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영령앞에 사죄하라” 전두환에 분노한 광주
“5·18 영령앞에 사죄하라” 전두환에 분노한 광주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9.03.1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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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을 마치고 떠나는 전씨의 차량을 광주시민들이 에워싸고 있다.(사진/뉴시스)
▲재판을 마치고 떠나는 전씨의 차량을 광주시민들이 에워싸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명예를 훼손한 혐의(이하 사자명예훼손)로 기소된 전두환씨가 11일 재판을 받기 위해 광주지방법원에 도착하자 “5·18 영령앞에 사죄하라라는 광주의 목소리가 울려퍼진 뜨거운 하루였다.

전씨는 이날 오전 832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출발해 낮 1234분 광주지방법원 후문에 도착했다. 신뢰관계인으로 동행한 부인 이순자씨도 함께였다.

앞서 전씨는 지난 20174월 발간한 회고록에서 조비오 신부가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조 신부를 향해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해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에 출석한 전씨는 기다리던 취재진들이 "광주시민에게 한 말씀 해달라. 발포 명령을 부인하느냐"고 질문하자 "이거 왜 이래"라고 대답했고 이후 "광주 시민에 사과할 마음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아무말도 하지 않은 채 법원 건물로 들어갔다.

전씨가 출석한 광주지법에는 많은 광주시민들이 찾아와 전씨의 사과를 요구하며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전씨가 출석한 광주지법으로 많은 광주 시민들이 찾아와 사과와 처벌을 요구했다.(사진/뉴시스)
▲전씨가 출석한 광주지법으로 많은 광주 시민들이 찾아와 사과와 처벌을 요구했다.(사진/뉴시스)

5월 유관 단체 및 학생들은 광주법원 정문 앞에서 피켓을 들고 인간띠를 만들고 광주 시민 기만하는 학살자 전두환을 처벌하라‘, ’재판부는 전두환을 강제 구인하라‘, ’숨기 바쁜 전두환의 광주의 심판대에 서라며 시위를 벌였다.

전씨의 사과와 처벌을 요구하는 광주 시민들은 나이와 성별도 잊은 채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광주지법 옆에 위치한 동산초등학교 학생들도 전씨가 도착하자 전두환은 물러가라를 외쳤고 민주화운동 유족들과 당시 부상자들도 전씨의 광주 도착을 보기 위해 법원으로 몰려와 한 목소리가 됐다.

전씨는 법정동 건물 2츨 보안구역인 증인지원실에서 머물다 이날 오후 230분부터 광주지법 201호 법정에서 피고인 본인을 확인하는 인정심문을 받았다. 이후 검찰이 공소사실을 낭독하고 혐의를 인정하는 절차 등을 거친 뒤 오후 3시 40분 경 귀가에 나섰다.

▲재판을 끝낸 전씨의 귀가길은 고성과 욕설이 난무했다.(사진/뉴시스)
▲재판을 끝낸 전씨의 귀가길은 고성과 욕설이 난무했다.(사진/뉴시스)

전씨의 귀가는 오전과 상황이 달랐다. 출석 당시 조용했던 지방법원은 여전히 참회하지 않는 전씨의 모습에 격분한 광주시민들이 몰린 가운데 취재 인력과 경호 인력이 뒤엉키며 포토라인이 붕괴되는 등 몸싸움이 벌어졌다.

고성과 욕설이 오가는 가운데 오전 출석과는 달리 험난한 귀가를 하던 전씨는 시민들이 차량을 에워싸고 항의해 한동안 법원을 빠져나가지 못했다.

광주 시민들은 전씨의 차량 앞을 막아서거나 아예 드러누워 "이대로는 광주를 못떠난다"며 시위에 들어가기도 했다.

한편 전씨는 오늘 재판에서 기총소사는 없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명예훼손과 관련해서는 명예훼손이 아니라 단순한 의견진술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밝혀 광주시민들의 분노를 샀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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