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통 광고, 논란인가 표현의 자유인가
베네통 광고, 논란인가 표현의 자유인가
  • 김민희 기자
  • 승인 2018.06.21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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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뉴스투데이] 세계적인 이탈리아 의류업체 베네통이 지중해에서 구조되고 있는 난민 사진을 광고에 이용해 또다시 논란에 올랐다. 베네통은 예전부터 파격적인 광고로 인도적 이슈를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주장과 표현의 자유라는 논란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걸어온 브랜드다. 도마에 올랐던 베네통의 광고를 다시 살펴보자.

▲사진: ANSA통신

최근 문제가 된 광고는 온라인과 신문 등에 지중해에서 구조된 여성 난민들이 아기를 업고 있는 장면, 구명조끼를 입은 채 고무보트에 타고 있는 난민들을 담은 사진이다.

이 광고에 활용된 사진의 저작권을 소유한 프랑스 자선단체 ‘SOS 메디테라네’SMS 베네통의 광고를 두고 “지중해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간적 비극은 어떠한 상업 목적으로도 사용될 수 없다”고 비난하며 “베네통의 광고와 우리는 전혀 관련 없다”고 밝혔다.

▲사진: 베네통

앞서 지난 2011년, 베네통은 전 세계 대립되는 각국 지도자의 키스 사진을 광고하는 ‘언헤이트(unhate)캠페인’을 시도한 바 있다. 국내엔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키스 합선 사진이 온라인에 공개돼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 베네통

이 외에도 당시 적대적 관계로 떠오르던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과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 주석, 독일의 메르켈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 서로 불편한 관계인 세계 지도자들이 입맞춤하는 모습을 담아 논란거리가 됐다.

▲사진: 베네통

특히 언헤이트 캠페인 중 교황 베네딕트 16세와 이집트 카이로의 아메드 엘 타옙 이맘이 입맞춤하는 합성사진 광고를 내보냈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아메드 엘 타옙 이맘은 이슬람 수니파의 대표적 인물. 베네통은 이 광고가 카톨릭 신자들의 기분을 상하게 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면서 이 광고는 단지 증오 문화에 대항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진: 베네통

1989년 베네통은 인종 간 평등문제를 광고 주요 이슈로 선택하고 제작한다. 베네통은 흑인여성이 백인 아이에게 수유하는 사진을 광고에 이용했다. 당연히 비판이 쏟아졌다. 그러나 이 사진은 베네통 광고 사상 가장 많은 수상기록을 세웠다.

▲사진: 베네통

1996년은 각 인종별 심장 모습을 보여준 광고로 이슈를 만들었다. 피부색의 차이가 있지만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음을 말하고자 했다.

▲사진: 베네통

1982년 베네통은 또 하나의 논쟁을 만든다. 천사와 악마로 묘사된 백인과 흑인 아이의 포옹을 통해서 기존 사회의 흑인에 대한 이중적인 고정관념을 비판한 것.

이 외에도 베네통은 에이즈로 죽어가는 사람, 실제 사형수, 실제 전장에서 죽은 군인의 의류 등을 이용해 광고를 제작했다. 지난 1991년 영국 광고표준기관에 800건에 달하는 불만사항이 접수돼 2000년 세계기네스북에 ‘논란의 광고’로 등재되기도 했다.

이처럼 베네통의 도발적인 광고 역사는 브랜드의 역사와 연결된다. 베네통은 1965년 설립됐다. 당시 일반 생활용품으로 평범한 의류였던 스웨터에 강렬한 원색을 적용했다. 그 중 ‘유나이티드 컬러 베네통(United Colors Benetton)’이란 슬로건으로 시작된 ‘컬러’라는 주제가 인종간 화합을 담은 광고로 만들어진 것.

베네통은 특히 1982년 사진작가 올리비에르 토스카니와 손을 잡고 광고를 진행했는데, 당시 베네통의 ‘컬러’와 파격적인 올리비에르 토스카나의 사진이 논란과 논쟁의 중심에 서며 글로벌 브랜드로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언어로 소위 ‘노이즈 마케팅’이다.

이후 베네통은 위의 사진들처럼 올리비에로 토스카니가 광고를 맡았던 1980년대 중반부터 2000년까지 다양한 논란을 일으키며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다.

김민희 기자 cal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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