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 美·中·日·러 속내는
한반도 평화, 美·中·日·러 속내는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8.05.02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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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축복하지만 속내는 복잡

[한국뉴스투데이]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이 예고되고, 올해 안에 종전선언을 한다는 판문점 선언도 나오면서 한반도에는 평화가 오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속내는 복잡미묘하다. 한반도 평화 정착이 그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크기 때문이다. 모두 한 목속리도 한반도 평화에 대해 축복을 하고 있지만 한반도 평화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서로가 복잡한 속내를 갖고 있다.

한반도 평화가 곧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올해 안에 종전선언을 한다는 판문점 선언이 채택됐다. 미국 혹은 중국까지 포함된 3자 혹은 4자 회담 속에서 종전선언을 한다는 내용이다.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면 북한은 빠르게 개혁·개방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그에 따른 국제사회의 역학관계도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미국은 한반도 평화 정착으로 인해 얻는 이익은 크게는 없다. 왜냐하면 종전 선언을 한다고 해서 주한미군이 철수될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종전선언을 한다면 주한미군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진다. 기존에는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견제하기 위한 용도였다면 종전 선언 이후에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주한미군은 계속 주둔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역시 주한미군 철수가 종전선언의 전제조건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다만 미국에게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는 정치적인 이익이 상당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안착시킨 대통령이라는 역사적 평가가 있다. 또한 오는 11월 재선거는 물론이고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정치적 이익이 엄청나다.

반면 중국은 속내가 복잡하다. 한반도 평화가 정착되고,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서게 된다면 아무래도 북한의 중국 영향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과거처럼 우리와 북한이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고, 미국과 적대적 관계를 유지해야 중국의 영향력이 커진다.

하지만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서게 되면 아무래도 북한 내에 미국의 영향력은 점차 높아질 수밖에 없고, 자연스럽게 중국의 영향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중국은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해 축복의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다. 우선 대국이라는 이미지 때문이고, 또 다른 하나는 한반도에 긴장관계가 계속 유지될 경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가 계속 유지될 수밖에 없다. 중국 입장에서는 한반도 평화가 정착되면 사드가 철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장 만연의 미소를 띄우는 국가는 러시아다.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아가게 된다면 러시아와 우리와의 경제적 관계는 더욱 돈독해질 수밖에 없다. 사할린이나 시베리아 등에서 생산되는 석유나 가스 등 천연자원을 송유관 등을 통해 우리나라에 반입될 수 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천연자원을 우리나라에 수출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게 된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시베리아횡단철도를 이용해 유럽으로 여행을 갈 수 있기 때문에 러시아 입장에서도 상당한 기회가 열리게 되는 셈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인 한반도이지만 사실상 ‘섬’에 가까웠다. 북한이라는 존재가 있기 때문에 북방으로 진출하기 쉽지 않았다. 그런데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아가게 된다면 아무래도 러시아로 진출이 더욱 쉬워지게 된다. 따라서 러시아 입장에서도 우리나라와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더욱 얽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가장 고민이 많은 국가는 일본이다. 한반도 평화가 정착되고 나면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나아가게 된다. 북한으로서는 천문학적인 금액이 필요한 상황. 미국이나 우리 정부에 손을 벌리는 것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일본을 향해서 일제강점기 피해 배상금을 청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금액이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본으로서는 골치 아픈 상황이다. 일본이나 북한이나 국교정상화를 하자는 입장이다. 만약 국교 정상화로 나아가게 된다면 배상금 문제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이처럼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모두 복잡한 속내를 갖고 있지만 한반도 평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정신이 됐다. 4국의 속내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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