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감적 음악, 진한 벨벳 커튼과도 같은...
촉감적 음악, 진한 벨벳 커튼과도 같은...
  • 성지윤 칼럼니스트
  • 승인 2019.01.2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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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을 노래한 ‘클래지콰이’…춤을 그려 낸 ‘틀루즈 로트렉’
▲벨벳 커튼의 감촉은 너무도 생생했고 분위기는 나른했다.

[한국뉴스투데이] 어떠한 상황이나 장면에서 나타나는 딱딱한 현상 자체가 아닌 거기에서 느껴지고 전달되는 아스라한 느낌과 기분을 우리는 분위기라 말한다.

분위기는 어떠한 상황에서 느껴 질 수 있고 개인에게서 나타나며 다양한 장르의 예술품들 속에서도 느껴진다.

음악들에서도 다양한 분위기를 만날 수 있는데 어느 날 친구와 함께 달리는 차속 라디오를 통해 흘러나왔던 음악이 주던 그 분위기가 오래토록 잊혀 지지가 않는다.

어딘가 모르게 축축함을 머금고 있던 그 음악은 희미한 어두움을 간직한 채 그 어둠속에 진한 벨벳 촉감의 커튼 안에서 리듬에 몸을 맡겨 추는 춤 하나를 떠오르게 했다.

벨벳 커튼의 감촉은 너무도 생생했고 분위기는 나른했다.

‘춤’이라는 제목의 곡이었던 그 음악은 클래지콰이 2집 Color Your Soul에 수록된 보사노바 리듬을 베이스로 이루어진 곡이다.

클래지콰이 프로젝트는 음악 프로듀서이자, 디스크자키인 DJ 클래지를 중심으로 하는 대한민국의 혼성 전자 프로젝트 음악 그룹으로 알렉스, 호란, DJ클래지, 크리스티나가 그 맴버다.

그룹명의 경우 리더인 클래지가 Classic을 불어로 쓴 Classique에 ss를 Jazz의 zz로 바꾸고, 자미로콰이의 quai를 따서 Clazziquai라는 이름이 탄생했다고 한다.

‘춤’이라는 제목에서 연상할 수 있듯이 음악의 분위기는 흐느적거리는 무언가가 떠오르게 하고 음악을 만지고 싶게 만든다. 그 촉각적 느낌은 진한 와인색의 벨벳 커튼을 만질 때와도 같아서 음악을 들음과 동시에 어떤 촉각의 반응을 가지게 된다. 음악 전반에 흐르는 호란의 목소리는 쉬크하게 아름다우며 음악이 지나간 자리에 결을 남긴다.

▲음악이 지나간 자리에 결을 남긴다.

여기 미술 작품 중에서도 어떠한 분위기를 머금고 촉감을 느끼게 해주어 인상적인 작품이 있다.

음울하지만 자유롭고 중립적인 시선을 통해 자신만의 분위기를 이끌어간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의 춤 관련 작품들이 그것이다.

자유롭고 유쾌하며 자신의 결함에 대한 아픔을 간직하고는 있지만 훌륭한 품성을 통해 자신의 매력을 전달 할 수 있던 민감하고 정이 깊었던 사람, 틀루즈 로트렉.

틀루즈 로트렉은 프랑스인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양식적 혁신을 통해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 프랑스 미술에 큰 영향을 미친 화가다.

남부 프랑스 알비의 귀족 집안에서 출생한 그는 어릴 적부터 허약하여 성장이 느렸는데 부모님의 근친결혼의 원인에 더해 15세에 넘어진 이후로 키가 거의 자라지 않아 난쟁이의 모습으로 평생 지팡이에 의지해 뒤뚱거리며 걸어야 했다.

이러한 신체적 결함으로 인한 이유였는지 사회의 어두운 계층의 사람들과 많이 어울렸던 그는 그림의 모티브를 대함에 있어 편견이나 선입견을 가지지 않았기에 몽마르뜨의 19세기 후반 댄스홀, 카바레의 무용수와 가수 및 극장의 생동감 있는 분위기를 거리감 없이 잘 묘사했다.

또한 사창가에 드나들며 근거리에서 그녀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뛰어난 심리적 통찰력과 관찰을 통해 그려냈다.

그의 다수의 유화들은 어둡지만 색의 아름다움이 표현되어 있고 강렬한 힘이 느껴지는 붓 터치를 통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화풍을 펼치며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깊은 우수를 담고 있다.

▲몽마르뜨의 19세기 후반 댄스홀, 카바레의 무용수와 가수 및 극장의 생동감 있는 분위기를 거리감 없이 잘 묘사했다.

그가 그린 춤 관련 작품들 중 내가 좋아하는 위의 작품들은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둡고 공허한 듯 하지만 너무 진지하지 않고 동작들에 대한 예리한 포착력을 바탕으로 평면성 위에 율동감을 잘 표현해냈다.

색에 대한 감각 또한 뛰어나서 특히 오른쪽 그림 곳곳에 보이는 붉은 계열 색의 사용은 작품에 매력을 더한다.

작품 전체에서 느껴지는 질감은 날카롭고 예민하지만 두텁지도 무겁지 않다.

청각과 시각을 통해 촉각이 자극되었던 두 작품. 클래지콰이 ‘춤’ 그리고 틀루즈 로트렉의 위 두 작품을 소개한다.

성지윤 칼럼니스트 claramusic89@naver.com

성지윤 칼럼리스트

음악을 전공하고 현재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음악교육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클라라뮤직을 운영중에 있다.
또한 미술,사진,연극, 문학 등 다양한 얘술분야에 대한 탐구와 이해를 토대로 음악이 타장르 예술들과 만났을때의 흥미로운 점들을 발견하면서 예술융합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연구 및 교육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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