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조양호 연임 반대' 기업 견제 본격화
국민연금 '조양호 연임 반대' 기업 견제 본격화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3.2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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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집에서 칼 꺼낸 국민연금, 기업은 ‘벌벌’
국민연금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대한항공 사내 이사 연임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며 재벌 견제에 신호탄을 올렸다.(사진/뉴시스)
국민연금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대한항공 사내 이사 연임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며 기업 견제에 신호탄을 올렸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국민연금이 결국 칼을 꺼내 들었다. 국민연금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대한항공 사내 이사 연임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27일 열리는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의 사내 이사 연임 불가능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앞서 국민연금은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사내 이사 연임에 대해 반대한다는 뜻을 보이는 등 개혁에 앞장 서고 있는 모습이다. 기업들의 국민연금 눈치보기가 시작됐다.

국민연금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반대는 예고된 것이었다. 조 회장이 현재 수백억원대 횡령과 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이고, 지난해 한진 일가의 갑질 논란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면서 기업가치 훼손을 했다는 것이 이유다.

이미 국민연금은 지난 1월 대한항공을 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해 강도 높은 주주권 행사를 예고했다. 그리고 27일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지겠다고 밝히면서 조 회장이 과연 연임에 성공할지 여부가 불투명한 상태가 됐다.

대한항공은 매우 유감스럽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아직 사법부 판결이 내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법적 가치가 무시됐다고 반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의 칼날은 대한항공을 정조준했다.  문재인 대통령마저 수차례 대기업 대주주의 중대 탈버과 위법에 대해 국민연금이 스튜어디십 코드를 적극 행사해야 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어느정도 예상된 바다.

따라서 이날 표대결은 불가피해 보이고, 조 회장에게는 다소 불리한 상황이다. 이미 공적 연기금 3곳도 조 회장의 연임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들이 반대표를 행사했기 때문에 조 회장으로서는 현재 유일하게 남아있는 희망은 우리사주뿐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SK()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 결정을 내렸고, 엄재호 전 고려대 총장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도 반대의사를 밝혔다.

SK()는 지난 5일 이사회에서 정관을 변경해 이사회 의장을 염 전 총장에게 맡기고 최 회장은 지주회사 경영에 집중하겠다는 책임경영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반대하면서 SK그룹은 상당한 부담감을 안게 됐다.

하지만 대한항공과 달리 SK그룹 최 회장과 염 전 총장의 이사 선임안은 무사히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2016년에도 국민연금은 최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반대했지만, 주주 과반 찬성으로 등기이사 선임에 성공한 전력이 있다. 현재 최 회장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는 SK지분은 30.88%이다. 국민연금은 SK지분 8.4%를 가지고 있다.

다만 앞으로 국민연금이 재벌에 손을 상당히 많이 댈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그룹과 SK그룹이 그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대기업에 대해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발동해서 재벌을 개혁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결국 대기업의 경영권 위축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우려감과 함께 정부의 기업 경영에 개입이 결국 경영 위축으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경제 지표도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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