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문제 사과...11년 분쟁 종지부
삼성전자, 반도체 백혈병 문제 사과...11년 분쟁 종지부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8.11.2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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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뉴스투데이] 삼성전자와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은 23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반올림 중재판정 합의이행 협약식'에서 조정위원회가 제시한 중재판정에 모두 합의했고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DS부문장)가 공식 사과했다.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 발생한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의 중재판정을 수용하고 이행에 합의하는 이행합의 협약서에 서명하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날 김기남 삼성전자 사장은 "소중한 동료와 그 가족들이 오랫동안 고통 받으셨는데 이를 일찍부터 성심껏 보살펴드리지 못했다"면서 “그 아픔을 배려하고 조속하게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반도체 및 LED 사업장에서 건강 유해인자에 의한 위험에 대해 완전하게 관리하지 못했다”면서 "병으로 고통 받은 근로자와 그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황상기 반올림 대표는 "삼성전자 대표이사의 사과는 솔직히 직업병 피해가족들에게 충분하지는 않지만 받아들이겠다"며 "이번 보상안이 대상을 대폭 넓혀서 반올림 피해자들뿐만 아니라 다른 피해자들도 포함되어 다행"이라며 삼성전자 측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세부 이행계획에 따르면 보상업무는 반올림과의 합의에 따라 제3의 독립기관인 ‘법무법인 지평’이 맡고 지원보상위원회 위원장은 김지형 지평 대표 변호사가 맡아 이후 보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30일까지 회사 홈페이지에 사과의 주요내용과 지원보상 안내문을 게재하는 동시에 중재 판정에 명시된 산업안전보건 발전기금 500억원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기탁할 예정이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故 황유미씨가 유명을 달리한지 11년만에 삼성이 반도체 백혈병 문제에 공식 사과했다”며 “그동안 반올림에만 320명의 직업병 의심 노동자가 접수됐고, 그중 118명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은 지금도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산업재해 입증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산업재해 보상제도도 개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전한 노동환경을 위한 투쟁은 이제 시작”이라며 “근본적으로 직업병을 예방할 수 있는 노동환경 마련하고 노동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협약식에는 정부 측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박두용 안전보건공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고, 국회에서는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의원,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이 참석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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