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제 개편, 文 터주고 與·野 맞대고
선거구제 개편, 文 터주고 與·野 맞대고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8.08.17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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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동형 비례대표 제안, 여야 셈법은 복잡
▲문재인 대통령이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선거구제 개편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여야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사진:청와대@)

[한국뉴스투데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선거구제 개편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 여야의 셈법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일단 군소정당들은 일제히 환영하고 있지만 거대 양당은 아직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또한 분권형 개헌이 있기 때문에 논의가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보수 야당들과 개혁 야당들과의 셈법이 복잡하기 때문에 선거구제 개편 논의가 쉽지 않아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6일 여야 5당 원내대표 회동 모두발언 마지막 부분에서 “조금망설여지기도 하고 조심스러운 부분”이라면서 “요즘 선거 개편에 관한 논의가 국회에서 활발하게 재개되는 것을 보았다. 저는 아주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분명하게 입장을 표명해 주었으면 하는 그런 요청이 있는 것을 보았다”며 “저는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하는 선거제도 개편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어느 누구보다 일찍 주장을 해왔었고, 2012년 대선 때 이미 권역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공약했었다”고 언급, 연동형 비례대표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대통령으로서 자신의 입장을 표현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선거구제 개편에 대해 이야기를 함으로써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선거구제 개편 논의에 불을 지핀 것으로 해석된다.

이 발언이 나온 직후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보였다. 아무래도 소수 야당 입장에서는 선거구제 개편을 논의해야 하는데 거대 양당이 소극적 자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발언을 해줌으로써 고무적이 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소수야당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연동형 비례대표를 이야기했다는 것 자체는 소수야당에게는 가뭄에 단비를 만난 격이다.

반면 거대 양당은 별다른 반응을 내놓고 있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현재 상황에서 총선을 치른다면 상당히 높은 의석수를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선거구제 개편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선거구제 개편에 대해 적극적인 모습이지만 문 대통령이 선거구제 개편 이야기를 꺼낸 것에 대해 국회를 컨트롤 하고 있다고 반응이다. 자칫하면 선거구제 개편 논의 주도권을 국회에서 정부로 옮겨갈 수도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은 바로 분권형 개헌이다. 분권형 개헌이 이뤄져야 선거구제 개편도 함께 논의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자유한국당으로서는 분권형 개헌이 우선이라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이야기한 연동형 비례대표를 하기 위해서는 의석수를 늘려야 하는데 의석수 늘리는 것에 대해 과연 국민이 얼마나 용납할지는 미지수다.

그렇다고 연동형 비례대표를 현 수준의 의석수에서 도입을 하게 된다면 지역구 국회의원 숫자를 줄여야 하는데 지역구 국회의원의 저항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때문에 선거구제 개편 논의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여야는 올해 연말까지는 선거구제 개편을 마무리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이를 두고 여야의 셈법이 점차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개헌 논의가 지지부진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쉽지 않아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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