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동탄역 율현터널 부실공사 논란
삼성물산, 동탄역 율현터널 부실공사 논란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9.03.28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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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터널 율현터널 부실공사 중심에 '삼성물산' 있다?
▲동탄역 율현터널의 시공사 삼성물산의 부실시공 논란이 결국 검찰 조사로 이어질 전망이다.(사진/뉴시스)
▲동탄역 율현터널의 시공사 삼성물산의 부실시공 논란이 결국 검찰 조사로 이어질 전망이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고속철도 터널로는 국내 최장이자 세계에서 네 번째로 긴 터널인 동탄역 율현터널의 부실시공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율현터널의 중앙기둥이 상부 압력으로 휘어지는 좌굴현상이 발생하면서 시공을 맡은 삼성물산의 부실시공과 발주처인 철도시설공단의 허술한 관리감독을 문제삼은 정의당 공정경제민생본부는 삼성물산과 철도시설공단, 감리회사 관계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율현터널은 수서평택고속선을 지나는 길이 50.32㎞의 터널로 고속철도 수서역과 지제역을 연결하고 터널 내 통탄역이 위치한 국내 최장이자 세계에서 네 번째로 긴 터널이다. 실제 수서평택고속선의 82%를 율현터널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고속철도 규격에 해당하는 터널로는 스위스의 고트하르트 베이스 터널에 이어 두 번째로 길고, 여객고속철도 전용으로써 최고시속 300km/h의 영업 최고속도를 갖는 터널로는 가장 긴 터널로 시공부터 지대한 관심을 모았다.

이처럼 긴 구간을 자랑하는 터널이지만 사고나 화재 등 비상시 차량이 들어올 수 있는 소방 통로는 단 한군데 뿐이고 활성단층대인 신갈단층을 통과해 지진에 취약하다는 점은 여전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율현터널 부실공사의 결정적 제보

율현터널의 또 다른 문제는 부실시공 논란이다. 정의당 공정경제민생본부는 지난해 12월 지스톤엔지니어링 곽상운 대표의 제보를 받았다.

곽 대표의 제보에 따르면 율현터널 내 처음 좌굴현상이 발생한 3번 중앙기둥은 2014년 11월 콘크리트를 타설하고 2015년 3월 20일에 좌굴현상이 발견됐다.

▲정의당이 1월 현장점검 과정에서 공개한 3번 기둥 모습(사진/정의당)
▲정의당이 1월 현장점검 과정에서 공개한 3번 기둥 모습(사진/정의당)

좌굴현상은 축 방향에 압력을 받는 기둥이나 판이 어떤 한계를 넘으면서 휘어지는 현상으로 긴 기둥이나 얇은 강판을 많이 사용하는 건축물을 비롯한 교통·차량·선박·항공기 등의 설계에서는 특별하게 중요시되는 문제다.

이후 3번 기둥을 시작으로 4개의 기둥에서 추가로 좌굴과 파괴가 발생하자 삼성물산은 12개 기둥사이 개구부를 두 개의 H빔과 철근을 사용한 SRC기둥으로 보강했고 2016년 7월 경에도 터널 중앙기둥 55개에 문제가 생겨 강관보강을 시행했다.

제보에 나선 곽 대표는 삼성물산의 좌굴 보강 공사 과정에 4일간 참여해 작업을 진행했고 2015년 4월 15일 삼성물산이 1번과 2번 기둥 개구부에 12mm 두께의 강판으로 제작한 강제기둥을 설치하는 과정을 목격하고 2019년 1월 9일 현장 조사가 시작되자 뒤늦게 SRC기둥으로 교체됐다고 주장했다.

▶정의당이 밝힌 현장점검 과정에서의 문제

정의당은 곽 대표의 제보에 따라 지난 1월 8일 동탄역 현지시찰을 진행했고 지난 4일 율현터널 부실시공관련 기자회견을 통해 두달간의 현장점검 등에 대한 경과를 보고했다.

곽 대표의 제보와 정의당의 현지시찰을 통해 율현터널 좌굴현상이 발생한 원인으로 콘크리트 문제와 철근배근 문제가 제기됐다.

당시 시찰에 참여한 윤소하 원내대표가 터널 현장에서 손으로 중앙기둥 바닥의 콘크리트를 움켜쥐자 콘크리트가 뜯어지는 현상을 보여 기둥 콘크리트 타설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정의당이 공개한 콘크리트 부실 모습(사진/정의당)
▲정의당이 공개한 콘크리트 부실 모습(사진/정의당)

또한 정의당은 철도시설공단에 시공과 관련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총 네 차례에 걸쳐 관련 자료를 받았다.

하지만 2014년 콘크리트 타설에 사용한 콘크리트 정보 요청에 다른 장소에 쓰인 콘크리트 정보만 제출했을 뿐 중앙기둥에 사용된 콘크리트 정보를 제출하지 않아 시공사의 과실이 의심됐다.

또한 율현터널구간은 연약지반 지역인 신갈단층을 접하고 있어 애초부터 지진 등 재해에 취약지점으로 우려를 샀다. 이에 공사 기획단계부터 단층 구조를 파악하고 설계와 시공에 이를 반영하고 시공사와 감리단은 주요 구조물의 공사 단계마다 연약지반의 영향을 반복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삼성물산은 이같은 연약지반을 보완하기 위해 17000여개의 어스앵커를 사용했고 용지부 최소 확보의 장점을 가지고 있는 투아치터널 공법을 사용했다.

투아치터널은 중앙기둥이 하중을 받는 공법인데 삼성물산은 공간제약과 공사비 절감 등의 이유로 기둥의 두께를 얇게 시공했고 높이가 있는 기둥은 하중보다는 좌굴에 대한 저항력을 갖도록 시공해야 하지만 설계와 다르게 시공했다.

이에 정의당은 “국토교통부와 철도시설관리공단은 율현터널 중앙기둥 좌굴과 터널의 파괴원인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고 중앙기둥의 균열 현상은 최근까지도 지속되고 있다”며 “삼성물산의 부실시공과 철도시설공단의 허술한 관리 감독은 2300억이 투입된 율현터널 기둥의 좌굴과 파괴현상을 낳았고 근본적인 대책수립 없이 땜방식 처방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결론내렸다.

부실공사 논란 결국 검찰 조사로 넘어가

이와 관련해 철도시설관리공단과 삼성물산은 “안전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 관계자는 “정의당 조사와 이후 국토부 조사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연약지반 내의 일부 단층파쇄대는 예측도 힘들고 공사이후에는 구조물이 안정돼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의당은 지난 27일 동탄역 율현터널 부실시공의 책임을 물어 발주처인 철도시설공단 책임자를 형법 제122조(직무유기)로, 시공사인 ㈜삼성물산과 감리회사 관계자들을 각각 건설기술진흥법 제55조 (공사품질의 관리), 건설기술진흥법 제39조 (건설사업관리 등의 시행) 위반으로 서울 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정의당 공정경제민생본부 이혁재 집행위원장은 “이번 검찰 고발을 통해 율현터널의 부실시공 원인을 밝혀내고 부실시공을 은폐하고 국가기간시설인 터널의 안정성을 훼손시킨 자들에 대한 수사가 철저히 이루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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