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대한항공’에서 이륙해 ‘아시아나’로 비행중인 항공사 갑질
[기획] ‘대한항공’에서 이륙해 ‘아시아나’로 비행중인 항공사 갑질
  • 김소희 기자
  • 승인 2018.07.13 1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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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항공사로 발길 옮기는 국민들
▲금호 아시아나 박삼구 회장

[한국뉴스투데이] 대한항공 총수일가의 갑질로 떠들썩한데 이어, ‘금호 아시아나 그룹’의 여러 부적절한 사건이 연일 도마위로 오르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 기내식 대란을 시작으로 박삼구 회장의 일명 ‘기쁨조’와 회장 딸의 임원직 특혜까지 줄줄이 터져 나오면서 지난 4일 박 회장은 기자회견을 가졌다.

특히 14일에 아시아나와 대한항공 직원들이 공동 집회를 가진다고 발표한 가운데 어떤 추가 폭로가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14일 아시아나 집회…아시아나-대한항공 연대 집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직원들이 공동 집회는 라이벌 관계에 있었던 두 항공사 직원들이 총수 일가로부터 비슷한 갑질을 겪은 사실이 알려지자 집회 파트너가 돼 단체 행동에 나선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먼저 지난 6일과 8일 서울 종로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박삼구 회장의 규탄하는 ‘39 OUT’이라는 피켓을 든 아시아나 직원들의 촛불집회가 있었다. 

또 이날 집회에는 마찬가지로 총수일가를 규탄하는 대한항공 직원들의 모습도 보였다. 이들은 아시아나 직원들을 향해 “힘내라! 아시아나! 함께 가자! 아시아나!”를 외치며 응원하기도 했다.

오는 14일 아시아나와 대한항공의 연대 집회에서 현재까지 폭로된 것 외 추가로 어떤 사건이 폭로될지, 또 이에 따른 각각의 항공사 측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집중된다.

◆아시아나 항공 ‘기내식 대란’ → 협력사 대표 ‘자살’ ∴ 회장의 부실 경영 → 직원에 책임 전가

지난 2일 오전 아시아나 기내식 공급 계약을 맺은 샤프도앤코코리아의 협력업체 네 곳 가운데 한 업체의 대표 A씨(57)가 인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최근 기내식 논란이 일어나자 심리적으로 큰 압박감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전했다.

이 사건으로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아시아나항공 기내식대란사태’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랐고 12일 현재 청원 참여자가 5천 5백 명에 육박하고 있다. 청원인은 “결국 기내식 대란이 시작된 이유는 1600억 투자를 받기 위한 박삼구 회장 때문이라는 소문이 세간에 나돌고 있다”면 이런 “기내식 대란 사태에도 7억원 상금이 걸린 골프대회를 추진하고 골프대회를 떠난 박삼구 회장 덕분에 죄없는 직원들은 고통 속에 살고 있다”고 적었다.

이 같은 상황에 이르자 3일 김수천 아시아나 사장은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기내식 공급업체 변경 과정에서 기내식 서비스에 차질이 생겨 고객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사과드린다”며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에 아시아나 노조 측은 1600억을 당장 돌려주고 기존의 기내식업체로 환원할 것과 박삼구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전문경영인으로 교체할 것을 요구 중이다.

한편 기내식 대란이 일어났음에도 박 회장이 3일 출입국 과정에서 탑승한 아시아나 항공 중국발 비행기에는 기내식이 완벽하게 준비가 되어 또다시 분노를 자아냈다.

◆북한보다 더한 ‘39 기쁨조’…박삼구 회장만의 스튜어디스

박삼구 회장의 ‘기쁨조’는 미투 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1월,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를 통해 “박삼구 회장의 성희롱을 더 이상 참지 말자”는 글이 게재되면서부터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아시아나 직원 집회에서 한 직원은 “박삼구 회장님이 ‘너네 기 받으러 왔다’면서 손 쪼물딱 쪼물딱 만지면서 그렇게 저녁까지 어리고 예쁜 승무원들 만져가면서 기 받아 가셨습니다. 북한도 이렇진 않다”라고 호소했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10년 이상 경력의 현직 승무원이 “3일 박 회장이 입국한 뒤 승무원들이 꽃을 들고 환영했다”고 제보했고 회사 익명 게시판에도 박 회장을 비난하는 글이 늘어나고 있다.

박 회장이 아시아나 본사를 찾을 때마다 여승무원들이 본관 1층 로비에 원 대형으로 서서 박수로 박 회장을 맞이하고 박 회장이 승무원들에게 “몇 기냐?”, “결혼은 했냐?” 등을 물으며 껴안거나 손을 주무르는 등 신체 접촉을 해왔다는 것이다.

한편 지난 2월, 그동안 박 회장이 젊고 예쁜 여직원들에게 세배를 받은 후 세뱃돈을 건네고 사측의 연례행사 등에서는 여직원들이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장기자랑을 하기도 했다는 내용이 보도된 바 있다.

◆회장 딸 박세진 씨, 항공사 딸답게 낙하산타고 회사로

박삼구 회장의 딸 박세진(40) 씨가 경영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금호리조트 상무로 경영에 참여하기로 하며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금호 아시아나 그룹은 지난 3일 딸 박 씨를 금호리조트 경영관리담당 상무로로 신규 선임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경영 경험이 전혀 없는 전업주부가 하루아침에 상무로 올라선 것은 총수 자녀라서 받은 특혜"라며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면 금호 아시아나 관계자는 “경영 참여는 처음이지만 박 상무는 호텔·관광 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실무 경험도 있기 때문에 관련 있는 금호리조트에서 서비스 품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상무로 선임한 배경을 설명했다.

올해 초 박 회장의 직원 성추행을 시작으로 경영 부실, 기쁨조, 자녀 작하산 채용 등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아내와 자식이 속을 썩인 거라면, 아시아나는 회장 본인이 문제의 문제의 시발점이다. 얼마전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이 조사 받은 데 이어 아시아나 박삼구 회장까지 조사를 받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가운데 4일 박삼구 회장이 기내식 대란과 관계자 자살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반성의 기미가 없어 국민들의 공분을 샀다. 한편 오늘 14일 아시아나 직원들이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나 항공 측은 1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별다른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식으로 직원과 등을 지고 국민의 마음을 잃었다간 모두 저가항공사로 눈을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소희 기자 kimsh882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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