않는다.

평소 가족 구성원들이 집 안에서 소통이 부족한 경우를 놓고 보자. 그렇다면 답답하고 폐쇄적인 주방 구조에서 가족 간의 소통이 잘 일어 날 수 있는 구조로 변화를 꾀하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식탁의 위치나, 벽의 이동, 설치, 제거라든지 조명의 개선 등 물리적인 환경의 개선을 통해서 우리의 행동 패턴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하자는 것이다.

거기에 느낌 있는 액자나 표정 있는 소품들이 더해진다면 어느 집 부러울 것이 없는 멋지고 근사한 우리 집이 되는 것이다.

대화도 없고 갑갑한 내 가족의 분위기가 작은 인테리어의 변화만으로 자주 모여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이 둘러 앉아 밥을 먹고 그래서 가족 간의 대화의 물꼬가 트여 화합하고 웃음꽃이 피어나게 된다면, 그 돈과 시간의 노력이 아깝지만은 않다.

▲도시를 벗어나 자연이 주는 여유와 사색을 그리워하곤 한다. (사진은 경북 안동시 도산면에 소재한 도산서원)

그것들을 위해서 어쩌면 우리는 차를 타고 그 멀리 캠핑이라는 명목으로 집밖을 떠났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내 딸, 내 아들과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고, 부부라지만 평소에는 무늬만 부부일 때가 많은데 이러한 방법들을 통해서 관계가 조금 더 가까워지고 싶은 바램들 말이다.

물론 이러한 이유가 전부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근본 취지는 내 가족의 화목, 사랑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일 것이며, 때로는 소원했던 그 무엇들을 되찾고 좋은 기억을 쌓고 싶은 열망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열망이 요즘에 와서 갑자기 부각된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 부모 세대나 선조들도 수많은 경험과 지혜들을 모아서 그 때의 환경에 맞게 삶의 변화나 전환점을 찾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이 있었을 것이다.

우리나라 고건축의 친자연적인 디자인요소 중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창과 문의 경우, 마감재는 물론이고, 자연의 바람이 창과 문을 통해 집안으로 한껏 유입이 되어 머금으며 환기와 습기 조절의 기능이 이루어지고 다시 바깥으로 자연스럽게 빠져 나간다.

공간과 이러한 기능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바람 길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집안 곳곳에서 사람의 피부에 닿는 바람의 느낌은 그것이 온 곳으로, 사람의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가게 된다. 자연을 느끼고 싶은 마음의 소리와 함께 말이다.

창과 문은 그 프레임이 마치 자연스럽게 아트액자가 되어서 외부 자연이 하나의 멋진 풍경화가 되어 주었다. 이는 기능과 감성적인 두 가지 측면을 모두 충족시킬 수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는 대부분 콘크리트 건물이 가득한 도심의 풍경 속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연이 좋다고 해서 무조건 자연을 따라 이동해서 살고자 고집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우리나라 고건축의 특징은 자연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 있다. (사진은 경북 영주시 순흥면에 소재한 소수서원)

지만, 주어진 내 상황과 환경 내에서 삶의 방향이나 전환점이 필요할 때, 할 수 있는 가능한 범위에서부터 환경을 바꿔볼 수가 있는 것이다. 공간을 바꾸거나 스스로 공간을 이동하는 방법 말이다.

타인의 삶과 비교하지 않는 나만의 공간, 일상이지만 일상이 아닌 듯한, 프리미엄 라이프 스타일을 누리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가까이에 있는 것이다.

유진효  ceo@artspace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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