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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실로 승부한 영화제의 승리그리고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계속된다

[한국뉴스투데이] “어째든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열려야 한다.”는 강수연 집행위원장의 염원대로 부산영화제는 예정대로 6일 개막하여 15일 폐막까지 별 탈 없이 열흘간의 일정을 마쳤다.

영화제 기간 총 관람객 수는 16만 5149명. 지난해 22만 7377명보다 27.4%(6만 2228명) 줄었다. 매년 20만 명이 넘었던 영화제는 영화인들의 보이콧과 개막식 코앞에서 불어 닥친 태풍 차바와 김영란 법 시행 등 겹친 악재로 관람객 수가 줄었다.

폐막식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첫 민간 이사장 체제 하에서 치러진 영화제라는 의미 있는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내용적으로는 아시아 작가의 새로운 발견과 소개라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정체성과 가치를 다시 돌아보는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누가 뭐라 해도 영화제는 관객의 몫이다. 보이콧으로 영화인들이 비운 자리를 관객들이 채웠다. 강 집행위원장도 관객들에 대한 고마운 인사를 잊지 않았다.

“관객들이 부산국제영화제의 주인이자 든든한 밑거름임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며, 향후에도 관객들을 위한 알찬 프로그램과 서비스 향상을 통해 더욱 보답하는 영화제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예년에 비하여 예산이 25%로 삭감된 영화제였지만, 삭감된 예산은 의례적인 행사의 거품을 빼고 영화와 프로그램의 내실로 승부했다. 20여 년 간 쌓아 온 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의 공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올해 프로그램 중 관객들에 큰 관심을 모은 프로그램이 ‘그리고 영화는 계속 된다 :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회고전’이었다.

올 해 7월에 타계한 이란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감독을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으로 선정하고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회고전을 개최했는데, 특별히 30년 지기이자 예술 동지인 세이폴라 사마디안 감독이 연출한 '키아로스타미와 함께 한 76분 15초'가 상영되어 ‘회고전’의 이미를 더 해 줬다.

'76년 15일'의 인생을 살다간 감독의 일상을 '76분 15초'에 담은 다큐로 키아로스타미 감독을 추억하는 값진 선물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영화제 기간 중에 타계한 폴란드의 거장 안제이 바이다 감독(향년 90세)의 유작이 된 ‘애프터이미지(Afterimage 2016)를 볼 수 있었던 것은 관객들에게 큰 행운이었다.

‘애프터이미지’는 20세기 폴란드를 대표하는 전위미술가인 블라디슬라브 스트르제민스키의 말년을 담은 전기 영화다. 표현의 자유가 억압 받고 ‘일 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는 구호 아래 식품 배급표조차 받지 못하는 굶주림 속에서도 작업을 포기하지 않는 스트르제민스키. 안제이 바이다 감독의 카메라는 처참한 예술가의 작업을 집요하게 따라 간다. 화면을 덮는 색채의 아름다움은 그래서 더 처연하게 빛난다.

예술과 이데올로기의 갈등은 부산영화제가 풀어야 할 숙제와 묘하게 교차되는 부분도 있지만, 올 상영작 중 단연 최고의 작품으로 꼽고 싶다. 극장에서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다려 본다.

‘영화로 인정받는 영화제’로 무탈하게 마무리한 영화제가 대견스럽다. 성장통은 그래서 값지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영화로 가슴 뜨거웠던 관객들은 아주 특별한 의미로 21회 영화제를 기억할 것이다. 그리고 영화제는 계속된다는 믿음으로 22회를 기다릴 것이다.

곽은주 기자  cineeun@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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