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삼성화재·생명’ ERP시스템 오류 『막전막후』
삼성SDS, ‘삼성화재·생명’ ERP시스템 오류 『막전막후』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7.12.0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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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에 계열사들 일감몰아주기 의혹

[한국뉴스투데이] 최근 삼성SDS가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에 새롭게 구축한 ERP(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을 오픈했지만 잇단 오류가 발생, 업무 차질과 고객 불만 등으로 한바탕 곤혹을 치렀다.

최근 보험업계와 IT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은 ERP(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를 새롭게 구축했다. 4년간 무려 1조원의 막대한 자금이 투입된 것. 하지만 오픈과 동시에 시스템 오류 문제가 발생, 업무에 혼선을 빚고 고객들까지 불편을 겪는 등 혼란이 생기기도 했다.

ERP, 이른바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은 기업 내 생산, 물류, 재무, 회계, 영업, 구매, 재고 등 경영 활동을 통합적으로 연계해 관리하는 경영혁신기법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기업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이에 따른 의사결정을 빨리할 수 있다는 정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많은 제조업이 이 시스템을 운용, 단계를 줄여 생산성을 높이는 등 효과를 내왔다.

제조업에 최적화되어 있는 ERP시스템이 보험·금융 분야 적용에는 회의적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뒤따랐다. 따라서 이같은 오류는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하지만 지난 2013년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은 각각 6000억 원과 4000억 원 등 총 1조원을 들여 삼성SDS에 ERP시스템 구축을 맡겼다.

그러나 제조업에 주로 적용되는 ERP시스템을 금융 분야에 맞게 바꾸는 과정에서 개발에 다소 어려움을 겪으며 당초 예고됐던 기간 내 완료 하지 못한 채 연기가 거듭됐다.

특히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은 지난해 9월 시스템 가동을 예고했으나 올 1월로 연기됐고 그 후에도 ▲현업요구반영, ▲과업변경 등 통합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으며 올 10월 초 비로소 시스템이 가동됐다.

하지만 시스템이 가동되고 혼란이 시작됐다. 고객 계좌에서 이미 납부된 보험료가 시스템 오류로 보험금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사례가 발생한 것. 또한 보험금 지급이 지연되는 일이 발생하며 고객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직원들 역시 시스템 오류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 10월 임직원 월급과 설계사 수수료가 늦게 지급되거나 일부에서 과소 지급되며 혼란이 생긴 것 등이 그것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화재는 “(삼성)생명 쪽에서만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삼성화재는 일절 오류 없이 정상적으로 시스템이 가동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 측도 “10월 추석 연휴기간이 길어 편입물량이 많아지면서 지연이 된 것”이라며 “시스템 가동 초반의 일반적 버그일 뿐 시스템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더불어 화재와 생명 측 모두 “이제는 시스템이 안정돼 문제가 없다”고 자신하면서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는 입장이다.

한편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이 1조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들여 시스템을 개발하며 다소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삼성SDS에 일감을 몰아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삼성SDS는 국내 IT서비스 업계 1위라는 타이틀은 유지하고 있지만 2014년부터 매출의 감소를 보이고 있다.

삼성SDS의 IT서비스 매출을 보면 2014년 5조4944억 원에서 2015년 5조 2475억 원, 2016년 4조7418억 원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ERP시스템이 포함되는 컨설팅&SI 분야 매출은 2014년 2조 1359억 원에서 2016년 1조 3323억 원으로 절반가량 급감했다.

하지만 지난해 삼성SDS의 총 매출은 8조 1800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6000억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초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삼성화재와 삼성생명이 계열사인 삼성SDS에 일감을 줘서 매출의 최대화를 이끌어 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삼성화재는 일감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며 “입찰 여부는 모르겠지만 ERP시스템 개발업체가 삼성SDS밖에 없고 그래서 삼성SDS가 개발을 맡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삼성생명은 “입찰을 통해 삼성SDS를 개발업체로 선정했다”며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일축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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