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황제’ 페더러와 4강전을 앞둔 정현
‘테니스 황제’ 페더러와 4강전을 앞둔 정현
  • 유창선 자유기고가
  • 승인 2018.01.2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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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로 테니스 4대 메이저대회 중 하나인 호주오픈에서 4강까지 오른 정현 선수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사진제공/대한테니스협회)

[한국뉴스투데이] 테니스의 4대 메이저대회는 호주오픈, 프랑스 오픈, 윔블던, US 오픈이다. 멜버른에서 열리고 있는 2018 호주 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4강에 오른 정현(세계랭킹58위,한국)은 26일 ‘테니스 황제’인 로저 페더러(세계랭킹2위, 스위스)와 결승진출을 다투게 되었다. 24일 8강전에서 정현은 테니스 샌드그렌(세계랭킹 97위, 미국)을 3:0으로 물리치고 4강전에 진출했다. 정현은 2세트에서 5대3으로 위기에 몰렸으나 테니스 샌드그렌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하고 결국 타이브레이크까지 가게 되어 7대6으로 이겼다.

아시아 선수가 테니스 메이저대회 4강에 진출한 것은 2016년 US오픈의 니시코리 케이(세계랭킹24위, 일본) 이후 정현이 처음이며 호주오픈에서는 1932년 일본 선수였던 사토 지로 이후 무려 86년 만이다.

1996년 5월생인 정현은 7세 때 약시 치료를 위해 초록색을 많이 보라는 의사의 권유를 받고 테니스를 시작하게 되었다. 정현의 아버지 정석진씨는 삼일공고 테니스팀 감독을 지냈으며, 형 정홍씨도 테니스 선수로 국내에서 뛰고 있다. 정현은 2011년 오렌지 보울 테니스대회 16세부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더 열심히 노력해서 조코비치처럼 끈질긴 수비와 화끈한 공격력을 갖춘 선수가 되겠다”고 했다.

정현은 2014년 인천에서 열린 아시안 게임에 남자 복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였고, 2015년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 단식, 복식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남자테니스계의 미래가 되었다. 2017년 11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넥스트 제너레이션 ATP 파이널에 참가해 결승전에서 안드레이 로블레프를 꺾고 챔피언을 거머쥐었다.

정현은 오랫동안 노박 조코비치를 꿈꾸며 밤낮으로 연습했다. 2016년 호주오픈 1회전에서 자신의 롤모델이었던 조코비치와 대결하게 되었다. 결과는 3:0으로 정현이 조코비치에게 패했다. 2016년1월18일 세계랭킹 1위였던 조코비치는 자신과 경기를 치른 정현에 대해 “정현은 분위기를 타면 좋은 서비스를 넣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다”고 칭찬했다. 당시 조코비치는 2016년 호주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18년1월22일 조코비치(세계랭킹 14위, 세르비아)와 호주오픈 16강전에서 만났다. 3시간21분의 혈투 끝에 정현이 노박 조코비치에게 3:0으로 완승하였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조코비치는 정현에 대해 “정현은 마치 벽(Wall) 같았다. 인상적이었다. 정현은 남자프로테니스 랭킹 톱10에 갈 수 있는 재능이다. 피지컬적으로 성장했고, 열심히 뛰고 매우 좋은 선수다. 우리 둘이 스타일이 비슷하다.”고 정현을 치켜 세웠다.

“어떻게 2년전에는 정현이 조코비치에게 3:0으로 졌었는데 이번에 조코비치에게 3:0으로 이겼다. 비결이 뭐였나"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정현은 ”나는 조코비치를 흉내내려고 노력하죠. 그는 제 롤모델이니까요. 나는 조코비치와 겨뤘다는 것만으로 행복했어요. 영광이었습니다. 오늘은 많은 꿈 중 하나가 이뤄진 날”이라고 답했다.

정현은 학생시절에도 승부욕이 강했으며 상대 선수의 경기 흐름을 읽어낼 줄 아는 탁월한 경기력을 가지고 있었다. 경기에서 심판이 석연치 않은 판정을 하자 정현은 화를 참지 못하고 분노가 폭발해 라켓을 집어 던졌다가 아버지에게 혼난 적이 있었다.

정현은 8강전 승리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만 21세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침착함을 유지하는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어려서부터 운동선수가 코트에 들어서는 순간 속마음을 드러내면 안 된다고 배웠다. 그래서 더욱 얼굴에 기분을 드러내지 않는 것 같다”.

▲로저페더러와 맞붙게 된 정현이 “자기만의 게임에 집중하겠다”며 자심감을 나타냈다.(사진제공/대한테니스협회)

24일 호주오픈 8강전에서 토마스 베르디흐(세계랭킹20위, 체코)를 3:0으로 물리친 로저 페더러는 공식 인터뷰에서 “정현과의 경기가 매우 기대된다. 조코비치를 이기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조코비치의 컨디션이 100%가 아니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정현이 마지막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은 조코비치를 꺾은 것은 사실이다. 정현은 조코비치만큼 수비에도 강점을 가진 선수다”라며 정현을 높이 평가했다.

로저 페더러는 호주오픈 5회 우승을 포함해 통산 19회 메이저대회 우승을 차지한 위대한 선수다. 2017년에도 호주 오픈과 윔블던을 제패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정현과 로저 페더러와의 호주 오픈 4강전은 한국시각으로 1월26일 오후 5시30분에 센터코트 로드 레이버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다.

유창선 자유기고가 mark20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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