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식, 부동산 시장까지 진출한 제약업계
간편식, 부동산 시장까지 진출한 제약업계
  • 김민희 기자
  • 승인 2019.03.01 13: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더마 코스메틱, 건강식품 등 신사업 각광
캐시카우 찾아 수익 창출 극대화 움직임
▲제약사들이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거나 진출하기 위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제12회팜엑스포 / 뉴시스)
▲제약사들이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거나 진출하기 위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제12회팜엑스포 / 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국내 제약업계들이 본업인 의약품 개발, 생산, 판매의 기술력을 살려 기능성 화장품 산업에 진출하고 있다. 또 식품과 의약품을 접목한 건강기능 식품 시장, 부동산, 산후조리원 등 새로운 캐시 카우(고정 수익창출원)’를 찾는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초 유전자치료제 인보사(무릎 골관절염 치료제)’를 개발한 코오롱생명과학이 피부미용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자체적으로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하지는 않고 화장품 업계와 손을 잡고 기능성 화장품 개발에 기술 지원을 해주는 방식이 될 전망이다. 코오롱 생명과학은 지난해 바이오벤처 프로셀테라퓨틱스가 개발한 피부투과 기술을 도입했다. 이로써 코오롱생명과학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결합돼 국내외 코스메슈티컬 시장 진입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1위의 유한양행은 신사업 진출에 가장 적극적이다. 리미엄 건강식품 브랜드 뉴오리진을 론칭하고,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하게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뉴오리진은 전국 백화점, 여의도IFC몰과 잠실 롯데월드몰, 하남 스타필드 등의 쇼핑센터에 입점했다. 건강·뷰티 제품을 판매하거나 건강 상태에 따라 적합한 제품을 컨설팅 해준다. 뉴오리진은 홍삼녹용소금설탕 등 천연원료로 만든 식품을 만들고, 콘셉트 스토어에서는 이 원료들로 만든 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유한양행은 또 방목으로 키운 닭에서 얻은 무항생제 계란과 칼라하리 사막에서 자연 생성된 소금 등 자연식품부터 건강기능식품, 다이어트식품까지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다. 유한양행은 두바이와 중국, 홍콩 등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는 등의 활발한 진출로 그동안 약으로 치료에 집중했다면, 앞으로 100년은 식품을 통한 예방에 힘쓰겠다는 복안이다.

JW중외제약은 더마 화장품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더마코스메틱은 피부과학을 뜻하는 더마톨로지(Dermatology)’화장품(Cosmetic)’이 합쳐진 말이다. 즉 제약사가 만든 화장품을 뜻한다. JW중외제약은 자회사인 JW신약을 앞세워 더마 화장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외에도 JW중외제약은 환자용 식품 분야도 진출했다. 저염·저단백 식단 제품 브랜드인 JW안심푸드는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 신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맛은 살리고 단백질과 염분을 줄인 탕수육과 고사리 볶음, 무조림과 같은 반찬과 영양밥 등 덮밥류까지 선보이고 있다.

동국제약은 사상 첫 매출액 4천 억 원대 진입이 예상된다. 동국제약은 2015년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를 론칭하며 신사업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토탈헬스케어 전문점 네이처스 비타민숍과 화장품 매장 메이 올웨이즈까지 오픈했다. 진출 첫 해 화장품 사업 부문에서 16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특히 센텔리안24의 대표 상품인 마데카크림은 출시 1년 만에 판매량 100만개를 돌파한 효자 품목 이다. 마데카크림은 동국제약의 대표적인 일반의약품인 식물성분 상처 치료제 마데카솔의 피부 재생 성분을 활용해 만든 화장품으로 출시되자마자 약 400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제약업계들이 본업인 의약품 개발, 생산, 판매의 기술력을 살려 기능성 화장품 산업은 물론, 건강기능 식품 시장, 부동산, 산후조리원 등 분야를 찾는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약업계들이 본업인 의약품 개발, 생산, 판매의 기술력을 살려 기능성 화장품 산업은 물론, 건강기능 식품 시장, 부동산, 산후조리원 등 분야를 찾는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GC녹십자는 부동산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GC녹십자그룹의 지주회사인 녹십자 홀딩스는 2015년부터 자사의 공장이 있는 기흥역세권 땅을 이용해 부동산 개발 사업을 시작했다. 녹십자 홀딩스가 부지를 제공하고 포스코건설이 이 일대에 아파트 등을 건설하는 식이다. 녹십자는 또 해외사업부문에서 인도산 백신과 국제입찰경쟁이 심해지자 북미지역을 대상으로 혈액제제 사업의 확대할 계획이다.

한미약품, 종근당, 대웅제약은 더마코스메틱 경쟁이 한창이다. 한미약품은 2017년 유산균을 함유한 화장품 클레어테라피 프로캄을 내놓았다. 종근당도 같은 해 주름개선 기능 화장품인 비타브리드 듀얼세럼을 선보였다. 대웅제약은 그보다 빠른 2016년 자회사 디엔컴퍼니를 통해 화장품 브랜드인 이지듀를 출시했다. 성분을 따지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며 더마코스메틱 시장이 성장세에 놓여있는 만큼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제약업계가 다양한 신사업에 뛰어드는 이유는 수요가 꾸준한 제약 사업과 달리 신사업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장기적 투자에 익숙한 제약사들은 건강기능식품, 더마코스메틱처럼 당장 시장이 크지 않더라도 성장 잠재력이 큰 사업 분야를 선호한다. 물론 우려의 시각도 있다. 소비자 신뢰가 생명인 제약업의 특성상 자칫 이미지에 타격을 입으면 회복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되레 본업인 제약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사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사업 분야를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민희 기자 calnews@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