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귀차니즘을 해결해 드립니다
당신의 귀차니즘을 해결해 드립니다
  • 김민희 기자
  • 승인 2018.07.02 18: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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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 드라이브 스루 시스템, 퍼즐 맞춰주기, 1인 술자리 등
▲‘귀차니즘’은 현대인들이 안고 살아가는 증상이다.

[한국뉴스투데이] 만사가 귀찮아서 게으름을 피우는 현상. 일명 ‘귀차니즘’이다. SNS를 비롯한 온라인상에선 흔히 쓰는 단어다. 그만큼 ‘귀차니즘’은 현대인들이 안고 살아가는 증상이다.

최근 일본에서 ‘귀차니즘’ 해결 비즈니스가 떠오르고 있다. 돈과 시간을 아끼기 위해 반려동물을 빌리고 퍼즐 맞추기를 의뢰하는 소비자가 등장하며 귀찮은 일을 대신해주는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일본 경제신문은 최근 일본에 끊임없이 소비하기를 원하지만 귀찮은 일은 극단적으로 회피하려고 하는 새로운 소비자 집단이 등장했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이미 성숙 단계에 도달한 일본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몇 안 되는 분야라고 평가했다.

해당 매체는 이 소비자 집단 내 세부 유형 세 가지를 ‘셰어러Sharer’, ‘러셔Rusher’, ‘솔리스트Solist’라고 명명했다. 또한 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비즈니스는 앞으로 점점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셰어러, 러셔, 솔리스트는 각각 물건 소유·시간의 투자·인간관계의 형성 및 유지를 귀찮다고 여겨 이를 도와주거나 대신해주는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셰어링 서비스는 공유할 수 없다고 여겨졌던 영역까지도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귀찮은 일을 해결하기 위해 기꺼이 돈을 지급할 용의가 있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이유로는 1인 가구의 증가와 기술의 발전을 꼽을 수 있다. 기존 3~4인 가족에게는 자가주택 및 자동차가 필수재였다.

그러나 2020년까지 33% 비중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일본의 1인 가구 소비자들은 이를 무리해서 소유하려고 하지 않고 공유하는 경향이 크다. 또한, 통신기술이 발달하고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실시간으로 수요와 공급을 매칭할 수 있다는 점이 해당 비즈니스의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들을 매칭하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형식의 창업도 늘고 있다.

명품 가방을 공유하는 서비스인 ‘락사스Laxus(월 6,800엔으로 프라다, 루이뷔통, 샤넬 등 55개 명품 가방을 대여)’를 개발한 코다마 사장은 “셰어링 서비스는 예전부터 있었던 의상 대여 사업의 연장선이지만 둘 사이에는 규모 면에서 결정적인 차이가 존재한다”며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보급되며 전국적으로 의뢰를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소비자 집단의 요구를 포착해 최근 몇 년 사이 급성장한 분야는 셰어링 서비스다. 이 중 대표적인 카 셰어링 사업은 일본 국내 회원 수가 2017년 3월 기준 약 109만 명으로 3년 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셰어링 서비스는 지금까지는 공유할 수 없다고 여겨졌던 영역까지도 확대되고 있는데, 최근 도쿄에는 펫 셰어링 서비스까지 등장해 1시간 3,600엔에 반려동물을 대여할 수 있다.

구체적인 형태가 있는 사물뿐만 아니라 기술이나 시간을 공유하고자 하는 요구 또한 늘고 있다. 야후 옥션, 란사즈, 클라우드 웍스 등의 ‘대행 사이트’를 통해 직소 퍼즐을 대신 맞춰줄 사람, 피겨 및 조립식 장난감을 대신 조립해줄 사람, RPG 게임을 대신해줄 사람 등을 찾기도 한다.

기술을 사고 싶은 사람이 기술을 제공해주는 사람을 찾는 사이트인 란사즈의 경우 2008년 개설 이래 의뢰 건수가 193만 건(2018년 4월 기준)을 돌파했으며 의뢰 총액은 약 2,019억 엔에 달한다. 아울러 어떤 일이든지 효율적으로 단시간에 처리하기를 원하는 러셔 소비자들을 겨냥해 15분 분량의 웹드라마, 1000자 분량의 인터넷소설, 20분 동안 근력운동을 끝낼 수 있는 체육관 등이 등장하고 있다. 심지어 관혼상제업체 렉스토아이는 장례식에 드라이브스루 시스템을 도입해 참석자들이 자동차에서 바로 부조 및 분향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귀차니즘 해결 비즈니스가 일본에서는 신개념 창업 모델로 뜨고 있기도 하다.

D&A 컨설팅의 타케하라 켄지 사장에 의하면 “처음에는 불성실하다고 비판받을 줄 알았는데 상상 이상으로 많은 사람이 그 필요성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솔리스트를 위해 혼자 가서 처음 보는 사람들과 어울려 술을 마실 수 있도록 하는 ‘1인 술자리’ 전문 술집이 전국에 2,900개 점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1인석을 별도로 마련하는 것에 그쳤던 기존의 ‘1인 노래방’, ‘1인 고깃집’ 등에서 발전한 형태로, 친구들과 스케줄을 조정할 필요 없이 그 순간 그 장소에 있는 새로운 사람들과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해준다.

김민희 기자 cal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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