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 가정 예산 삭감, 갈팡질팡 자유한국당
한부모 가정 예산 삭감, 갈팡질팡 자유한국당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8.11.2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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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하다” 여론에 결국 사과한 자유한국당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무조건 삭감만 주장하다 결국 철회하기로 한 것으로 논란이 불가피하다. (자유한국당@)

[한국뉴스투데이] 자유한국당 송언석 의원이 미혼모 등 한부모 가정 시설에 돌봄서비스를 지원하는 예산을 삭감하자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됐지만 결국 없었던 일로 하기로 했다.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무조건 삭감만 주장하다 결국 철회하기로 한 것으로 논란이 불가피하다. 더욱이 이번 논란은 복지 예산의 삭감이기에 다른 복지 예산 삭감 논란에 불을 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6일 자유한국당 송언석 의원은 미혼모 등 한부모 가정 시설에 돌봄서비스를 지원하는 예산에 대해 “모든 것을 국가가 해줄 수 없다”면서 삭감을 요구했다.

그러자 김용진 기획재정부 2차관은 “예산이 삭감되면 한부모 가족의 자녀들은 고아원에 가게 된다”면서 울먹거렸다.

이 내용이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공개되면서 송 의원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결국 송 의원은 지난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상처받은 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어 “삭감을 주장한 이유는 현재 우리 재정상황에서 기존 지방자치단체와 복지기관에서 지원하던 내용을 국비로 주머니만 바꿔서 지원하자는 내용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한부모 가정의 어려운 사정을 외면하겠다는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여론은 여전히 송 의원에게 비판적이었다. 한부모 가정 예산을 전액 삭감한다는 것은 자유한국당의 정책과도 이율배반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자유한국당이 출산주도성장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한부모 가정 예산을 삭감한다는 것은 당론과도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대규모 SOC 사업에는 수십조 원을 쏟아 부으면서 몇 십억 예산을 전액 삭감한다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논란이 확산되면서 자유한국당은 당혹스런 분위기다. 여성가족위원회 자유한국당 위원들은 예산 삭감은 없었던 일로 하겠다면서 철회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이번 논란은 복지 예산 삭감 논란에 불을 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자유한국당이 예산안 심사 정국에 들어가기 전에 ‘일자리 예산’, ‘복지 예산’ 등을 삭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런데 이번 논란을 통해 복지 예산에 대해 유권자들의 인식이 전환됐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자유한국당이 복지 예산 삭감을 무작정 요구할 수 없게 됐다.

만약 자유한국당에 의해 복지 예산이 삭감됐다는 소식이 들리게 된다면 또 다른 한부모 가정 예산 삭감 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유권자들은 대규모 SOC 사업 등을 대신할 것으로 복지 예산 등을 꼽고 있다. 토목 사업에 투입할 예산을 이제 복지 향상에 쓰여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자유한국당이 아직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이번 논란이 불거졌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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