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가습기살균제 유해 고의 은폐’ 임직원 구속될까
SK케미칼 ‘가습기살균제 유해 고의 은폐’ 임직원 구속될까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9.03.1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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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 증거 인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박 모 부사장 등 임직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가습기 살균제 증거 인멸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박 모 부사장 등 임직원들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이 가습기살균제 원료 CMIT 등이 인체에 유독하다는 실험 결과를 확보하고도 은폐한 정황을 포착한 검찰은 14SK케미칼 박 모 부사장 등 고위급 임원 4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밤 늦게야 결정될 전망이다.

이날 오전 1030분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SK케미칼 박 모 부사장 등 고위급 임직원 4명에 대해 가습기살균제 자료 폐기에 관여한 혐의(증거인멸) 등으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1024분 경 법원에 도착한 뒤 유해성 보고서를 은폐한 사실이 있나’, ‘대표에게 증거 인멸을 보고했는가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없이 법정으로 들어갔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SK케미칼이 애경·옥시 등에 공급한 원료의 유해성을 인지하고도 관련 자료를 폐기하는 등 고의로 은폐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케미칼은 애경의 가습기살균제 '가습기메이트'의 유해성 원료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과 옥시의 가습기살균제 '옥시싹싹 뉴가습기당번'의 유해성 원료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을 공급한 기업이다.

앞서 1994'가습기 메이트' 개발 과정에서 SK케미칼은 서울대학교 이영순 연구팀에 유해성 실험을 의뢰했다. 연구팀은 6개월의 실험 끝에 가습기 살균제 성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보고했지만 SK케미칼은 이를 무시하고 제품 출시를 강행했다.

이후 2013년 옥시의 가습기살균제의 유해성 논란이 불거지자 SK케미칼은 당시 부사장 등을 중심으로 특별 대응팀을 꾸려 조직적 은폐에 들어갔다.

2016년 가습기살균제 유해성 수사에 본격적으로 나선 검찰은 옥시와 애경 등을 재판에 넘겼지만 SK케미칼은 원료 물질의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는 다는 이유로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환경부가 가습기 원료의 유해성을 입증하는 연구 결과를 검찰에 제출하면서 검찰은 PHMG 원료 물질 공급 건 등과 관련해 SK케미칼에 대한 재수사에 나섰다.

사건을 재수사하던 검찰은 지난달 SK케미칼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최초 유해성 연구보고서 등 내부문건이 전직 간부의 하드디스크에서 삭제된 흔적을 발견하고 고의적 은폐 정황에 힘을 실고 있다.

한편 이들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 늦게야 결정된다. 이들이 구속될 경우 SK케미칼이 가습기살균제의 유해성을 인지하고 고의적으로 은폐한 사실이 어느 정도 소명되는 만큼 SK케미칼에 대한 전반적 수사로 확대될 전망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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