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그때그사건, 도가니 전말과 근황
[기획] 그때그사건, 도가니 전말과 근황
  • 이근탁 기자
  • 승인 2018.12.24 17: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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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전 영화 개봉당시 관심 반만이라도

[한국뉴스투데이] 광주 인화학교에서 벌어진 청각장애인 성폭행범죄인 일명 도가니 사건. 이는 청각장애인 학생들을 돌봐야 할 교장과 교직원들이 학생들을 폭행하고 성폭행까지 일삼았으나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자 소설가 공지영이 사건을 소설로 발간하고 황동혁 감독이 다시 영화로 만들면서 전 국민적 관심을 끌어모아 경찰의 재수사가 이뤄진 특별한 사건이다. 장애인에 대한 성범죄는 계속 증가 추세에 있지만 사회적 약자인 그들의 목소리는 시간과 함께 잊혀지고 있다.

지난 2005년 6월 장애인성폭력상담소에 충격적인 제보가 들어왔다. 광주의 한 청각장애 특수학교에서 교직원이 학생을 성폭행했다는 내용으로 해당 학교에 근무하고 있던 다른 교직원의 내부고발로 세상에 처음 알려진 것이다.

사건 제보 후 약 한 달 뒤 시민단체로 구성된 성폭력 대책위가 결성되고 11월 MBC 'PD수첩’이 사건을 보도하면서 성폭력 사건 전말이 하나씩 드러났고 교육기관에서 일어난 비 인륜적인 사건에 충격에 휩싸였다. 

대책위는 삭발시위, 등교 거부 등으로 사건 해결을 촉구했으나 1심에서 교장 징역 5년, 행정실장 징역 8개월, 생활재활교사 징역 6개월의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

영화 '도가니'포스터

▶영화 ‘도가니’ 개봉

최초 사건 발생일로부터 6년 뒤인 2011년 황동혁 감독의 영화 ‘도가니’가 개봉됐다.

주연배우 ‘공유’는 군 복무 시절 해당 사건을 다룬 소설을 읽고 이를 ‘영화화‘할 것을 제의했지만 무거운 주제 탓에 투자·배급사 섭외부터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460만 관객을 돌파한 ’ 도가니‘는 영화가 언론과 동등한, 혹은 그이 상의 파급력을 지녔다는 것을 증명했다.

영화 개봉 6일 만인 9월 28일 경찰청은 광주 인화학교에 관한 국민적 의혹이 커지자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사건 재수사에 돌입했고 11월 17일 장애인 성폭력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 공소시효 폐지 내용이 담긴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인 도가니법이 긴급 시행됐다.

결국 광주 인화학교는 2012년 광주시교육청의 법인 허가 취소로 최종 폐교되며 장애인·시민 단체와 언론의 잇따른 움직임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던 경찰과 정치권, 교육계까지 영화 한 편에 반응한 것이다.

▶장애인 성폭력 현황

기동민의원 국감 자료
기동민의원 국감 자료

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지난해 공개한 ‘장애인 대상 성폭력범죄(경찰청 제출)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장애인 대상 성범죄 발생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학교’에서의 발생빈도가 2012년 대비 2016년에 4배 가까이 증가하는 추세로 40대 교사가 제자 3명을 성폭행한 태백 미래학교 사건, 인강학교 사건 등 제2, 제3의 도가니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언급한 인화, 태백 미래, 인강학교의 공통점은 사립 특수학교라는 점이다. 공립학교에 비해 자율성이 보장되는 사립학교에서의 재단비리, 성폭력사건이 계속되면서 장애인 학생의 학부모들은 사립학교의 공립화를 요구하고 있다.

통계청의 ‘특수학교 개황’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전국 특수학교 총 175개 가운데 국립 5개, 공립 78개, 사립 92개로 특수학교의 절반 이상이 ‘사립‘학교로 잇따른 사립 특수학교의 공립화 요구에도 정부는 장애인 교육을 사립학교 보조금 지원방식, 즉 돈으로 때우고 있다. 

실제 도가니 사건 피해자들이 2012년 국가를 상대로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의 패소 이유는 사립학교에 대한 정부 관할기관의 감독 책임이 없다는 판결 때문이었다.

▶도가니 사건 지금은

도가니 사건에 대한 분노는 사건 이후 피해자, 제보자의 근황까지 관심 가져줄 만큼 오래가지 못했다.

뜨겁게 달아오르다 쉽게 식어버리는 냄비에 빗댄 ‘냄비근성’이라는 말만 남겼을 뿐이다. 

지난해 3월 ‘도가니’ 사건 피해자 30명 중 19명이 5년간 임시 보호됐던 모 행복 빌라에서 곰팡이가 핀 빵을 제공하고 머리카락 락을 강제로 자르고, 폭행하는 등 학대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성폭력 대책위에 참여한 교직원들은 파면과 임용취소, 정직 등의 징계를 받았으며 특히 사건 최초 내부고발자는 당시 학교 측의 일방적인 해임 통보, 지방노동위는 정당한 해고라고 판결해 복직하지 못하고 현재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인화학교는 폐교되어 학교 부지엔 장애인 수련시설이 들어서고 서서히 잊혀지고 있지만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원회’는 출범 1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외로운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이근탁 기자 maximt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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