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⓵고통 받는 도시의 가로수 “나무도 숨을 쉬고 싶다”
【기획】 ⓵고통 받는 도시의 가로수 “나무도 숨을 쉬고 싶다”
  • 황성연PD
  • 승인 2017.04.0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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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살리는 착한기술 그리고 도전…가로수를 숨 쉬게 하는 ‘삼통관’
▲창원시 성산구청 정우상가 앞 ‘삼통관’ 시공전후 비교

[한국뉴스투데이] 4월 5일 오늘은 식목일이다.

도심에서 흔히 식목일에 나무를 심는다하면 산에 있는 나무를 생각하지 거리의 가로수를 생각하지 않는다.

매일 옆을 지나치지만 당연한 존재라서 소중함을 모르는 것이 바로 거리의 가로수다.

그러나 가로수는 더운 날 그늘이 되기도 하고 많은 비가 내릴 때는 땅속으로 물을 스며들게 하는 작은 댐의 역할도 하는 도시의 가로수는 도시의 환경과 공기정화를 위해 매년 유지관리에 힘써야 한다.

그런데 이런 도시 가로수가 매년 수난을 겪고 있다.

▲가로수 뿌리의 융기현상으로 인한 보도블록이 파손되어 있다.

비 오는 날이면 가로수 옆으로 토사가 흘러내리고 수차례 토사가 유출되면 거리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가로수는 앙상해지고 그 뿌리는 수분과 양분을 확보하기 위해 보도블록 하부에서 융기하게 된다.

가로수를 방치하게 되면 1년도 안되 보도블록이 솟아오르고 꺼지면서 가로수와 보도블록 모두 결국 재시공해야 하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한경수 대표의 가로수 살리기 도전기

2011년 설립된 어스그린코리아는 가로수의 고사나 보도블록의 융기 폐해를 막기 위해 가로수 주변에 빗물공급, 영양분공급, 통기성 확보를 쉽게 하는 신개념 ‘삼통관’을 개발하면서 많은 지자체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삼통관’은 쉽게 말하면 ‘작은 빗물저금통’의 역할을 한다.

이 기술의 최대 장점은 나무의 급수를 조달하는 동시에 빗물 침투 장치로 최근 기후변화로 극심한 가뭄이나 게릴라성 도시 홍수 때 필요한 물을 확보하고 홍수를 조절하는 기능이다.

기존 가로수 방식은 인공급수를 통해 그 효과가 2일 정도에 불과하지만 삼통관을 설치하면 일주일 이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 기술을 개발한 동기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어스그린코리아 한경수 대표는 “30년간 건설맨으로 많은 나무들이 쓰러져가는 모습에 죄책감을 느껴 시작했다”고 답했다.

이렇게 ‘삼통관’ 기술 개발 동기는 양심 있는 한 사람의 끈질긴 관찰에서 시작된다.

한경수 대표는 가로수 토사 부분에 구멍이 뚫린 특수 빗물저금통(삼통관)을 가로수 주변 둘레에 설치해 물과 공기가 통과할 수 있게 설계했다.

빗물은 삼통관에 흘러들어 수분과 양분을 자연스럽게 보도블록 아래의 가로수 뿌리 주변에 공급하는 구조다.

이와 같이 삼통관 설치 이전과 이후의 모습을 비교하는 사진을 통해 가로수의 빗물 공급이 주는 영향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빗물침투형 삼통관. 가로수에 필요한 3요소(물, 공기, 양분)을 공급하는 장치

도시 가로수 생명을 살리는 도전은 계속 된다

서울시는 지난 3년 동안 빗물마을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홍수와 가뭄, 물 공급의 안전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물관리의 중요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2월 어스그린코리아가 개발한 ‘삼통관’은 올해 빗물마을 조성 사업 공모에 참가한다. 앞으로 전문가들의 심사를 통과하면 총 8개의 마을에 시범적으로 설치되어 시민들에게 모니터링하게 된다.

시범적으로 작년과 올해 잠실리센츠 아파트와 강동구 아파트 단지 가로수에 ‘삼통관’이 설치됐다. 특히 이 지역은 도시 물순환의 왜곡으로 인한 지반침하가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어서 주민들의 기대가 크다.

또한 국토부에서 지원하는 부산대 양산캠퍼스에 위치한 ‘그린인프라·저영향개발센터’에는 어스그린코리아의 ‘삼통관’이 설치되어 도시 가뭄과 홍수조절에 얼마큼 역할을 하는지 체계적인 모니터링이 진행 중이다.

현재 ‘삼통관’의 우수한 기술력으로 2012년 서울시와 경기도에서는 우수공공시설로 선정됐다. 가로수 보호덮개는 2011년 인천을 시작으로 서울 경기 부산 창원 등 전국 지자체에 보급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조달청과 함께한 수출협력단을 통해 베트남에 처음으로 15만 달러 규모를 수출했고, 2016년에는 중국에 기술이전을 통해 6억 원 어치를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황성연PD hosi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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