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투자증권의 천태만상 채용비리 '점입가경'
IBK투자증권의 천태만상 채용비리 '점입가경'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9.03.26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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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멀다하고 밝혀지는 국책은행 계열 IBK투자증권의 천태만상 채용비리가 점입가경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밝혀지는 국책은행 계열 IBK투자증권의 천태만상 채용비리가 점입가경이다.

[한국뉴스투데이] 국책은행 계열 IBK투자증권이 채용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당시 중소기업벤처부 최수규 전 차관의 아들부터 인사팀장의 대학시절 하숙집 딸까지 특혜로 채용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은행권에서 시작된 채용비리가 증권가로 확대될 조짐을 보여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128일 서울남부지법은 2016~2017년 대졸 신입 직원 공개채용 과정에서 청탁을 받고 점수를 조작해 특혜를 준 혐의로 IBK투자증권 채용 실무를 총괄한 경영인프라본부장 박 모씨를 구속 기소하고 김 전 부사장과 당시 인사팀장 2명 등 3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등 총 4명을 재판에 넘겼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 IBK투자증권의 채용비리와 관련해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이 입수한 검찰의 공소장이 공개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최수규 전 중기청 차관 아들 부정 채용

공개된 공소장에 따르면 2016IBK투자증권 신성호 전 사장은 박 전 경영인프라본부장에게 당시 중소기업벤처부(당시 중소기업청, 이하 중기청)차장이었던 최수규 전 차관의 취업을 부탁했다. 신 전 사장과 최 전 차관은 고려대 동문 사이다.

최 전 차관은 20133월부터 20149월까지 박근혜 정부 출범과 동시에 청와대 경제수석실 중소기업비서관을 지낸 뒤 2016년 중기청 차장을 지냈다. 중기청 차장은 중소기업계의 실세로 중기청의 2인자로 불리는 자리다.

최 전 차관의 아들은 서류 전형과 1차 실무 면접, 2차 임원 면접 등 세 단계의 전형에서 모두 불합격했다. 하지만 당시 인사팀장 등은 서류 전형 점수는 74점에서 86점으로, 1차 실무 면접 점수는 76점에서 88점으로 임의로 조작해 합격시켰다.

이후 2차 임원 면접에서 심사위원 7명 중 2명만이 합격을 줘 42.9점을 받았지만 인사팀장 등은 여기에 2명의 심사위원이 합격을 준 것으로 조작해 점수를 71.4점으로 만들어 최종 합격자로 만들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최 전 차관을 비공개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에서 최 전 차관은 아들의 채용을 부탁한 적이 없다고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최 전 차관은 지난해 12월 중순 정부의 차관급 인사에 따라 중소기업벤처부 차관직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최 전 차관은 취업비리와 관련해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고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는 동시에 자신이 차관직을 물러난 것과 IBK투자증권 채용비리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전 인사팀장의 옛 하숙집 딸까지 천태만상

공개된 공소장을 보면 IBK투자증권의 부정 채용 사례는 전 중기청 차관의 아들에서 그치지 않았다.

IBK투자증권 전 부사장 지도교수의 제자나 인사팀장의 과거 대학 시절 하숙집 딸, 현 직원의 남자친구까지 부정 채용의 사례가 천태만상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전 직원의 관계도를 그리면 다 아는 사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2016년 공개 채용 당시 김 모 부사장은 모 대학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 과정을 밟던 도중 알게 된 지도교수로부터 자신의 조교를 IBK투자증권에 입사를 시켜달라는 청탁을 받고 이력서를 받았다.

김 전 부사장은 청탁받은 조교의 이름과 연락처 등 개인 정보를 채용 실무 임원 박 모씨에게 넘겼고 이 지원자는 서류 전형과 1차 실무 면접, 2차 임원 면접에서 모두 불합격권이었지만 점수조작으로 최종합격했다.

또한 당시 IBK투자증권 인사팀장은 과거 대학 시절 하숙집 주인의 딸의 점수를 조작해 최종 면접자로 올렸고 같은 부서 직원의 남자친구가 취업이 안된다는 이유로 남자친구의 점수를 조작하기도 했다.

2017년 공개채용에서도 당시 전무급 임원들이 직접 채용 청탁을 해 청탁 대상인 지원자들이 불합격권에서 최종 면접의 기회가 주어졌다.

공소장을 공개한 채 의원은 이같은 채용 비리는 공정한 취업의 기회가 주어져야할 청년들의 꿈을 빼앗는 행동이라며 반드시 근절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IBK투자증권 측 관계자는 현재 재판 진행 중인 사안이라고 말을 아끼며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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