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익환 DGB생명 사장의 연임 '위태위태'
오익환 DGB생명 사장의 연임 '위태위태'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7.11.22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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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익환 DGB생명 사장(사진:DGB생명 홈페이지)

[한국뉴스투데이] 주요 생보사 CEO들의 임기가 잇따라 만료되는 가운데 오익환 DGB생명 사장의 연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 사장 취임 이후 연이은 실적 악화와 영업이익 증가율 등이 꾸준한 하락세를 보여 내년 1월 임기가 만료되는 오 사장의 연임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1일 생명보험협회 공시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GB생명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4억원, 영업이익은 6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당기순익 123억원, 영업이익 134억원) 대비 각각 39.8%, 54.7%가 감소한 수치다.

주목해야 할 것은 올 상반기 수익성 지표를 나타내는 영업이익률 0.97%과 지급여력(RBC) 비율 191.01%다.

이 중 RBC비율이란 보험계약자가 보험금을 요청할 경우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능력으로 2021년부터 새로 도입되는 국제회계기준(IFRS 17)을 대비하기 위해 관리해야 할 부분이다.

이에 DGB생명은 RBC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 1월과 4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400억원, 150억원 등 총 550억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지만 타 생보사들에 비해 높은 발행금리로 조달했기 때문에 리스크를 떠안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리스크를 떠안았음에도 불구하고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RBC비율인 331.81%와 비교하면 약 110%정도 한없이 낮은 상황이다.

또한 2차례 발행한 후순위채가 6년 만기인 농협생명이나 하나생명에 비해 짧은 5년이다. 후순위채는 5년까지는 전액 자본으로 인정되지만 5년 미만으로 만기가 축소될 경우 매년 20%씩 자본이 차감된다. 즉 내년부터는 550억 중 20%가 차감된 440억만 자본으로 인정될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특히 오 사장은 취임 이후 연이은 M&A로 무너진 영업 채널 재건과 보장성 위주의 상품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강조하며 영업 채널 재건에 힘썼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금감원에 공시돼 있는 올해 상반기 생보사 25회차 보험계약유지율에 따르면 DGB생명은 32.5%로 업계 최하위다. 이는 생보사 평균 25회차 유지율 63.8%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또 대면 영업을 책임지는 설계사를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과는 달리 올해 6월 말 DGB생명의 설계사는 773명으로 지난해 말 848명보다 9.2%나 감소했다.

설계사 수가 감소하면서 실적 악화는 당연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상반기 신계약 금액을 보면 6조9290억으로 지난해 대비 9.1%가 감소했다. 수입보험료도 지난해 대비 5.9% 감소한 5455억원을 기록했다.

아울러 오 사장은 상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의 일환으로 보장성 보험 상품 판매에 매진했지만 초기 사업비 비중 증가와 해외투자 비용 확대 등으로 실적이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같은 악재가 쌓이면서 DGB생명은 그룹 내에서도 계열사인 DGB캐피탈에 밀리는 불명예를 떠안았다.

DGB생명의 총 자산 규모는 지난 3분기 말 기준 5조7821억원으로 DGB그룹 계열사 중 가장 크다. 하지만 총 자산 규모는 2조4263억원에 불과한 DGB캐피탈보다 누적 순이익에서 밀리며 2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 3분기 기준 DGB생명의 누적 순이익은 99억원으로 같은 기간 DGB캐피탈의 누적 순이익은 110억원에 한참 뒤쳐졌다.

아울러 박인규 DGB금융 회장이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어 움추려든 DGB그룹의 지원이 불확실해지며 DGB생명의 추가 자본확충을 위한 후순위채 발행도 불투명해져 오 사장의 연임은 더욱 위태로운 상황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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