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
커피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
  • 김민희 기자
  • 승인 2018.08.2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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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시작과 역사, 대륙별 다양한 커피종류

[한국뉴스투데이] 전 세계인이 즐기는 기호식품 중의 하나인 커피는 첫 출연에서부터 지금까지 논란의 대상이 되어 온 특별한 음식이다. 마시는 양에 따라 약이 되고 독이 되기도 하기 때문. 보통 전문가들은 하루 두 잔을 권하지만 사람에 따라 다르다. 커피의 어원은 에티오피아의 ‘카파(CAFFA)’에서 찾을 수 있다. 카파는 ‘힘’을 나타내는 아랍어다.

▲현대인이 가장 즐기는 커피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커피의 시작은 어디서부터?

커피의 기원은 크게 에티오피아설과 예멘설로 나뉜다. 에티오피아의 험준한 산골에 양치기하는 소년 ‘칼디’가 살고 있었다. 칼디는 어느 날 자신이 키우던 양들이 어떤 나무에 달린 열매를 따 먹고는 흥분해 날뛰고 밤에는 잠을 자지 않는 것을 목격했다. 그 후 호기심에 그 열매를 따 먹어 보았는데 이후 기운이 넘쳤다는 것. 이 열매가 커피였다는 설이다.

예멘설은 ‘오마’라는 이슬람 사제의 이야기다. 오마는 병자를 치료하다가 모함을 받아 예멘의 모타항 근처 사막으로 쫓겨나 이리저리 헤맸다. 우연히 숲 속에서 나무에 달려있는 탐스런 열매를 따 먹었더니 피로가 가시고 힘이 솟았는데 이것이 커피였다는 설이다.

시작이 어쨌든, 커피나무의 원산지는 에티오피아지만 홍해를 건너 예멘으로 전해진다. 이후 커피 수요가 늘어나면서 커피나무를 재배하기 시작했고 곧 주변국으로 확대됐다. 이때만 하더라도 이슬람 세력의 보호로 커피 종자가 아라비아 지역 외로 반출되는 것을 엄격히 통제했다. 하지만 조선시대 문익점이 목화씨를 몰래 숨겨 들여 온 것처럼 이슬람 승려인 바바부단도 아라비아로 왔다가 커피 종자를 숨겨 자국으로 가져가 처음으로 재배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17세기 초 교황으로부터 그리스도교의 음료로 공인받게 되자 일반인들도 커피를 즐기게 되었고 급기야 유럽으로도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아관파천 때 고종황제가 러시아 공사관에서 처음 커피를 마셨다고 한다. 최근 유행중인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등장하는 ‘가베’가 바로 커피다. 1930년대에는 천재시인 이상이 종로1가에 다방 ‘제비’를 개업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엔 1970년대, 동서식품이 최초로 인스턴트커피를 선보이면서 국내 커피의 대중화를 이끌기 시작했다. 그러다 1999년 말부터 스타벅스같은 테이크아웃 에스프레소 전문점이 국내에 상륙하며 커피 시장의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 지금은 가정에서도 커피 용품을 갖추고 자기만의 커피를 즐겨 마시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국내엔 1970년대부터 인스턴트커피를 선보이면서 국내 커피의 대중화를 이끌기 시작했다.

자마이카産 ‘블루 마운틴’ 최고급 제품

커피나무 종자는 아라비카종(Arabica), 로부스타종(Robusta), 리베리카종(Liberica)등 약 세 종류가 있지만, 지구상 어느 곳에서나 나는 것이 아니라 ‘커피벨트’라 불리는 일정한 지역에서만 자란다. 현재 커피가 생산되는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지역을 보면 그곳의 기후는 열대 또는 아열대성의 기후를 보인다. 위도 상으로는 북위 25도~남위 25도 사이의 지역에 해당한다. 이처럼 커피 생산 가능한 지역이 일정한 띠로 형성되는데 이것을 ‘커피벨트’ 또는 ‘커피존’이라 부른다.

커피는 기후나 토양에 아주 민감해 재배하기 까다롭다. 커피 재배가 가능한 곳은 열대성 기후로 강우량이 많은 따뜻하고 습한 곳에서 잘 자라며 햇볕에 장시간 노출되지 않는 고원(해발 1500m~2000m)의 경사지가 좋다. 전 세계에서 커피를 재배하는 국가는 약 70여 개국이다. 이중 브라질은 커피생산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매해 브라질의 커피 작황이 전 세계 원두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현재까지 가장 고급 커피나무 품종은 단연 아라비카다. 아라비카는 해발 500~1000m의 고지대에서 자라는데, 질병 저항력이 낮고, 대부분 손으로 수확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깨끗하고, 향과 맛이 월등히 뛰어나며, 다른 종자에 비해 카페인(Caffeine)이 절반 수준 즉 1~2% 밖에 되지 않는다.

로부스타종은 주로 평지와 해발 600m 사이의 저지대에서 자란다. 아라비카에 비해 품질은 떨어지긴 하지만, 병충해에 강하고 많은 양의 수확이 가능하여 대부분 인스턴트커피 제조용이나 에스프레소로 사용된다.

리베리카종은 로부스타종보다 크고 높이가 15m에 달하며, 열매도 크고 저지대에서 재배하기 적당하다. 열대아프리카 라이베리아가 원산인데, 기름진 토양, 강렬한 태양, 폭우성 강우량에 의해 자란 아프리카산 커피는 신맛이 강하고 독특한 향과 깊은 맛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 커피로는 에티오피아 이가체프, 케냐 AA, 탄자니아 피베리, 예멘 모카 등이 있다.

아프리카산보다 신맛이 덜하고 달콤한 맛을 지닌 인도네시안 커피에는 에스테이트 자바와 수마트라 만데링이 있다. 풍부한 향과 신맛이 조화를 이룬 중남미 지역 커피에는 이 세상 최고급 커피로 인정받는 자마이카의 블루마운틴 100% 커피가 있다. 그 외에도 최고급 커피로 인정받는 종은 하와이의 코나커피, 코스타리카의 피베리, 브라질의 산토스, 콜롬비아의 슈프리모 포파얀 등이 있다.

여기서 잠깐, 참고로 알아두면 좋은 팁이 있다. 블루마운틴의 경우 엉뚱한 커피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블루마운틴 정품 제품에는 ‘블루마운틴 100%’라고 표시되어 있어야 한다. 또한 하와이코나 커피도 하와이 주 정부 법에 의해 정품 5% 이상 포함되어야 코나커피라는 말을 쓸 수 있다.

최근엔 스페셜 커피의 중요도가 신선도에 의해 많이 호도되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원산지가 불분명한 방금 볶은 커피보다는 커피의 신선도를 최대한 보존할 수 있는 커피백을 믿고 스페셜 커피를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전문가들은 하루 두 잔을 권하지만 사람에 따라 다르다.

커피에 담긴 몰랐던 이야기들

커피는 석유 다음으로 거래량이 많은 주요 무역품의 하나다. 커피업에 종사하는 인원은 전 세계적으로 2,000만 명이 넘는다. 그만큼 전 세계적인 기호음료 커피는 그 이름에 담긴 커피 이름에도 여러 가지 사연을 담고 있다.

●커피 이름에 등급까지 밝힌 케냐AA

아프리카의 알프스라 불리는 케냐는 영국 선교사에 의해 커피 농장을 시작하게 되었다. 케냐의 커피산지가 콜롬비아보다 잘 갖춰져 있고, 정부에 의해 품질이 엄격하게 통제되기 때문에 커피 가격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커피에 성적표처럼, AB·AA·AA+·AA++의 등급을 가지고 있는데 케냐AA는 말 그대로 AA등급을 받은 커피로 가장 대중적으로 유명해졌다.

●바나나커피(?) 킬리만자로 커피

‘커피의 신사’로 알려진 탄자니아 커피는 킬리만자로 산허리에서 주로 생산된다. 이 지방은 고급 커피를 생산하기 위해 바나나 나무 아래 커피나무를 심어 재배한다. 바닐라 향이 난다고도 하는데 자연 해충제거 방식으로 재배돼 커피산지에서 거의 AA나 A등급을 받는 고급 커피다.

●모카는 항구다! 예멘 모카커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커피라 불리는 예멘 커피는 ‘모카커피’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하다. 모카는 16세기 유럽의 모든 커피가 예멘의 모카 항에서 수출되었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그러나 아시아와 서인도 제도의 식민지산 커피가 모카커피와 서양에서 경쟁하기 시작하면서 모카항은 쇠퇴의 길에 접어들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오늘날까지 최상급 아라비카 커피를 모카커피라고 부른다.

●후안발데즈와 콜롬비아 커피

콜롬비아는 세계 커피의 12%~15% 생산하여 브라질 다음으로 생산량이 많은 국가다. 커피는 열대와 아열대 사이의 해발 1,000m 이상에서 품질 좋은 아라비카 커피가 자라며, 적절한 햇빛과 배수가 필요한 탓에 커피나무는 대다수 산비탈에 심어진다. 당나귀를 끌고 가는 커피생산 농부를 대표 로고로 세울 만큼 콜롬비아 커피 생산지는 대부분 고산지대이다. 소작농에 의해서 커피가 재배되는 콜롬비아 커피는 매우 우수한 커피로 알려져 있다. 콜롬비아 커피는 크기에 따라 등급을 나누는데 원두의 크기가 큰 상품을 슈프리모(Supremo), 조금 작은 최상품을 엑셀소(Excelso)라고 한다.

●훔친 씨앗으로 심은 브라질 커피

커피 생산량으로 오래 전부터 세계 제일의 커피 생산국이자 수출국의 자리를 굳히고 있는 브라질의 커피 역사는 프랑스에서 훔쳐온 씨앗 하나로 시작되었다. 포르투갈 육사 팔레타가 프랑스령 가이아나 총독의 부인을 유혹, 삼엄하게 보호하고 있는 커피 씨앗을 빼내 브라질 최초의 묘목을 만든 웃지 못 할 이야기가 숨어있다. 세계적으로 커피 대량 소비국인 브라질은 환영의 의미로 카페 징요(Cafezinho)라는 커피를 대접하기도 한다고.

●오토매틱 쉐이드 하와이 코나커피

하와이 섬 서쪽 해안가 코나 지역에서 나는 커피는 아라비카 품종의 최적 성장환경을 갖춘 곳이다. 오후가 되면 구름이 껴서 자연스럽게 그늘이 지는 ‘오토매틱 쉐이드 현상’이 나타나 뜨거운 열대 태양으로부터 커피나무를 보호하여 천혜의 커피재배 조건이 형성되었다. 하와이코나 커피하면 블루마운틴만큼이나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는데, 현재 커피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커피의 90%는 라틴 아메리카 원두가 섞인 제품이다. 현지에서도 100%코나 커피를 만나기는 힘들지만, 더욱 반전인 것은 국내에 100% 하와이커피를 취급하는 카페가 있다.

●커피 애호가들의 천국 코스타리카

코스타리카는 일정 등급 아래의 저급 커피 재배는 법으로 금지 하고 있어 국가 정책적으로 고급커피만 생산한다. 또한 인구의 약 1/10이 커피 산업에 종사하고 있을 만큼 커피 선진국이다. 타라주, 트레스 리오스, 투르농은 커피 재배 지명인데 그 자체가 커피이름이 됐다. 코스타리카의 커피는 신맛, 감칠맛, 향기가 풍부한 와인 맛이 난다. 커피 수확량의 4~5%에만 해당하는 피베리는 그 모양이 일반적으로 빈(Bean) 2개로 이루어진 것과 달리 1개로만 이루어져 그 희귀함과 동시에 달콤함과 감귤류의 신맛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커피 마니아들로 부터 사랑을 받고 있는 커피다.

▲커피가 대중화 되면 다양한 방법으로 즐기는 등 실생활에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인스턴트 원료커피 대국 베트남

로부스타 신흥 대국 베트남은 아시아에서 커피 생산량으로 인도네시아와 1위를 다투고 있다. 프랑스 선교사에 의해 커피재배가 시작되었으나 90년대 들어 일본에서 들어온 로부스타 재배로 명실 공히 아시아 커피 생산 대국이 되었다. 세계 1위 커피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가 유일하게 전파에 실패한 나라인 만큼 베트남 사람들의 커피사랑은 대단하다. 그러나 베트남의 커피는 로부스타종으로 향과 맛 면에서 많이 떨어지는데, 이 때문에 대게 블랜딩용이나 인스턴트용 재료로 많이 쓰인다. 인스턴트를 즐기는 우리나라는 대부분 베트남 커피로 만들어진다.

●커피 산업의 새로운 도전장, 카페 델 페루

페루가 자국 커피 브랜드 ‘카페 델 페루(Cafés del Perú)’를 새롭게 출시하며 커피 시장에 뛰어들었다. 페루의 지난해 커피 수출량은 약 25만 톤에 달하며, 미국과 독일을 비롯한 70여 개국에 커피를 수출하는 세계 7대 커피 생산국 중 한 곳이다. 또한, 세계 최대 규모 유기농 커피 생산국으로, 9만 헥타르에 이르는 공인 유기농 커피 농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국제적으로는 페루 커피의 우수성을 잘 알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편. 페루 커피 주요 수입국은 미국, 독일, 벨기에 등이며 우리나라는 9위로 아시아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페루 커피는 인스턴트 커피를 넘어 최근 스타벅스와 같은 유명 커피 체인점에서도 만날 수 있을 만큼 스페셜티 커피 시장을 통한 접점을 점점 확대하는 추세다.

김민희 기자 cal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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