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계 ‘미투’ 이은 헬스계 ‘약투’ 파문
빙상계 ‘미투’ 이은 헬스계 ‘약투’ 파문
  • 김민희 기자
  • 승인 2019.01.24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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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선수가 폭로한 스테로이드 약물 부작용
▲몸짱으로 유명한 스타 유투버인 박승현 씨가 최근 유튜브를 통해 근육을 키우기 위해 성장 호르몬, 남성 호르몬 등을 투약 중이라고 밝혔다.

유명 몸짱 90% 복용 주장

지난여름, 해외 유명 보디빌더인 리치 피아나가 근육을 키우는 약물인 스테로이드 과다복용으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국의 몸짱 유튜버가 근육 증가를 위해 약물에 의지했다고 고백하며 파문이 일고 있다.

박승현 씨는 몸짱으로 유명한 스타 유튜버다. 그는 최근 유튜브를 통해 근육을 키우기 위해 성장 호르몬, 남성 호르몬 등을 투약 중이라고 밝혔다.

박 씨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2013년부터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썼으면 썼다고 말해야 한다. 약물은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다. 스테로이드는 육체보다 정신을 파괴하는 약물”이라고 고백했다. 이어 “어릴 적부터 인기가 없었고 관심을 못 받았다. 살이 많이 쪄서 시작한 운동이 관심과 사랑을 받기 시작하자 미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스테로이드를 접하게 됐다. 관심에 중독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전했다.

동영상이 업로드 된 이후 많은 박 씨는 많은 비난을 받았다. 마치 약물 사용을 권하는 것 같다는 비난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박 씨는 또 다른 영상을 통해 “어린 친구들에게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권하는 것과 같은 이유”라며 “내가 직접 겪어봤기 때문에 여러분은 이런 경험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이유를 전했다.

박 씨는 근육을 위해 건강을 버린다는 비난과 약물 복용자라는 꼬리표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 자신의 투약을 고백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하지만 박 씨에 따르면 유명 헬스인들의 90% 이상은 약물 복용을 진행 중이거나 경험이 있다. 박씨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의의 피해자를 막기 위해 고백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 씨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2013년부터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사진: 유투브 갈무리)

성기능 장애, 조울증 부작용

이어 현역 선수이자 트레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김동현 보디빌더까지 약물 투약을 약 7년간 하다 5개월 전 멈추었다고 폭로하며 헬스계의 소위 ‘약투’ 바람이 불고 있다.

김 씨는 박 씨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그동안 약물을 복용했고 이를 멈추자 성기능 장애가 왔고 출산 가능성이 50%로 줄어드는 등 부작용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김 씨는 “눈 뜨자마자 약물을 사용했고 하루에도 수십 번 약을 투여했다. 주사를 워낙 자주 꽂다보니 주사 놓을 곳도 없고, 자주 주사를 꽃은 엉덩이 피부가 괴사되어 결국 시합을 포기하고 수술해야 했다”고 전했다. 이어 “조울증 증상이 생기기도 했다. 이런 부작용이 많은데도 나에게 이야기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내가 고백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가격이 저렴하고 질 낮은 약물이 유통되고 있어 더욱 건강에 좋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그동안 보디빌더 선수나 헬스 트레인 등 일명 ‘몸짱 스타’들이 비밀스럽게 투여해오던 성장호르몬, 남성호르몬, 인슐린, 스테로이드 약품 등을 언급한 것이다. 약물로 근육을 키워온 소위 ‘로이더’와 약물 없이 운동만으로 근육을 키웠다는 의미의 ‘내추럴’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헬스인들 사이에 로이더와 내추럴 논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로이더vs내추럴 논란

헬스인들 사이에 로이더와 내추럴 논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약물 복용이 관행처럼 당연시 되는 문화가 팽배한 만큼, 그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헬스 관련 온라인 카페에서는 내추럴과 로이더를 구별하는 방법을 손 쉽게 찾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문제는 각종 SNS에 내추럴로 위장해 일반인을 상대로 퍼스널 트레이닝 장사를 하고 사업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지난 2017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동섭 국민의당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당시 5년간 전문체육(아마추어) 도핑검사에 적발된 스포츠 선수 129명 중 보디빌딩 선수가 89명에 달해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이는 스포츠 종목 중 압도적인 1위다.

김민희 기자 cal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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