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러시아, 北 비핵화 해법 신경전 팽팽
미국-러시아, 北 비핵화 해법 신경전 팽팽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4.29 10: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단독회담 vs 6자 회담, 그 치열한 줄다리기
▲북러 정상회담이 열린 25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을 하고 있다(사진/러시아 국영방송 유튜브)
▲북러 정상회담이 열린 25일(현지시각)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회담을 하고 있다(사진/러시아 국영방송 유튜브)

[한국뉴스투데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북러정상회담 이후 6자 회담이 언급되면서 미국의 심경은 복잡한 상황이다. 6자회담이 북한 비핵화 해법의 열쇠로 거론될 경우 한반도에 미국의 영향력이 최소화되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반갑지 않은 해법이다. 이런 이유로 푸틴 대통령이 6자회담을 꺼내자마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러시아가 개입되기 시작한다면 중국도 개입되고, 일본도 개입되면서 비핵화는 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북러정상회담 이후 6자회담을 언급했다. 6자회담은 한동안 추진했다가 중단된 비핵화 회담으로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했다. 그것을 다시 꺼냈다는 것은 한반도에 미국의 영향력을 최소화하겠다는 러시아의 계산이 깔려있다.

러시아가 6자회담을 꺼내게 되면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의 개입이 거세지면서 북한의 비핵화는 산으로 갈 우려가 있다. 특히 미국의 영향력은 최소화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도 그 점을 바라지 않고 있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28(현지시간) 6자회담에 선을 그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볼턴 보좌관은 미국은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6자회담을 배제하는 건 아니다는 전제조건을 깔면서도 우리(미국)가 선호하는 방향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동안 김 위원장과 일대일 접촉을 해왔고, 과거 6자회담이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의 계산은 단독회담을 통해 종전선언 등을 이뤄내는 비핵화를 추진한 후 평화협정 체결 과정에서 6자회담을 원하고 있다. 비핵화를 미국이 원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린 후 북한의 경제적 지원에 있어서는 평화협정 체결을 통해서 이뤄내겠다는 계산이다.

미국이 원하는 것은 북한의 비핵화이고, 북한의 경제적 지원을 미국이 혼자 떠맡기는 쉽지 않기 때문에 평화협정 체결 과정에서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일본 등 주변국의 개입을 최대한 허용하겠다는 것이 미국의 생각이다.

이런 이유로 미국은 김 위원장과 3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김정은과의 3차회담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고 그에 대해 꽤 강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6자회담 카드가 결코 나쁜 카드는 아니다. 6자회담 카드를 꺼내들면서 비핵화 회담에 다소 느긋한 태도를 보였던 미국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역시 6자회담을 고수할 이유는 없고, 미국의 태도 변화만 이끌어내도 북한의 후원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에 6자회담에 매달릴 이유는 없다.

문제는 미국의 태도 변화가 과연 이뤄질 것인가 여부다. 아직까지 태도 변화는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에 이어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이 북한 비핵화에 개입하기 시작한다면 복잡한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6자회담 카드가 러시아가 아닌 다른 주변국의 목소리로 나오기 시작한다면 그것을 조정할 힘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도 북한과의 단독회담 테이블에 결국 나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북한으로서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자존심이 상당히 많이 상해있기 때문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