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입시의 모든것, 입학 전형부터 부정입학 논란까지
하버드 입시의 모든것, 입학 전형부터 부정입학 논란까지
  • 이근탁 기자
  • 승인 2019.02.2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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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은 보장, 행복은 스스로
하버드 졸업식 (사진/하버드대학교)
하버드 졸업식 (사진/하버드대학교)

[한국뉴스투데이] 우리나라 국민에게 국내 최고의 대학을 묻는다면 단연 서울대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이밖에 도쿄대, 베이징대, 김일성종합대 등의 대학교가 각 나라를 대표한다. 2018년 영국 타임스 고등교육(Times Higher Education)과 월스트리트 저널이 시행한 세계 대학 순위 평가에서 하버드 대학교(이하 하버드)2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세계 최고 대학 하버드

하버드는 영국 식민지 시대인 1636년 존 하버드(성직자)가 설립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학교다. 개교 이래 48명의 노벨 수상자, 32명의 국가 원수, 48명의 퓰리처 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빌 게이츠(MS 대표), 마크 주커버그(페이스북 대표)등 하버드 중퇴생들 또한 사회 각계에서 활약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반기문(UN사무총장), 이준석(정당인), 신아영(아나운서) 등의 하버드 졸업생이 있다.

2017년 회계기준 하버드 대학의 총수입은 기부금을 포함해 421억 달러(475,000억 원)로 국내 대기업 2~3곳의 시가총액을 합한 규모다. 특히 하버드 경영대학원(MBA)에서 출판하는 서적 판매 수익만 연간 2억 달러(2,300억 원)가 넘는다. 자체 기금운영이 가능한 수준으로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 또한 덜어진다.

2018년 하버드 1년 등록금은 약 67,000달러(7500만 원)지만 실제 등록금 부담을 호소하는 학생은 찾아볼 수 없다. 학생 개개인마다 따라 차등 적용(부모 소득 기준)되어 부모의 연소득이 65,000달러 이하일 경우 무료, 15만 달러 미만일 경우 소득의 10% 이하의 등록금이 청구된다.

하버드는 수입, 역사, 교수진 등 다방면으로 미국 북동부 지역의 8개 사립대학 즉 아이비리그(Ivy League) 가운데서도 가장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꼽힌다.

하버드 설립자 '존 하버드'동상 (사진/하버드대학교)
하버드 설립자 '존 하버드'동상 (사진/하버드대학교)

하버드 입시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하버드 메인 캠퍼스(Harvard Yard)에는 창립자인 존 하버드의 동상이 있다. 본래 청동으로 제작된 동상의 발부분이 유독 금색으로 변색됐다. 이 동상을 만지면 내 자식이 하버드에 간다는 속설이 퍼지면서 관광객은 물론 입시를 앞둔 학부모들이 손이 닿기 쉬운 동상의 발 부분을 만지고 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 최고 대학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하버드 문턱을 넘기는 쉽지 않다. 2018년도 기준 일반 재학생 6699, 대학원 및 전문과정 13,120, 익스텐션 스쿨(평생교육원) 16,193, 36,012명 규모로 서울대학교(21,220)의 약 1.5배 수준이다.

매년 2000명가량의 신입생을 선발하지만 지난해 4만 여 명이 하버드에 지원해 합격률 5~7%를 보였다. 수재 중에서도 운 좋은 수재만이 합격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미국은 입시를 위해 청춘을 허비하지 않는다 는 인식이 확산돼 하버드 재수생 수는 그리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미국은 복잡한 입시구조와 학교마다 각양각색의 인재상을 갖고 있어 객관적인 대학 합격 가능성을 내놓기 쉽지 않다. 가령 하버드에 합격한 학생이라도 다른 아이비리그 대학인 예일대, 조지워싱턴대에 합격할 거란 보장이 없다.

입시 전략

하버드 입학절차는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나라로 치면 진학사, 유웨이와 같은 “commonApplication, Universal Application, Coalition Application”를 통해 원서를 접수할 수 있다. 지원 학과나 전형에 따라 다르지만 SAT, ACT(수능), GPA(내신) 성적 외에 추천서, SA(자기소개서), 면접 등을 요구한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외국인에게 공인 영어시험 성적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다만 아직까지 영어를 못하는 학생이 입학한 사례는 없다.

하버드를 비롯한 아이비리그 대학의 공통된 인재상은 지덕체. 지식과 인성은 물론 건강한 학생을 추구하며 실제 체육을 필수 교양과목으로 지정했다. 입학 과정에서도 운동 기량이 뛰어날 경우 가선점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기입학

정식 입학전형은 아니지만 입학처로부터 조기입학을 허가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난 2002년 한인 학생 앤드류 백(당시 만 16), 배웅환(당시 만 17)군이 동시에 하버드 조기입학 허가를 받아 화제가 됐다.

하버드 역사상 최연소 입학자는 1910년 윌리엄 시디스(Wiliam James Sidis, 당시 만 11)로 아직까지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대치동이라 불리는 페어팩스(Fairfax)에서 하버드 조기입학을 도전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조기입학 사례는 있지만 권장하지 않는다. 실제 칼슨 페이지(Nancy Carlsson-Paige)가 발표한 유치원의 독서 교육 보고서에서는 아이들이 발달 수준에 맞지 않거나 학습의 필요와 문화에 부합하지 않은 교육 경험을 하게 되면, 이것이 아이들에게 부적응, 불안, 혼란을 포함한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밖에 조기입학에 관한 부정적 논문이 발표되면서 조기입학전형의 축소, 폐지까지 거론되고 있다.

합격해도 끝난게 아냐

지난 2017년 하버드 입학허가 통지를 받은 예비 신입생 10명은 입학도 하기 전 합격 취소 통보를 받았다. 하버드 입학처는 페이스북과 같은 SNS 계정을 검열하는 중 이들이 인종차별, 성적 비하 등 비윤리적 글을 게재해 합격 취소 조치했다고 밝혔다.

하버드 입학처는 지원자의 사생활까지 보며 합격 이후에도 얼마든지 취소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하버드 입시를 앞둔 학생들은 SNS 계정부터 삭제, 비활성화하는 추세다.

입시 논란 인종차별

높은 입시 문턱만큼 입시에 관한 논란도 뜨겁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인종차별논란이다, 현재 하버드는 미국 비영리단체 ‘SFFA’(Students for Fair Admission)가 제기한 소송이 진행 중이다. 소송 내용은 하버드가 입학전형에서 아시아인 학생들을 차별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SFFA2000년부터 2015년까지 하버드 지원자 16만 명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아시안계 학생의 입학을 제한하는 쿼터(할당)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1995년부터 2013년까지 아시아계 하버드대 합격자의 SAT 평균 점수는 767, 백인 745점 히스패닉 718, 흑인 704점으로 객관적인 성적만 본다면 아시안계 학생들이 압도적 우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2022년 하버드 졸업생 기준 아시안계 학생은 23%로 백인(5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버드는 과거에도 인종차별 정책을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1920년대 유대인의 하버드 입학비율이 21.5%에 이르자 당시 로렌스 로웰 총장은 유대인의 침략이 학교를 망칠 것이다. 유대인 지원자의 입학률을 최대 15%로 제한하라라고 지시한 바 있다.

입시 논란 기부입학

지난 7월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하버드가 성적은 떨어지지만 재력이 있는 학생들의 데이터가 담긴 ‘Z리스트를 운영해 매년 5~60명씩 특례입학시킨다고 보도했다.

앞서 언급한 SFFA아시안계 학생 차별 논란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것으로 동문이나 학장이 특별 관리하는 주요 기부자, 기부 가능성이 큰 부모를 둔 재벌 2세들로 이루어진 Z리스트는 미국 입시계에서 소문으로만 존재했지만 최근 그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지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Jared Kushner)의 하버드 기부입학 논란이 대표적이다. 미국의 언론인 대니얼 골든'은 2006년 도서 입학의 대가, 미국 지도층은 명문대 입학을 어떻게 사들이는가출판을 통해 미국 명문대의 기부입학 제도를 비판했다.

주요 내용으로 1998년 부동산 사업가였던 쿠시너의 부친이 하버드에 250만 달러 기부를 약속하고 아들을 합격시킨 것으로 실제 당시 쿠시너의 성적이나 입시자료를 증거로 제시해 신빙성을 더했다. 이에 여론은 하버드도 잔디 깔고 들어간다’, ‘기부입학 단가표를 공개하라등 조롱 섞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하버드는 "학업 성적의 우수성부터 학생들이 다양한 학업적 관심사와 관점, 능력을 갖춘 동료들로부터 배울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캠퍼스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부분까지 종합적인 측면을 고려해 신입생을 선발한다"는 성명을 발표해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해명했다.

하버드 가면 행복해?

하버드 크림슨(Harvard Crimson) 학생신문은 2018년 졸업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전체 졸업생 가운데 41%는 정신 건강진료를 요구했다. 또 각각 20%의 학생이 성 경험이 없다, 재학 중 성희롱 및 성추행을 당했다, 부정행위를 한 적 있다고 답해 미국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세계 최고의 명문대학으로 꼽히는 하버드 학생들의 심리건강 실태가 공개되면서 성공은 보장하지만 행복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근탁 기자 maximt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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