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란(檢亂)의 봉합, 하지만 문무일은 상처
검란(檢亂)의 봉합, 하지만 문무일은 상처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8.05.2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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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명사태, 결국 공수처 설치로

[한국뉴스투데이]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논란이 일단 봉합된 모습이지만 문무일 검찰총장은 상처를 크게 입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은 문 총장이 외압을 행사했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외압은 아니었다며 문 총장 손을 들어주어 일단 봉합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문 총장의 리더십은 상처를 입었으며, 검찰 내부의 일을 외부 전문가에 맡겨서 해결을 했다는 비판도 직면해 있다. 나아가 공수처 설치 등을 이제는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 할 때가 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를 수사하고 있던 수사단은 문무일 검찰총장이 수사 외압을 행사했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문 총장은 외압은 사실이 아니라고 항변하면서 논란은 증폭됐다.

이에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소집됐고, 수사심의위원회는 수사 외압이 아니라는 최종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수사심위의원회는 올 1월 문 총장이 변호사, 교수, 기자 등으로 꾸린 위원회로 문 총장의 측근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외압이 없었다는 최종 결론에 대한 반발의 여지도 남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검란(檢亂)은 진정된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문 총장의 리더십에는 크게 상처가 났다.

문 총장은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이라면서 항변을 했지만 수사단은 외압이라고 판단한 것이 그 반증이다.

물론 수사단의 행동에 대해 검찰 내부에서는 불만이 상당히 많이 표출됐다. 검찰 내부 사안을 자꾸 외부에 알려서 ‘득(得)’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가뜩이나 검찰 개혁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검찰 내부의 분열을 외부에 고스란히 보여준 사례라는 내부 목소리도 힘이 실리고 있다.

때문에 검찰 내부에서도 상당한 고심을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 것이 왔다는 평가도 있지만 수사단이 다소 과도한 반응을 보인다는 지적도 있다.

수사 외압 논란에 대해 일단 외부전문가들은 수사외압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지만 내부에서도 외압 논란은 여전히 증폭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검찰 내부에서도 정치적 사안에 따라 흔들리는 검찰 내부 조직에 대해 비관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제부터 진짜 정치적 사안에 따라 흔들리지 말자는 다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결국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의 신설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치적 사안이 터질 때마다 검찰 내부에서 문제제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정치적 사안에 따라 흔들리지 않고 수사를 할 수 있는 공수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공수처 설치 필요성이 제기될 때마다 검찰 내부는 상당히 안타까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왜냐하면 검찰로서는 공수처 설치가 달가운 일이 아니기 때문.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문 총장의 검란 사건은 공수처 설치의 당위성을 설파하기에 충분한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수사단은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물론 현재 회기 중이기 때문에 체포동의안 처리를 해야 한다.

하지만 만약 권 의원이 구속된다면 공수처 설치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왜냐하면 권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그동안 공수처 설치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왔지만 권 의원이 구속이 된다면 그만큼 공수처 설치가 더욱 쉬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수처 설치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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