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읽어내는 감각… 독특함을 넘어선 영민한 그들
시대를 읽어내는 감각… 독특함을 넘어선 영민한 그들
  • 성지윤 칼럼리스트
  • 승인 2017.11.1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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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이것 좀 보세요. 완전 멋지지 않아요?”

얼마 전, 한 학생이 유투브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한 말이다. 동영상은 선미의 ‘가시나’ 뮤직비디오였는데, 정말 그랬다.

보자마자 너무 멋져 곧 바로 영상 속으로 빠져들어 학생과 감탄하며 본 뮤직비디오였다. 뮤직비디오는 올드한 느낌에 빈티지한 영상의 기본 콘셉트를 골격으로 여러 가지 요소들이 군더더기 없이 상당히 잘 버무려져 있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시간의 흐름과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진화해간다. 음악분야도 테크놀로지의 발달, 매체의 생성과 발달 등으로 인해 그 생태계가 변화와 진화를 해나간다. 그러다 보니 많은 새로운 것들의 탄생과 소멸을 통해 음악의 환경은 달라진다.

그 대표적 대상 중 하나가 바로 뮤직 비디오.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하고도 자연스럽게 생각되는 보는 음악인 '뮤직비디오'는 사실 ‘음악은 듣는 것’ 이라는 당연한 사실의 틀을 깬 MTV라는 매체의 탄생으로 생긴 콘텐츠다. 즉 music is visual이라는 다른 발상의 도입으로 발생된 하나의 거대 매체인 것이다.

이제 뮤직비디오라는 매개체는 음악의 부수적 차원에 머물렀던 과거와는 달라졌다. 많은 가수나 뮤지션들에게 음악 외에 자신들의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는 또 하나의 도구이자 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하나의 독립된 콘텐츠로까지 그 영역과 입지가 대단히 커져있으며 이제는 하나의 예술장르로 볼 수 있다. 게다가 '유투브'라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으로 인해 뮤직비디오라는 콘텐츠는 진화의 속도가 이루 말할 수 없이 가속화 되고 있는 실정이다.

화려하면서도 멋진 뮤직비디오들이 넘쳐나는 요즘 시대에 신선한 영상미를 보여주는 ‘OK GO’의 뮤직비디오를 소개하고자 한다.

시카고에서 결성된 락 밴드 그룹인 OK GO는 독특하고 재미난 뮤직비디오로 2006년에는 가장 창조적인 동영상으로 뽑히는 영광을 얻었다. 그리고 다음해인 2007년에는 그래미상 최우수 뮤직 비디오 상을 수상하는 등 음악과 함께 뮤직 비디오로 큰 인정을 받기도 했다.

소개할 뮤직비디오 ‘The Writing's On the Wall’은 현대 미술적 요소인 팝아트적 강렬한 색감과 옵아트, 설치미술 등이 위트 넘치게 영상 곳곳에 표현돼 있다.

이들의 영상은 어떠한 멋진 뮤직비디오를 탄생시키기 위한 인위적 구성이라고 느껴지기 보다는 하나의 퍼포먼스 같다. 마치 놀이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유머러스하고 재미가 있어 보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무표정한 표정 속에 보이는 장난스러움. 절제된 행동 속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움은 이들이 즐기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그렇기에 보는 이들 역시 그 영상 안으로 빠져드는 것이 아닌가 싶다.

The Writing's On the Wall’에서는 기발한 상상력을 통해 여러 예술적 요소가 담긴 하나의 현대미술 작품과도 같다. 영상에 대한 기민한 감각과 현시대 코드를 읽어내고 적절히 표현해낼 줄 아는 영민한 OK GO.

이들은 기존의 락 밴드와 뮤직비디오의 개념을 넘어선 무언가를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 외에도 독특하고 기발한 아이디어와 감각적인 영상으로 인해 이들의 뮤직비디오들은 대부분 1000만 조회 수를 훌쩍 넘는다.

미술 분야에서도 화려한 색감과 유쾌 발랄한 표현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팝아트 작가가 있다.

로메로 브리토.
나의 작품소장에 첫 문을 열어준 작가이기도 한 그는 그렇기에 나에게 있어 매우 특별한 작가다.

뉴욕 타임즈에서 ‘피카소에 마티스의 색을 입힌 모던아티스트’라는 찬사를 받은 브리토는 생동감 넘치는 색감에, 더한 대담한 구성으로 ‘네오팝큐비즘’이라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만들어 냈다.

일단 그의 작품은 쉽다. 그리고 유쾌하다.

"나의 비전은 늘 미술을 전 세계 모든 이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굵은 검은색 윤곽선, 강렬하고 화려한 컬러, 즐거움, 행복, 사랑 등의 모티브들이 특징인 브리토의 작품. 그의 작품에는 삶을 즐기고 사랑하는 유쾌한 에너지가 담겨 있는데 행복을 전하는 해피니스 아티스트가 되는 것이 브리토의 예술세계이자 목표라고 한다.

그렇기에 나는 그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괜히 마음이 즐겁고 행복해 진다.

브라질 레시페(Recife)에서 태어나 일찍부터 색감이나 이미지에 있어 천재적인 재능을 보인 로메로 브리토. 지독하게 가난한 유년시절을 보냈음에도 어두웠던 과거의 흔적을 느낄 수 없을 만큼 경쾌하고 발랄한 색채와 현대적인 이미지들로 재기 발랄한 작품들을 보여준다.

이는 아마도 브라질 사람들 특유의 낙천적인 성향과 화려한 색에 대한 남미 사람들의 애정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된다.

로메로 브리토는 유럽여행을 통해 피카소, 마티스 등 대가들의 작품을 연구한 후 미국 마이애미에 정착했다. 이때 우연한 기회에 만난 앱솔루트보드카 광고 기획자가 브리토의 작품을 보고 병과 로고의 디자인을 주문한 것이 계기가 돼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에게 소개되면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앱솔루트보드카와의 아트 캠페인을 시작으로 펩시, Swiss Bank, IBM, 디즈니 등 세계 최고의 기업들과도 함께 활동하기도 했다. 특히 BMW, 벤틀리, 포르쉐, 아우디 등 수많은 고급차 브랜드와의 아트카 콜렉션들을 선보이며 세계적인 작가로 자리를 잡게 된다.

또한 그의 작품들은 싱가폴, 두바이, 런던 등의 주요 갤러리와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특히 뉴욕 현대 미술관에서는 주요 미술 컬렉션에 포함되어 있으며 UN의 우표시리즈, 상파울로 450주년 창립기념우표제작에도 참여했다.

'미술은 더 많은 대중들이 누리고 소유할 수 있어야 한다' 

고가의 미술품을 일반 대중이 소유하기 어려울 것 이라는 생각을 깰 수 있도록 그는 다양한 아트상품들을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GS25와는 아이스음료 패키지에 담은 브리토 아이스음료를 출시하기까지 했다.

기존과는 다른 방식과 관점의 예술과 마케팅의 결합을 통해 자신의 작품을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기도 했다. 브리토는 대중이 미술에 대해 위화감이나 거부감 없이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그는 1인 사업가 아트마케터이자 뛰어나고 영민한 전략가다.

음악에 있어서 보이는 음악인 뮤직비디오는 전략을 통해 자신들만의 영역을 확고히 하고 알린 ‘OK GO’. 미술에 있어서 대중들이 쉽게 자신의 작품을 소유할 수 있게 함으로써 많은 이들에게 자신을 알려 이를 통해 부와 명예를 함께 거머쥔 ‘브리토’.

그들은 시대를 읽어내는 감각에 더해 독특함을 넘어선 뛰어나고도 영민한 전략가들이다.

성지윤 칼럼리스트 claramusic89@naver.com

성지윤 칼럼리스트

음악을 전공하고 현재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음악교육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클라라뮤직을 운영중에 있다.
또한 미술,사진,연극, 문학 등 다양한 얘술분야에 대한 탐구와 이해를 토대로 음악이 타장르 예술들과 만났을때의 흥미로운 점들을 발견하면서 예술융합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연구 및 교육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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