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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② 밟아도 죽지 않는 잔디..."도시가 빗물을 먹는다"생명을 살리는 착한기술 그리고 도전…빗물 저장 잔디 블록 탄생
 

오래 전부터 천연잔디가 있는 장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구가 바로 ‘출입금지’ 표지판이다. 잔디밭에 사람을 출입시키지 않는 대부분의 이유는 비싼 잔디가 죽기 때문이라고 한다. 잔디의 싹 안에 생장점이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의 출입은 잔디 생존에 치명적이다.

그래서 잔디를 키우는 집이나 장소는 돈이 많은 상류층이나 예산이 풍부한 공기관이 할 수 있는 사치와 같아 보인다.

잔디의 불편한 진실

기자는 SBS ‘물은 생명이다’ 방송제작을 7년 이상 취재하면서 골프장 잔디 및 인공잔디의 문제점들을 익히 알고 있다. 골프장에서 천연 잔디를 관리하는 데 들어가는 막대한 제초제와 또 충분한 수자원 확보를 위해 무리한 지하수 개발 등으로 골프장이 위치한 지역의 생태계는 병들고 주변 하천과 바다 오염원이 되고 있다.

이런 천연잔디의 문제점을 대신하여 2006년부터 시작된 <학교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계획> 그리고, 2009년부터 시작된 <문화예술 체육교육 활성화 사업추진계획>에 따라 전국의 초중고등학교에 인조잔디 운동장이 우후죽순 늘어났다.

처음 사업이 시작되던 2006년에는 '인조잔디 운동장'을 조성하는 단일 사업이었지만,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인조잔디 운동장의 유해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2009년부터는 인조잔디, 천연잔디, 우레탄 운동장 중에서 선택하여 설치하도록 사업이 변경되었다고 한다.

지금 학교운동장에 인조잔디를 설치하면, 7년 후에는 현재 설치된 인조잔디를 걷어내어 폐기 처분하고 또 다시 인조잔디를 설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축구장 크기만 한 인조잔디 구장을 설치하는데, 대략 10억 정도가 소요된다면 7년 후에는 또 다시 10억여 원을 들여서 새로 잔디를 깔아야만 한다. 결코 인조잔디가 천연잔디에 비해서 싸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빗물 저장형 잔디보호블록은 잔디의 생장점을 보호하는 장치가 있어 마음껏 밟아도 죽지 않으며 가뭄과 홍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빗물을 저장 기술과 연계할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천연잔디’ 물먹는 하마에서 미세먼지 먹는 하마로 변신 중

2016년 5월 광주전남연구원은 ‘잔디를 활용한 녹화디자인’이라는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연구팀은 무엇보다 천연잔디는 직접적 경제가치 이외에도 온실가스 저감, 열섬현상 경감, 우수 저장, 미세먼지 흡착, 경관개선효과 등 다양한 사회적, 환경적 가치를 보유하고 있어 이에 대한 홍보․마케팅 등 다양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2011년 설립된 어스그린코리아는 올해 6월 도시물순환 문제와 열섬현상 저감 및 미세먼지 흡착에 강한 잔디를 선보였다.

빗물 저장형 잔디보호블록은 7년간 각종 실험을 통해 현재 잔디가 가지고 있는 생장점 노출 문제점과 막대한 물 공급의 문제점을 극복한 제품으로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연구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제품을 개발한 어스그린코리아의 한경수 대표는 잔디보호블록의 최대 장점에 대해 “일반적인 잔디의 문제점은 사람이 밟으면 금방 죽는다. 그래서 보는 걸로 만족해야 했다”며 그러나 “빗물 저장형 잔디보호블록은 잔디의 생장점을 보호하는 장치가 있어 마음껏 밟아도 되고 더 나아가 현재 가뭄과 폭염의 문제점을 빗물을 저장한 특수 장치를 통해 극복하는 일석 삼조 아니 일석 구조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뭄과 홍수와 도시 열섬을 극복하는 빗물 저금통의 미래

빗물 저장형 잔디블록과 빗물 저금통을 결합한 제품을 보면 1EA당 (가로,세로 20㎝ 높이15㎝) 약 6ℓ의 빗물 저장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축구 경기장에 이 시설을 만들면 모을 수 있는 빗물은 약 1,050,000ℓ(1050톤)로 시중에서 판매하는 2ℓ 생수병이 약 52만 5천개가 들어가는 양이다.

이는 홍수 때는 물을 저장하여 저지대 홍수 피해를 방지하고 가뭄 때는 필요한 물을 공급해 주는 작은 댐과 같은 역할을 한다.

이렇게 저장한 빗물은 자체적으로 태양전지나 풍력발전 등 신재생에너지로 사용해 자동으로 잔디에 공급돼, 별도의 제초제 없이 관리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가격 또한 보통 인조잔디의 시공 견적과 비교해 볼 때 천연잔디 시공은 50% 정도 가격 밖에 미치지 않으며 빗물 저장형 잔디블록과 빗물 저금통을 결합하면 인조잔디보다 약 20% 저렴한 가격으로 시공이 가능하다.

▲빗물 저장형 잔디블록과 빗물 저금통을 결합한 제품을 보면 1EA당, 약 6ℓ의 빗물 저장이 가능하다.

또한 빗물을 저장하는 잔디 블록이 확대 되면 이것을 공익적인 비용으로 계산할 때 막대한 이익 창출을 내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빗물 저장형 잔디의 장점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도시 녹화로 서울시만 놓고 볼 때 서울지역에서 배출한 미세먼지를 서울지역 녹화로 42% 정도 흡수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는 나뭇잎이나 잔디 등 식물표면에 흡착되고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오존 등도 잎을 통해 흡수돼 대기질을 개선하게 된다. 이렇게 나무에 흡수된 미세먼지는 이후 대부분 물과 섞여 토양으로 떨어지게 된다.

한편 지난 2014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산림이나 도시 녹화의 공익적 기능 평가액은 연간 총 126조원이며 그 가운데 대기질 개선가치는 6조1000억 원으로 평가됐다.

황성연PD  hosi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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