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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불법파견 은폐 의혹’ 비정규직과 날선 대립

[한국뉴스투데이] 현대제철 비정규노동자들이 원청을 상대로 불법파견 은폐, 노조와해 위한 부당노동행위 등을 주장하며 현대제철과 모기업 현대자동차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실시를 촉구하는 동시에 철강업계 최초 파업에 나섰다. 현대제철은 비정규직노동자들이 문제삼고 있는 불법파견와 관련해 합병 전 현대하이스코 문제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의견의 폭을 줄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현대·기아차의 불법파견은 지난 2004년 무렵부터 꾸준히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로 현재 현대제철까지 확대가 되는 모양새다. 특히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이를 밀린 숙제라 규정하고 재임 중 해결할 뜻을 강력하게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 ‘특별근로감독 촉구’

금속노조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는 지난 11일 현대차 그룹 본사 앞에서 공동파업 출정식을 열고 “불법파견 은폐·노조파괴 공작·부당노동행위의 온상인 현대차그룹과 현대제철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금속노조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는 지난 10일 청와대 앞에서 현대차그룹과 현대제철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다.(사진:금속노조)

노조에 따르면 현대제철 당진공장은 지난 8월 1일, 일방적으로 하청업체 22개 업체 및 공정 통폐합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폐업되는 하청업체 대표 K씨로부터 현대제철의 불법과 부당노동행위가 담겨있는 각종 문서자료 4천여 장을 확보했다.

공개된 자료를 보면 현대제철 당진공장은 불법파견 은폐·축소를 위해 2018년 전체 하청업체 공정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진행해 22개 업체 및 공정통폐합을 진행했고 앞으로도 내년 상·하반기에 계속해서 업체 및 공정 통폐합 진행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현대제철은 하청업체의 직접적인 지시를 위장하기 위해 ‘현대제철 협력사 대표자 협의회’를 만들고 이 조직을 통해 각 공정 업체별 운영부서 회의를 정기적으로 진행했다.

회의록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원청사의 지시사항 전달과 집행협의, 불법파견 은폐, 노조활동 동향과 감시 내용, 블랙리스트 작성, 항청 재정보고 및 도급비 수시 재정산 등 부당노동행위가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노조측은 주장하고 있다.

또 노조측은 현대제철 순천공장의 경우 2005년부터 비정규직 노조설립을 저지하고 파괴하기 위해 광범위한 불법·부당노동행위가 자행됐다고 주장하며 조합원 인권유린, 개인 정보 및 노조활동 사찰, 노조탄압 공작, 불법파업 은폐 등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조측은 2005년부터 최근까지 현대제철과 노동부가 유착관계가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제철 업무지원팀에서 작성한 노동부 불법파견 조사대비 TFT 구성에 의하면 ‘노동부 인맥동원’과 ‘노동부 인맥관리’를 모의하고 국가기관과도 회동한 증거를 확보했고 현대하이스코 당시 대책회의록 수기에는 당시 노동부 장관과 노동부 광주지방청장(전 노동부 장관)의 이름이 거론되어 있다며 노동부와의 유착관계 의혹에 힘을 실었다.

아울러 현대제철은 노동조합 와해를 위해 I&S로펌의 자문을 받기도 했다. ‘노사관계 관리 목표’라는 문서를 통해 장기, 중기, 현재로 구분, ‘노조 가입률 매년 10% 하향 관리’, ‘점진적 순치 후 전략적 압박으로 회사에 순종 유도’ 등의 노조 와해를 실행했다.

노조는 “아직 분석이 끝나지 않은 수천페이지의 문서에 현대차그룹과 현대제철의 불법·부당노동행위가 생생히 담겨있다”면서 “문재인 정부는 부당노동행위 수사 매뉴얼대로 현대차그룹과 현대제철에 대한 전면적인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불법행위 가담자를 모두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제철 “현대하이스코 시절 문제에 불과” vs 노조 “현재도 진행 중”

현대제철은 지난 2013년 현대하이스코 냉연사업부문을 흡수합병했고 2015년에는 현대하이스코의 해외 스틸서비스센터와 강관부문까지 흡수합병했다.

노조 측이 주장한 불법파업 은폐와 노조와해 등과 관련해 현대제철 관계자는 “노조측이 주장하는 내용은 합병전 현대하이스코에 대한 내용”이라며 “관련된 문건에 나오는 인물들도 모두 퇴사하는 등 너무 오래된 일이라 확인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는 노조측의 주장에 대해 “노조가 주장하는 내용은 당시 현대하이스코 시절에 국한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현대제철과는 상관없는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노조 측은 “2005-2006년도 당시 현대하이스코 시절 문제라고 말하는 것은 현대제철에서 일관적으로 내고 있는 입장"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모든 문제들이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고 그당시에도 현대제철이 모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8월 1일까지 하청업체 대표였던 분이 주신 자료를 토대로 원청이 지휘하고 공모하고 은폐하려했다는 증거가 있다”고 반론했다.

이처럼 노사 측이 입장이 첨예하게 차이가 나며 입장을 좁히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자료를 확보한 노조측은 강경한 입장이다. 노조 측은 철강업종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투쟁에 벌였다. 현대제철 비정규직 조합원 총 3500여 명은 공동파업 출정식을 연 11일 전날 오후부터 12일까지 각 공장별 연속 4개조가 총 32시간의 파업을 벌였고 상주근무자는 11일 하루 전체 파업에 돌입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의 2018년 공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정규직 11288명 △비정규직 12847명으로 이날 파업에 돌입한 인원은 비정규직의 4분의 1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숫자다.

아울러 현대제철 순천공장 비정규직지회는 2016년 ‘근로자지위확인소송(불법파견 소송)’에 승소하고 현재 2심 중에 있으며 내년 판결을 앞두고 있다.

현대제철 비정규직지회는 2016년 단일소송으로는 최대인 1700명이 ‘근로자지위확인소송’을 제기해 내년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김영주 장관, “재임 중 현대차 불법파견 해결할 것”

한편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3일 취임 1년 1개월 소회를 밝히는 기자간담회에서 현대·기아차의 비정규직 불법파견 문제를 고용부의 밀린숙제로 규정하며 "가기 전에 이 문제를 마무리하고 싶고, 마지막으로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김 장관은 재임기간 내 마무리하고 싶은 현안들로 △현대·기아차 비정규직 불법파견 문제 △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 문제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직권 취소 문제 등 3가지를 꼽았다.

하지만 김 장관의 발언 바로 하루 뒤인 14일 쌍용차가 해고자 119명을 전원 복직시키기로 결정하며 김 장관의 밀린 숙제는 두 가지로 줄어들었고 남은 숙제의 해결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장관은 "2004년도에 현대·기아차 비정규직이 불법파견이라고 노동부에서 판정도 했는데 진행이 안됐다"고 강조하며 "가기 전에 그 문제를 마무리하고 싶다“고 밝혀 오랜 숙제인 불법파견 문제가 현재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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