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장(長)과 돌대가리 장(長)의 애가(哀歌)
허수아비 장(長)과 돌대가리 장(長)의 애가(哀歌)
  • 황의각 교수
  • 승인 2016.12.0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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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서나 장(長)자리는 중책(重責)의 자리다. 그 자리에는 왕(王)이나 지도자(指導者), 또는 사장(社長), 장관(長官), 그리고 하물며 장로(長老)등 각 분야의 윗자리, 즉 우두머리 급 직분을 가진 자가 차지한다.

그들이 그런 직분의 자리에 오르게 된 것에는 운(運)이 좋아서 일수도, 스스로 노력과 헌신을 통해서 일수도 있고, 또 요즘 말로 금(金)수저물고 태어난 덕일 수도 있다. 어떻든 옷이 날개라고 각자는 장(長)자리에 앉게 되면 자기직분에 맞는 권위와 소명을 가지고 있음이 사실이다.

그런데 사람은 전지전능하지 못해 중책을 맡고 혼자 모든 일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중책일수록 옆에서 도와줄 참모나 조력자를 필요로 한다. 이필요한 협력자를 선택하는 안목과 지혜는 그 장 자리에 앉은 자의 몫이다.

거기에 더하여 협력자와 조력자를 선택할 수 있는 기본 인재풀의 구성역시 중요한 주어진 여건이며 이 주어진 여건은 바꿀 수 없다. 시대별로 인재풀내의 인재상품자질의 세대별 특징이 있다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50~60년대 빈곤의 악순환 속에서 모두 같은 사회적 조건에서 생존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을 최선으로 삼았던 세대는 사회적으로 똑같이 모두 어려운 시기를 겪었기 때문에 서로 간에 동질감과 유대감을 지니고 살았다.

그러나 그 후 70~90년대 경제가 도약단계(take-off stage)를 거치면서 상대적으로 많이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간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소득계층 간 질시와 적대감정이 사회적으로 확산되었다.

이 기간에 젊은 청소년기를 보냈던 오늘의 40~50대 세대의 사람들은 그 전 세대나 그 이후세대 사람들 보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훨씬 상호 경쟁적이고 고립적이면서도 적대적 감정과 품성이 형성된 세대이다.

더욱이 이 세대는 일 가구 한 두 자녀의 가정환경에서 가정교육은 부모들의 지나친 보호와 애정집중을 받아 이기적이고 버릇없이 키워진 세대라고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사회적으로는 경쟁적이고, 학교에서는 품성교육보다 오직 지식주입위주로, 그리고 가정에서는 훈계보다는 애지중지 자기중심 독선인간으로 양육된 세대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들은 한 사람 한 사람 보면 아주 똑똑하고 영특하며, 무서울 정도로 계산적이며, 위아래 사람들에 예의범절 따위는 의식하지 않는 아주 특이한 세대군이다.

이렇게 말하면 이들로부터 돌팔매 맞을 수도 있겠지만, 이들은 한마디로 ‘영악한’ 세대군 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이 세대의 청장년층이 사회 전반의 중추적 위치와 자리를 점유하고 있다.

정부의 중요 직책에도, 기업에도, 교육계도, 언론계도, 법조계도 이 무서운 세대가 장악하고 있다. 이들의 계산에 밝은 두뇌는 그들의 상관의 머리 꼭대기위에 앉아 있기 때문에 자기네들 장(長)을 자기네들 뜻대로 하도록 하고 유도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그들이 각 분야의 제일 실권자가 되고, 장(長)은 2인자가 되어버린 셈이다.

그래서 “허수아비 장들과 돌대가리 장”이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사회에서 밀려난 늙은이들은 이들 젊은 진보적 Turks들의 눈에는 하등 가치 없는 보수꼴통들로서 그들에게 귀찮은 쓰레기일 뿐이다.

그러니 ‘허수아비 장과 돌대가리 장’이나 젊은이들 눈 밖에 난 보수꼴통들은 구약성경의 “예레미야 애가 (Lamentations)“를 읽으며 슬퍼하며 잠잠해야 할 때이다.

※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황의각 교수 euigakhwang@gmail.com

황의각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1963
1973~1976
1976~1977
1977~1979
1979~1981
1982~2005
1992~2005

1990~1991
1999~2002
2007~2010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학·석사)
美 University of Oregon 경제학과(Ph.D)
서강대학교 경제학과(조교수)
美 University of Chicago Research Associate
영남대학교(부교수)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경제연구소 소장/국제대학원 원장 역임)
국방부, 통일부, 평통자문회의, 한미은행(주), 삼성화재(주) 자문위원(비상근), 매일경제신문, 서울경제신문 논설위원(비상근)
美 Brookings Institution (MacArthur Scholar)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상근)
日 International Centre for the Development of East Asia(연구실장)

<주요 저서>
· 화폐금융론, 경세원 1983
· 북한경제론, 나남 1993
· The Korean Economies: A Comparison of North and South For a Unified
  Korea(Springer, New York, 2010)
· 朝鮮半島統一の道, (日本地域社會研究所,, 2010)
· 어느 경제학자의 세상보기, 해맞이미디어 2015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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