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P부터 에임봇까지, '배그' 북한보다 비핵화 시급해
ESP부터 에임봇까지, '배그' 북한보다 비핵화 시급해
  • 이근탁 기자
  • 승인 2019.02.13 1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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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개발사, 유저 대응에도 버젓이 광고, 유통돼
배틀그라운드 설원맵 '비켄디'(사진/배틀그라운드)
배틀그라운드 설원맵 '비켄디'(사진/배틀그라운드)

[한국뉴스투데이] 게임 은 게임 환경을 사용자에게 유리하게 만드는 특수 조작 프로그램이다. 단순히 게임질서를 무너뜨리는 것뿐만 아니라 14조 원 규모에 이르는 국내 게임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끼친다. 이에 업계는 물론 정부차원의 퇴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국정감사의 주요 논제로 나올 정도로 국내 게임 실태는 심각하다. 현재 PC방 게임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배틀그라운드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10월 이동섭 바른 미래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게임문제를 지적했다. 배틀그라운드의 유저 4명 중 1명이 게임유저 라며 증인으로 참석한 장병규 블루홀(게임 개발사)의장 에게 퇴출을 호소했다.

ESP부터 블랙홀까지, 배그 핵 종류

북한보다 배틀그라운드 비핵화가 더 시급하다 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배틀그라운드 핵은 여타 온라인게임보다 각양각색, 역대급이라 불린다.

ESP핵 사용자 시점(유튜브 영상 캡쳐)
ESP핵 사용자 시점(유튜브 영상 캡쳐)

‘ESP’

대표적인 것이 ESP 핵으로 게임 속 다른 사용자의 위치, 체력은 물론 아이템, 차량 위치까지 파악할 수 있다. 특히 ESP는 다른 핵과는 달리 실제 사용자의 실력인지, 핵 유저인지 가름하기 쉽지 않다. 배틀그라운드가 핵 유저를 파악하기 위해 도입한 데스 캠으로도 걸러낼 수 없어 유저들 사이에서 가장 보편적이고 악랄하다고 평가된다.

AimBot(자동 조준)

에임봇 사용자가 총기 정 조준 시 조준점 내의 유저는 무조건 총탄에 맞게 된다. 거리 계산, 반동, 타깃의 움직임 등 FPS게임의 핵심인 샷발을 완전히 무시하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앞서 언급한 ESP에 버금갈 정도로 핵사용을 증명하기 쉽지 않다.

Black Hole(강제 소환)

게임 속 모든 유저들을 한 곳으로 강제 소환하는 프로그램으로 가장 강력한 핵으로 평가된다. 마음만 먹으면 게임 시작과 동시에 승리할 수 있어 게임 초기 널리 성행했다.

하지만 유저들이 피해 사실을 명백하게 입증할 수 있고 핵 사용자 본인 또한 쾌감을 느끼지 못하는 탓에 현재 종적을 감췄다.

이밖에 스피드핵, 고스트 핵(투명인간), 월핵(벽 관통)등 신종 프로그램이 유통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방식의 핵 또한 유통되고 있을 거라 추정한다.

단속, 처벌 시급

지난 2017년 게임산업 진흥법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게임 내 불법 프로그램을 제작, 유통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벌금형에 그쳐 벌금보다 불법 프로그램 판매 수익금이 더 높은 현실이다.

또한 게임 핵 근절의 핵심인 핵 사용자를 처벌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긴 추가 개정안은 아직까지 국회에 계류 중으로 사실상 핵 없는 게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불법프로그램(핵) 판매 사이트
불법프로그램(핵) 판매 사이트

버젓이 유통, 광고되는 핵

이 같은 게임 핵 유통은 불법행위임에도 불구하고 SNS, 포털 등 다양한 유통경로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SNS 점유율 1페이스북에서 배틀그라운드 게임 핵을 광고하는 글이 버젓이 게재돼 논란이 됐다. 광고 속 유해, 불법적 요소를 자체 심의하는 페이스북이 이를 묵인해 비난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또한 외국 포털 구글에서 게임 핵키워드 검색 시 핵 프로그램 유통 사이트가 상단에 노출되는 등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현재까지 외국에 서버를 둔 핵 유통 사이트는 에임봇, ESP 등 각양각색의 핵을 판매하고 있다. 서비스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하루 1만 원~2만 원 정도에 거래되며 계좌이체, 문화상품권, 비트코인 등 지불 방식 또한 다양하다.

PC방 게임 핵 제보영상 캡쳐(유튜브)
PC방 게임 핵 제보영상 캡쳐(유튜브)

 

정부, 개발사, 유저 대응나서

배틀그라운드 개발사 PUBG201711월부터 매일 불법프로그램() 제재 및 모니터링 상황을 공지하고 있다.

일평균 200여 계정이 영구정지 처분을 받아 현재까지 천 만 이상의 계정이 제재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게임 유저들 사이에서도 핵 퇴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유튜브,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PC방에서 자신이 목격한 핵 사용자를 제보하는 영상이 유행하면서 정부와 개발사는 물론 게임 유저들 까지 핵 퇴출에 동참하고 있다.

핵이 또다른 핵을 낳아

게임 핵 퇴출을 위한 잇따른 노력에도 불구하고 핵은 아직까지 심심지않게 볼 수 있다. 아직까지 정확한 핵 유통 현황은 파악할수 없지만 유저들 사이에선 배그 비핵화는 멀었다는 목소리다.

핵 때문에 게임을 완전히 떠나거나 내가 핵 피해를 당할바에는 핵유저가 되겠다는 심리로 또다른 핵 유저가 양산되는 실정이다.

또한 지난해 1월 배틀그라운드 프로팀 선수가 핵 사용 혐의로 상금 환수, 팀에서 퇴출되는데 이어 다른 프로팀 감독 역시 같은 혐의로 E스포츠계에서 영구 제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공정성이 담보돼야 할 프로 게임계에서도 만연한 의 실태가 밝혀지면서 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심리학계에서는 이러한 핵 유저들을 현실에서 얻을 수 없는 성취감과 성공을 게임 속에서 찾는 일종의 현실도피, 과시욕으로 진단한다. 핵이 단순히 게임 생태계 교란 수준을 넘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근탁 기자 maximt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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