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디까지 봤니? 상영관의 무한변신
영화 어디까지 봤니? 상영관의 무한변신
  • 김민희 기자
  • 승인 2018.12.29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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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영화 시스템 결합으로 몰입감 높였다
▲편안함과 재미를 다 잡은 이색 영화관은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한국뉴스투데이] 영국의 락 밴드 ‘퀸’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개봉 두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상영관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보헤미안 랩소디>로 극장의 ‘싱어롱 관’, ‘스크린X 관’ 등 생소했던 단어들이 익숙해졌다. CJ의 CGV, 롯데그룹의 롯데시네마, 중앙그룹의 메가박스 등 굵직한 영화관에서는 앞세워 ‘특별 관’을 만드는 추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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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이 단순히 영화를 ‘보는 곳’이 아닌 영화를 ‘즐기는 곳’으로 변하고 있다. /CGV제공

노래방과 호텔을 넘나드는 ‘컬처 플렉스’

영화관이 단순히 영화를 ‘보는 곳’이 아닌 영화를 ‘즐기는 곳’으로 변하고 있다. 홈 티비의 발전과 다시 보기 서비스의 접근이 쉬워지며 영화관을 찾는 인구가 줄어들었고, 극장은 이에 맞춰 생존전략을 바꾸고 있다. 소위 ‘컬처 플렉스’다.

컬처 플렉스는 복합상영관을 의미하는 멀티플렉스에 ‘문화’라는 새로운 가치를 담은 공간이다. 영화 관람 외에 쇼핑, 외식, 레저, 게임 등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의 신조어다.

먼저 CGV는 IMAX, AX, 4D 등 몰입형 기술을 적용한 상영관은 물론 다양한 콘셉트를 갖춘 특별관을 선보였다. CGV의 백미는 무엇보다 ‘스크린X 관’이다. 스크린 X는 지난 2012년 CGV가 카이스트와 공동 개발한 세계 최초 다면 상영 시스템이다. 정면과 좌우 벽면까지 총 3개의 면을 스크린으로 활용한다. 최근 <보헤미안 랩소디>의 마지막 콘서트 장면에서 스크린 X관의 진가가 나타난다.

또 얼마 전엔 국내 최초 언덕형 다목적 상영관으로 도심 속 숲 느낌을 담은 ‘씨네 앤 포레 관’을 오픈했다. 매트, 빈백, 카바나 등으로 구성돼 마치 여행 온 곳에서 영화를 보는 기분이다.

▲ 팝콘과 영화라는 일차원적인 영화관의 시대는 끝난 것으로 보인다. /롯데시네마제공

매트리스 브랜드 ‘템퍼’와의 협엽으로 탄생한 ‘템퍼시네마 관’도 인기다. 머리, 상체, 다리 각도가 조절되는 리클라이닝 전동 침대가 전 좌석에 배치돼 편안한 자세로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셰프가 직접 만든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씨네드셰프 관’도 압구정, 용산아이파크몰 등에서 인기다.

비행기 퍼스트클래스를 본딴 ‘골드 클래스 관’은 일반 좌석의 3배가량 비싸지만 좌석을 줄여 한정된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콘셉이다. 대관 전용 상영관도 인기다. ‘더 프라이빗 씨네마 관’은 최고급 호텔 펜트하우스를 콘셉으로 만들어져 파티나 모임 등 소규모 행사도 가능한 곳. 다른 상영관에 비해 조도를 높이고 의자를 낮춘 어린이 전용 ‘씨네 키즈 관’도 엄마들 사이에서 인기다.

CGV가 스크린X라면 메가박스는 돌비 애트모스 (DOLBY ATMOS)로 승부한다. MX는 메가박스의 사운드 특별관으로 돌비의 혁신적인 영화 음향기술인 돌비 애트모스로 영화 장면에 등장하는 각각의 소리를 하나의 객체로 인지해 영화관 전면에 배치된 서브 우퍼, 벽면의 서라운드 스피커, 천장의 오버헤드 스피커를 통해 보다 생생하고 현실감 있는 사운드를 구현한다. 기존 채널 기반의 시스템에서 벗어나 앞뒤, 양옆, 위 아래로 흐르는 소리의 움직임을 사실적으로 표현해내며, 완벽한 360도 입체 음향을 선사한다.

메가박스 역시 어린이 전용 상영관과 ‘더 부티크 프라이빗 관’이라는 개인 맞춤형 프리미엄 공간을 제공한다. 고객이 원하는 영화를 직접 선택하거나 웰컴 패키지, 에스코트 서비스, 프라이빗 전용 라운지, 콜키지서비스 등을 제공 받을 수 있다. 특히 상영관을 들어서자마자 풍기는 향기가 편안함을 준다. 향기는 ‘가든 오브 더 부티크’로 메가박스가 향기 마케팅 전문 기업과 함께 극장 전용으로 개발한 향기다.

또한 ‘프레스티지 관’은 침대형 관람석에 휴대전화 무선충전시설, 소형냉장고, 커피 머신기까지 갖췄다. 집에서 보는 TV처럼 음량 조절이 가능하고 독립된 공간이어서 영화를 보면서 휴대전화는 물론 노트북까지 사용할 수 있다.

CGV와 메가박스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이 있는 롯데시네마는 삼성전자와의 콜라보로 한 방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최근 롯데시네마는 ‘슈퍼 S관’을 오픈했다. 슈퍼 S관은 국내 첫 ‘3D오닉스’관이다. 오닉스는 삼성전자의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 브랜드. 쉽게 말해 영사기 대신 LED 스크린을 설치한 것.

시네마 LED의 화면 밝기는 기존 프로젝터와 비교해 약 10배 밝고 명암비도 뛰어나다. 프로젝터의 단점인 화면 왜곡 현상도 극복했다. 자발광 시네마 LED를 직접 삽입했고 화면이 골고루 선명하다.

▲ 영화 관람 외에 쇼핑, 외식, 레저, 게임 등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의 신조어다. /메가박스제공

이 외에도 프리미엄 급 상영관인 ‘샤롯데’ 역시 좌석을 적게 배치하여 쾌적함을 살렸다. 식사나 와인을 즐길 수 있는 케이터링 서비스, 좌석별 직원 호출벨 등도 마련했다. ‘씨네패밀리 관’은 일반 상영관 뒤쪽에 마련된 독립공간이다. 투명유리를 통해 스크린을 볼 수 있고 내부에서 영화 볼륨 조절이 가능하다.

팝콘과 영화라는 일차원적인 영화관의 시대는 끝난 것으로 보인다. ‘컬처 플렉스’로 재탄생한 3사의 영화관들은 단순한 영화 상영만의 목적에서 벗어나 특유의 문화를 주도하려 하는 중이다. 편안함과 재미를 다 잡은 이색 영화관은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2018 연말은 이색영화관에서 특별함을 느껴보는 게 어떨까.

김민희 기자 cal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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