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공포, 1회용컵 줄이기 4개월...여전히 제자리걸음
플라스틱 공포, 1회용컵 줄이기 4개월...여전히 제자리걸음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8.11.2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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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뉴스투데이]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며 환경부가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사용되는 1회용컵(플라스틱) 사용을 규제한지 4개월이 지났다. 규제 이후 매장 내 1회용컵의 사용량은 줄었지만 테이크아웃 시 여전히 1회용컵의 사용량이 많아 규제가 좀 더 강화되야 한다는 목소리와 함께 아직 규제대상이 아닌 1회용 플라스틱 빨대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커피전문점 등 1회용컵 사용 규제 시행 4개월

환경부는 커피전문점 등에서 1회용컵(플라스틱컵)이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8월 1일 전국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 담당자와 1회용품 사용 점검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점검 기준을 확정했다.

이에 환경부는 8월부터 2일부터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등 매장 내 1회용 컵 사용 등에 대한 현장 지도와 점검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위반업소에는 자원재활용법 제41조 및 동법 시행령에 따라 5~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날부터 커피전문점 내에서는 1회용컵 사용이 전면 금지됐고 ▲매장 규모에 따른 적정한 수의 다회용컵(머그컵, 유리컵)을 비치해야 하고 ▲고객에게 테이크아웃 여부를 물어보고 ▲매장 안에서 1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한 소비자의 경우 테이크아웃 의사 밝혔는지 등이 점검 대상이 됐다.

1회용컵 사용 규제가 시작된지 약 4개월이 지났다. 규제 초반 불만과 혼란은 잠잠해졌지만 테이크아웃 시 1회용품 사용은 여전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규제가 더 강화되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아직 규제 대상이 아닌 1회용 플라스틱 빨대에 대한 규제 필요성이 제기됐다.

28일 한국소비자원이 주요 도시 내 커피전문점 75개 매장을 대상으로 1회용품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매장 내 소비자 1665명 중 1377명(82.7%)가 다회용 컵인 머그컵이나 유리컵을 사용해 매장 내 1회용품 제한 규제는 비교적 잘 지켜지고 있었다.

반면 테이크아웃 이용 소비자 750명 중 694명(92.5%)이 여전히 1회용컵인 플라스틱과 종이컵을 사용해 테이크아웃 시에는 여전히 플라스틱 사용량이 많았다. 텀블러는 56명(7.5%)이 사용하는데 그쳤다.

특히 최근 1주일 이내 커피전문점을 이용한 소비자 1000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플라스틱컵을 1.52개 사용할 때 플라스틱 빨대를 2.30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 아직까지 규제 대상이 아닌 1회용 플라스틱 빨대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최고 발명품 플라스틱이 가져온 공포...플라스틱의 역습

미국화학협회에 따르면 플라스틱은 1976년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물질이다. 값이 싸고 단단면서 가볍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플라스틱은 인류 최대 발명품이라고 불린다.

전 세계적으로 1분마다 100만개의 플라스틱 생수병이 만들어지고 있고 해마다 1000만t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에 버려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대사회는 플라스틱의 편리함에 길들여져 많은 분야에서 무분별하고 습관적으로 사용하고, 버려진 플라스틱 폐기물로 인한 환경 파괴가 전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르면서 플라스틱에 역습을 맞고 있다.

지난 19일 인도네시아 와카토비 국립공원 안의 카포타섬 해변 인근에서 죽은채 발견된 몸길이 9.5m 향유고래의 뱃속에서 무려 6kg에 달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쏟아져 나왔고 같은 날 전북 부안 앞바다에서 잡힌 70cm 아귀 뱃속에서는 500ml 플라스틱 생수병이 발견돼 충격을 줬다.

특히 우리가 쓰고 버린 플라스틱은 5mm 이하의 작은 플라스틱 조각인 미세 플라스틱로 부서져 매일 먹고 마시는 수돗물로 흡수된다. 지난해 해양수산부가 실시한 소금 안전성 조사 결과 시중에 유통 중인 천일염에서도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매일 먹고 마시는 물과 모든 음식에 사용되는 소금까지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되며 더 이상 안전지대는 없다는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이렇게 흡수된 미세 플라스틱은 장에서 배출되지 않고 6주간 머물다 대장벽을 파고 들어 혈액 내로 들어가 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입증됐다.

▶"플라스틱 규제 강화 필요하다" 목소리 커져

일상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플라스틱이지만 버려지면서 발생되는 피해가 날로 커지면서 결국 플라스틱의 역습을 줄이는 방법에는 규제 강화가 최선이라는 결론이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1회용품 사용 수준과 관련된 조사에서 응답자의 76.4%가 ‘1회용품을 많이 사용한다’고 답했고 응답자의 87.1%는 ‘1회용품 사용을 줄여야 한다’는데 동의했다.

또한 현재 시행 중인 1회용품 사용규제와 관련해 응답자의 62.1%가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답해서 눈길을 모았다.

특히 플라스틱 빨대 규제 도입에 대해 84.1%가 찬성했고 1회용 종이컵 사용을 규제하자는 응답자도 78.4%나 찬성했다.

미국 시애틀은 올 7월부터 플라스틱 식기와 빨대 사용이 금지했고 위반시 25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어 캘리포니아주도 내년부터 플라스틱 빨대 규제 시행을 앞두고 있어 플라스틱 빨대 규제는 미국 전역으로 퍼질 모양새다.

영국도 내년부터 플라스틱 빨대 사용 전면 금지를 앞두고 있고 유럽연합(EU)도 일회용 빨대 등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는 규제안을 통과 시켜 2021년에는 플라스틱 빨대를 전면 금지할 예정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가 2027년에는 빨대 사용까지 금지하겠다고 밝혔지만 현재는 어떠한 규제도 없어 규제 도입을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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