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비핵화 윤곽 잡혔다
북미정상회담·비핵화 윤곽 잡혔다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8.05.1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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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초 싱가포르에서 1992년 비핵화 선언 이행 합의

[한국뉴스투데이] 그동안 안개에 싸였던 북미정상회담은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평양을 방문한 후 미국으로 돌아오면서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현재로써는 6월초 싱가포르에서 개최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아울러 비핵화 문제는 1992년 북한이 발표한 비핵화 선언 이행을 하는 수준에서 합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로가 흡족한 합의를 했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북미정상회담에 청신호가 켜졌다.

북미정상회담 날짜와 장소 발표가 계속해서 늦춰지자 일각에서는 북미정상회담이 열리지 않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하지만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평양을 방문한 후 9일(현지시간) 미국으로 귀국을 하면서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윤곽이 점차 드러나기 시작했다.

CNN은 소식통 말을 인용해서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싱가포르가 유력하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미국 국무부가 싱가포르에 관료들을 급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싱가포르와 판문점 중에서 어느 지역을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선택할지를 놓고 계속 신경전이 벌어졌는데 싱가포르가 유력하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휴전선은 북미정상회담 장소가 아니라고 밝히면서 싱가포르가 더욱 유력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판문점을 선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 관료들이 판문점에 대해 반대하면서 싱가포르로 급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가 테러 등에 대한 안전이 상당히 높고, 미국과 북한 대사관 모두 주재하기 때문에 협상 장소로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따라서 판문점과 함께 가장 유력한 장소로 언급된 곳이다.

싱가포르로 거의 확정이 되면서 북미정상회담 시기는 6월초가 유력해진다. 왜냐하면 한미정상회담이 오는 22일 예고돼 있기 때문에 한미정상회담 이후에 북미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점을 본다면 6월 초 싱가포르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싱가포르에서 열린다는 것은 북미정상회담 자리가 종전 선언 자리는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판문점에서 개최를 한다면 아마도 그 자리가 종전선언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싱가포르에서 열린다는 것은 종전 선언 당사자인 우리나라가 제외되기 때문에 북미정상회담 직후 종전선언은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결국 종전선언은 6월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시나리오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의 최대 의제 중 하나는 비핵화이다. 비핵화를 놓고도 상당한 이견을 보였는데 어느 정도 조율이 된 것으로 예상된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은 8일(현지시간)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를 브리핑하면서 “우리가 요구하는 것,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에 도착해 논의하게 될 것은 북한이 1992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1991년 12월 남북이 합의하고 이듬해 2월 비준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말한다. 이에 준하는 북한의 비핵화 실천 이행 계획을 보이라는 것이다.

당시 합의 내용은 ‘핵무기의 시험·제조·생산·접수·보유·저장·배비(配備)·사용 금지’(1조), ‘핵에너지를 오직 평화적 목적에만 이용한다’(2조),  ‘핵 재처리 시설과 우라늄 농축 시설 보유 금지’(3조) 등이다.

하지만 북한은 1차 핵위기에 이어 2차 핵위기를 가져왔다. 그리고 2006년 북한의 1차 핵실험으로 이 공동선언은 사문화됐다.

1992년 당시 선언 때에도 북한은 체제 위기를 넘기기 위해 선언을 했다. 하지만 그 이후 북한은 핵실험을 강행했다. 이에 미국은 1992년 선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선언에 그치지 말고 이행을 실천하라는 것을 의미한다.

단지 위기 모면을 위해 비핵화 선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을 보여달라는 것이 미국의 요구다. 따라서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얼마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여줄 것인지가 이번 협상의 가장 최대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27일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조언을 얻은 것도 이런 내용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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