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너에 몰린 자유한국당, 안보정당 이해득실
코너에 몰린 자유한국당, 안보정당 이해득실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8.04.30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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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뀌는 시대, 제대로 읽지 못해

[한국뉴스투데이] 자유한국당이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발표한 판문점 선언에 대해 ‘위장쇼’라는 반응을 내놓으며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다. 남북 두 정상의 만남도 ‘위장쇼’, 판문점 선언도 ‘위장쇼’라면서 격한 반응을 내놓았지만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오히려 ‘비난’을 받고 있는 형국이다. 야당의 역할이 정부에 대한 비판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무조건적인 비난은 다소 무리가 있다는 반응이다. 문제는 이런 반응이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대로 가면 지방선거에서 패배한다는 공포감이 휩싸이고 있다.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에 대해 국내외에서 기대감이 한층 커졌지만 자유한국당은 예외다.

남북정상회담도 ‘위장쇼’라고 비판했으며, 판문점 선언도 ‘또 하나의 쇼’라면서 비판했다.

홍준표 대표는 판문점 선언을 ‘위장평화쇼’라면서 ‘김정은이 불러준 대로 받아 적었다’고 힐난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을 지냈던 나경원 의원은 ‘어처구니 없다’고 비판했다. 물론 비판이 쏟아지면서 ‘어처구니 없다’는 표현을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부분이 있었다’로 수정했다.

이같은 반응을 계속해서 내놓으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비판의 여론이 쌓이고 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자유한국당이 남북 전쟁위협 속에서만 존립할 수 있는 정당이라면 더 늦기 전에 해체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 역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충고는 필요하고 중요하지만 지나치면 과유불급”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자유한국당은 위기가 당 안팎으로 직면하고 있다. 필명 ‘드루킹’ 인터넷 여론조작과 관련해서 특검 요구를 위한 천막농성에 들어갔지만 특검 도입의 가능성은 점차 낮아보인다.

문제는 출구전략이 없다는 점이다. 여기에 남북정상회담을 시작으로 5월에는 북미정상회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등 굵직한 이슈가 전개되면서 자유한국당의 입지는 더욱 좁혀진다.

당 내부에서도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에 대해 당 지도부의 인식이 서민들의 인식과 너무 괴리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상황으로 전개되면 자유한국당은 6월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라는 공포감도 휩싸이고 있다.

당 지도부는 안보를 내세워 보수층 결집을 노렸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이라는 거대한 돌풍 속에 보수층 결집은 물론이고 오히려 지지층이 떨어져 나갈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이는 당 지도부가 아직도 구시대적인 냉전적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일반시민은 냉전의 시대를 넘어 화해의 시대로 접근하고 있는데 당 지도부는 아직도 냉전시대에 멈춰져 있다는 비판이다. 이런 냉전 논리가 과연 6월 지방선거에서 얼마나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왜냐하면 보수층 역시도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기 때문. 따라서 자유한국당은 점차 고립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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