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색깔론 공격에 싫지 않은 정부 여당
한국당 색깔론 공격에 싫지 않은 정부 여당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4.22 09: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지층 결집 계기 마련
결국 총선서 이득 기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0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에 참석해 지지자들과 함께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0일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에 참석해 지지자들과 함께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리인 역할만 하고 있다면서 공격을 펼치자 청와대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자유한국당의 색깔론 공세는 구시대적인 유물이라면서 맹비난을 가한 것이다. 이로 인해 청와대와 자유한국당의 대결 프레임이 펼쳐지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싫지 않은 모습이다. 왜냐하면 이는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는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는 자유한국당 문재인 STOP(스톱)!, 국민이 심판합니다규탄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황교안 대표는 북한은 우리를 핵으로 위협하고 있는데 대통령은 대북제재를 풀어달라고 사방팔방 돌아다니고 있다김정은 대리 역할만 하고 있다”고 색깔론 공세를 펼쳤다.

또한 북적 정권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한과 폐청산만 내세운 정권이라고 해서 북적 정권으로 규정했다.

이런 색깔론에 대해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구시대적인 색깔론이라면서 과거에 사로잡혀 있다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더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 언급, 충돌을 빚은 상황에서 황 대표까지 나서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 비판을 가하자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즉각 반격에 나선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자유한국당의 이런 공세가 오히려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에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우선 청와대·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대결 프레임으로 구축되면서 다른 소수 야당들의 목소리는 작아질 수밖에 없다.

소선거구제에서 양자 대결 프레임은 표심 결집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전략 중 하나다. 청와대와 자유한국당의 대결 국면은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소수야당들의 목소리 대신 거대 양당의 목소리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문재인 정부에 실망해서 등을 돌렸던 지지층도 이번 양자 대결 구도 속에서는 다시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게 된다. 한국당의 해당 발언들을 내년 총선 이후 듣지 말아야 한다는 판단을 하게 되면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지지층도 다시 발길을 돌리게 된다. 따라서 그에 따른 지지율 상승 효과를 누릴 수밖에 없다.

또한 이로 인해 2월과 3월에 이어 4월 임시국회도 개점휴업 상태에 빠지면서 그 비난의 화살은 오히려 자유한국당에게 향하게 된다.

자유한국당은 규탄대회 등 장외집회를 통해 그동안 정비해왔던 조직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판단하는 기준이 됐다. 그런 점에서 보면 청와대와 감정싸움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전략이라는 평가도 있다.

다만 이런 대결 국면의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의이 문제이다. 대결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국민의 피로감이 쌓이게 된다면 중도층은 총선에 큰 관심을 갖지 않게 된다. 이로 인한 부작용도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