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사태로 드러난 약물 성범죄, 물뽕 미투 이어지나
버닝썬 사태로 드러난 약물 성범죄, 물뽕 미투 이어지나
  • 이근탁 기자
  • 승인 2019.03.13 18: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식약처 등 9개 관련기관, 마약과의 전쟁 선포
영화 '아저씨' 장면 중 '물뽕'(마약류)이 든 술을 마시는 여성 (사진/유튜브)
영화 '아저씨' 장면 중 '물뽕'(마약류)이 든 술을 마시는 여성 (사진/유튜브)

[한국뉴스투데이] 지난해 강남의 한 클럽에서 일어난 폭행사건으로 촉발된 버닝썬사태가 4개월 가까이 논란으로 지속되면서 장기화 국면을 맞은 경찰 조사는 3가지 양상으로 갈라지고 있다.

먼저 클럽과 일부 연예인들 사이에서 벌어진 성범죄 의혹’, ‘성범죄 과정에서 벌어진 조직적인 마약류 유통과 투약 의혹’, ‘이 모든 범죄 현황을 인지하면서도 피해자들의 신고를 묵인한 경찰의 비리 의혹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마약류를 이용한 성범죄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들의 증언이 속속 등장하면서 물뽕 미투로 번질 조짐이 보이고 있다.

물뽕의 정식 명칭은 향정신성의약품’, 줄여서 향정이라 불리는 의약품이다. 일반 마약, 대마, 향정으로 분류되는 3대 마약류 가운데 유일하게 식물성이 아닌 화학원료가 조합된 인공약물이다.

과거 빅뱅의 멤버 G드래곤과 탑이 물의를 빚은 마약류가 대마에 속한다면 이번 버닝썬 사태에서 주목된 것은 향정‘, 즉 물뽕이다. 물뽕이 불법적으로 거래되는 SNS나 포털사이트 등에서는 레이디 킬러‘, ’골뱅이등의 은어로 불린다.

지난 2010년 개봉한 영화 아저씨에서 소재로 활용된 적 있을 만큼 일부 클럽에서 공공연하게 사용되고 있었다는 추정이 일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 평화당 장정숙 의원 (사진/뉴시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 평화당 장정숙 의원 (사진/뉴시스)

실제 오늘 13일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 평화당 장정숙 의원이 발표한 서울과학수사연구소 성범죄 관련 약물 감정 건수2014366, 2015462, 가장 최근 자료인인 2018년은 861건으로 나타나 통계가 시작된 2014년과 비교해 2배 넘게 가까이 증가했다.

또한 SNS나 해외 포털사이트에 물뽕 관련 키워드를 입력하면 판매업자와 손쉽게 연락이 닿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류 불법유통 현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이번 버닝썬 사태와 관련돼 물뽕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들의 증언이 잇따랐다.

특히 논란의 중심이 된 클럽 버닝썬에서 약물을 이용한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한 여성은 한 매체의 인터뷰에서 당시 클럽에서 한 남성이 준 술을 마신 뒤 기억이 없다, 눈을 떠보니 그 남성과 함께 호텔 침대였으며 성폭행을 시도했다는 등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마약류를 이용한 성범죄 , 이른바 물뽕 미투가 이어지면서 혜화역에서는 여성단체의 규탄 시위가 벌어졌다. 주최 측 추산 2천여 명이 모인 이 시위에서는 강남 클럽가에 만연한 마약류를 이용한 성범죄 규탄, 이를 묵인한 경찰을 비판했다.

한편 정부 역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지난 5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대검찰청, 경찰청 등 9개 관계부처는 불법 마약류 유통 등 에 대한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으로는 ‘SNS 등을 통해 거래되는 불법 마약류 등에 대해 집중 점검, 일선 세관에 GHB(마약) 탐지장비를 5배 이상 확충, 의료용 마약류 불법 유통 의심사례 선별 및 조사등 을 발표하면서 범 정부차원으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근탁 기자 maximt2@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