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펜션 보일러 사고, 논란
강릉 펜션 보일러 사고, 논란
  • 김민희 기자
  • 승인 2018.12.2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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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항상 단속은 아이들이 당하나요?
▲강릉 팬션 사고는 사전점검 부족과 안전 불감증이 만들어낸 어른들의 참사가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한국뉴스투데이] 대학 입시 수학능력 시험을 마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단체로 여행을 떠났다 참변을 당하는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났다.

18일 강원 강릉시 경포의 아라레이크 펜션에서 수능시험을 끝낸 서울 대성고 3학년 남학생 10명 중 3명이 잠을 자다 숨졌고 나머지 7명은 치료 중이다.

경찰은 사고 직후 펜션 내부에서 측정된 일산화탄소 농도가 150∼159ppm으로, 정상 수치의 8배 가까운 높은 수치인 것을 볼 때 가스보일러를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런 가운데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9일 강릉 펜션사고 상황점검회의에서 "수능 이후 마땅한 교육프로그램이 없어 학생들이 방치되는지와 체험학습 명목으로 고등학생끼리 장기투숙하는 여행이 있는지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자연히 수능을 끝낸 고3 학생들을 어떻게 살펴야 하는지가 논란거리로 떠오른다. 관리의 명목으로 아이들을 학교에 붙잡아 둬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수능을 치룬 아이들은 특별한 학교 프로그램이 없어 ‘학생 아닌 학생’으로 묘사된다. 때문에 곳곳에서 ‘교육 공백기’가 불러온 참사라고 말한다.

하지만 정작 사고원인을 잘못 짚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워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사고가 발생한 강릉 아라레이크 펜션은 보일러 배관이 어긋나 있었고 가스누출경보기도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펜션은 2014년 4월 사용승인을 받은 건물로 연면적 228.69㎡에 2층 구조다. 이 건물은 준공 이후 소유주가 두 번 바뀌었고, 현재는 임대업자가 소유주로부터 임대해 영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건물은 준공 이후 게스트 하우스로 사용되다 수리해 올해 7월 펜션 영업을 시작했는데, 매년 6월 전국 지자체가 실시하는 하절기 정기점검은 받지 않았고, 12월 실시되는 동절기 정기점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로 사람이 인지할 수 없어 치명적이다. 폐로 들어가면 혈액에 있는 헤모글로빈(혈액소)과 급격히 반응하면서 산소의 순환을 방해하고 많이 흡입하면 중추신경계가 마비돼 의식을 잃거나 결국 사망한다.

소방당국과 전문가들은 일산화탄소 예방을 위해 캠핑장과 펜션 등 야영시설을 사전에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일산화탄소 가스경보기 의무규정은 없는 상태다.

결국 사전점검 부족과 안전 불감증이 만들어낸 어른들의 참사가 가장 큰 문제라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물론 수능 후 고3의 문제는 학교현장의 오래된 난제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아이들부터 부랴부랴 단속하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비난이다.

김민희 기자 cal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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