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ACL 우승, ‘아시아의 퍼거슨’으로 우뚝 선 최강희 감독
2016년 ACL 우승, ‘아시아의 퍼거슨’으로 우뚝 선 최강희 감독
  • 유창선 자유기고가
  • 승인 2016.11.28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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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우승으로 최 감독은 ACL 출범 후 최초로 2회 우승을 차지한 감독이 됐다.(전북현대모터스@)

[한국뉴스투데이] 최강희 감독은 1959년 4월 12일 출생으로 서울 우신고를 나왔지만 대학 진학에는 실패했다. 이후 충의(육군 축구단)를 거쳐 28세에 뒤늦게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1995년 수원 삼성의 트레이너와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또, 2003~2004년 국가대표팀 코치를 맡기도 했으며 2005년 7월 3일 조윤환 감독의 후임으로 전북현대모터스에 부임했다.

당시 중하위권을 맴돌고 있었던 전북의 지휘봉을 잡은 최강희 감독은 부임 첫 해 정규리그에서는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러다 2005년 FA컵에서 우승을 차지해 2006년 ACL에 출전하게 된다.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염기훈, 김형범 등을 앞세워 조별 예선과 본선 토너먼트에서 연이은 역전승을 일구어 냈다. 그리고 2006년 ACL 결승전에서 알 카라마(시리아)를 합계 3대 2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전북은 2009년 정규 리그에서 1위를 거두며 챔피언 결정전으로 직행했다. 당시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성남 일화 천마를 물리치고 최 감독은 전북에 클럽 역사상 창단 첫 K리그 우승을 안겼다. 최 감독은 2011년 전북에 또 한 번 K리그 우승컵을 안겨 준 것이다.

최강희 감독은 2011년 12월 조광래 감독의 뒤를 이어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취임했으며, 당초 월드컵 최종예선까지만 대표팀 사령탑을 맡겠다고 공언했다. 최 감독은 취임 이후 아시아 최초이자 세계 6번째인 8회 연속 월드컵 진출의 위업을 달성했다. A매치 통산 13경기 6승 2무 5패의 성적을 거둔 것이다.

그리고 2013년 6월 국가대표팀 감독에서 사임한 뒤 소속팀 전북으로 복귀했다. 최 감독은 평소에도 “나는 클럽 감독이 체질”이라고 말했다. 브라질 월드컵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 감독으로 월드컵 본선에 나갈 수 있는 영광의 기회를 스스로 마다했다.

최 감독은 선수들과 부대끼며 팀을 만들어 나가고 발전시키는 게 행복하다고 했다. 좋은 축구로 홈팬에게 기쁨을 주는 클럽 지도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다. 최 감독은 2014, 2015년에도 전북을 K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전북은 지난 11월 27일(이하 한국시간) 아랍에미레이트(UAE) 알 아인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알 아인과의 결승 2차전에서 1-1로 비겼다. 이로써 11월 29일 전주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결승 1차전에서 2-1로 승리한 전북은 시리즈 합계 1승 1무를 기록, ACL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전북은 지난 2006년 대회 우승 이후 10년 만에 다시 아시아 정상에 올라섰다.

▲최 감독은 ‘2016 FIFA 클럽 월드컵’도 잘 준비해서 ‘아시아의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말했다.(전북현대모터스@)

최 감독은 올해 K리그 클래식에서 전북을 33경기 연속 무패로 이끌었다. 그러나 전북은 2013년 심판 매수 사건으로 인해 위기가 계속 찾아왔다. 2013년 소속팀 스카우트가 심판 두 명에게 금품을 전달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 사실이 알려진 후 전북은 흔들렸다. 최 감독은 수많은 팬들로부터 많은 비난의 중심이 됐다. 전북은 승점 9점 감점의 징계를 받았고 FC 서울과의 최종전에서 1대 0으로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그런 전북의 악재 중에도 최 감독은 ACL 우승을 이끌었다.

최 감독은 "심판 매수 사건 때문에 리그가 어려웠다. 내가 어려운 건 내가 극복하면 되지만 팬과 선수들이 너무 어려워했다"며 "선수들이 아픔을 겪었지만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때문에 의연하게 대처하고 선수들에 대한 동기부여를 다시 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번 우승으로 최 감독은 ACL 출범 후 최초로 2회 우승을 차지한 감독이 됐다. ACL은 2002년 기존의 아시안 클럽 챔피언십과 아시안 컵 위너스 컵이 통합돼 새로 출범한 대회인데, 지난 시즌까지 한 명의 감독이 2회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었다.

최강희 감독은 “10년 만에 ACL 우승을 했다.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 5년 전 홈에서 알 사드에 패하면서 4만 이상의 우리 전북 팬들이 절망하는 모습을 봤다. 그 이후로 ACL 우승은 내게 엄청난 숙제로 다가왔다”며 “올해 선수들이 어렵고 힘들었는데 마무리를 잘 했다. 정말 우리가 어려울 때 우리에게 큰 성원을 보내준 전북 팬들에게 이 트로피를 바친다”는 소감을 전했다.

최강희 감독의 전북 사랑과 클럽팀 지휘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그의 목표는 늘 전북을 명문팀으로 만드는 것이다. 최 감독은 과거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팬들은 물론 누구에게도 사랑받는 팀을 만들고 싶다. 맨유나 바르샤처럼 항상 선두권에서 좋은 축구를 하는 팀을 만들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북은 지난 2006년 대회 우승 이후 10년 만에 다시 아시아 정상에 올라섰다.(전북현대모터스@)

최 감독은 10년 넘게 ‘원클럽 지도자’로 전북을 이끌고 있다. 그는 대한민국 프로축구 감독으로는 역대 최장 기간 단일팀을 지휘하고 있다. 그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27년간 이끌며 33개의 우승컵을 거머쥔 명장 알렉스 퍼거슨과 비교된다.

전북은 이번 ACL 우승으로 12월 8일부터 18일까지 일본 요코하마 등지에서 열리는 2016년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아시아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한다. 12월 11일 북중미 챔피언인 클럽 아메리카(멕시코)와 격돌하는데 여기서 승리하면 유럽 챔피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과 만나게 된다.

최 감독은 ‘2016 FIFA 클럽 월드컵’도 잘 준비해서 ‘아시아의 자존심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유창선 자유기고가 mark20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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