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오염물질 마구 내뿜는 '현대제철' 이대로 괜찮은가
대기오염물질 마구 내뿜는 '현대제철' 이대로 괜찮은가
  • 이근탁 기자
  • 승인 2019.04.30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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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감독 책임 있는 충청남도 뭐했나?
2020년 설비 교체 완료까지 대책 없어
▲현대제철 당진공장 입구 (사진/뉴시스)
▲현대제철 당진공장 입구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국내 2위 철강업체 현대제철 당진공장이 대기오염 저감장치가 고장난 채 5년째 가동 중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충격을 줬다. 대기오염물질을 걸러내는 정화장치에 문제가 생겼지만 그동안 외부요인을 원인으로 밝혀와 은폐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겨레' 보도 내용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현대제철 당진공장의 대기오염물질 정화장치가 고장났으며 최대 2020년까지 소요되는 설비 교체기간 동안 공장에서 발생되는 오염물질이 최소한의 여과절차 없이 배출될 것으로 예상돼 인근 지역주민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현대제철 당진공장의 대기오염 초과 배출의 문제가 된 설비는 흡착탑이다. 철광석이 용광로로 보내져 제품이 최종 완성되기 직전 소결로에서 중간공정을 거치는데, 흡착탑은 이곳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을 걸러내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정화장치로 볼 수 있다.

흡착탑은 현재 당진공장 1~3번 소결로에 각각 1개씩 (3) 설치돼 있으며, 정상 작동 시 미세먼지 주요 원인인 황산화물질소산화물을 각각 95%, 82% 걸러내야 한다.

문제는 2014년 당진공장 2번 소결로 흡착탑 내부에서 핫스폿이 발생했고, 이어 201541번 소결로 흡착탑에서 화재가 발생, 이후 2, 3번 흡착탑의 최대 온도가 한계치를 넘어 600도까지 오르는 등 결함이 발생한 것이다.

당시 현대제철은 TF(대응팀)를 꾸려 원인 파악과 해결에 나섰지만 정확한 핫스폿 발생 원인을 규명하지 못했다.

이후 문제가 발생된 1~3번 흡착탑에 대해 각각 179, 9개월, 1년간 보수공사를 진행했으며 이 기간 동안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이 평균 200ppm 농도로 배출될 것이라고 충남도청에 보고했다.

현행법상 두 물질에 관한 배출 허용 농도는 각각 130ppm, 120ppm으로 최대 80ppm 초과한 수치다. 실제 굴뚝자동측정기기(TMS)대기오염물질 배출량측정 결과 201311천여 톤이던 배출량이 201721천여 톤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2017년 보수공사를 중도 포기하고 설비 전면 교체를 결정했다. 보수 과정에 투입된 일본 업체가 활성탄 배출부 구조가 복잡해 막힘이 불가피하고 막힘·축열로 설비 열화와 화재가 반복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진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20177월 충남도청에 이 같은 사실을 보고하고 흡착탑 1, 2번을 2019630일까지 새로운 방식의 탈질, 탈황 설비 에스시아르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3번 흡착탑은 201810월 철거를 시작해 202010월까지 교체할 예정이다. 총 공사비용은 4,326억 원이며 최장 3년이 걸리는 공사기간 동안 황산화물은 평균 150~90ppm, 질소산화물은 160~90ppm으로 배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대제철의 고의 은폐설도 제기되고 있다. 최초 결함 발생으로부터 5년 동안 당진공장 흡착탑의 고장 사실을 언론 및 지역주민에게 공개하지 않았으며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증가에 대해 고로(용광로) 추가 준공, 생산량 확대 등 외부요인을 원인으로 밝혀와 이같은 의혹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실제 1일 현대제철이 발표한 보도자료 현대제철,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50% 줄인다의 내용에 따르면 ‘20133 고로 준공, 2015년 현대하이코 합병 및 특수강공장 준공등을 언급하며 설비 증설에 따라 배출량 증대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현대제철의 대기오염물질 초과 배출사태에 대해 안일하게 대응한 충청남도청환경부에 대한 비난 역시 거세지고 있다. 현행법상 지방자치단체(충청남도)는 대기오염물질을 초과 배출하는 사업자에 대해 조업정지등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지만, 2017경고및 벌금 처분이 전부였다. 흡착탑 결함 발생 이후 현대제철이 부과받은 벌금은 총 156,788만 원으로 총 공사 비용 4,326억 원의 약 0.3% 수준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제철 관계자는 전화를 통해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증가한 것은 흡착탑결함 이외에 제품 생산량이 증가하는 등 다른 요인이 포함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흡착탑 교체 기간 동안 저질소탄을 투입해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할 방침이며 이로 인한 추가 비용이 수백억 원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제철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에서 산업부문 미세먼지 배출 1위 업체로 악명을 떨치고 있어 특히나 예의주시가 필요한 기업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굴뚝 자동측정기(TMS)'를 부착한 전국 630개 사업장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초과 부과금 324000만 원 중 절반에 달하는 161516만원이 현대제철 당진공장에 부과됐다.

또한 ‘2017년 대기오염물질 연간 배출량 조사결과에서도 현대제철은 총 21849t의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해 산업부문 미세먼지 배출 1위 업체이기도 하다.

미세먼지의 가장 큰 원인인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관리의 중요성이 제기되면서 환경연합들은 사업장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규제에 대한 전면적인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많은 기업들에 대해 중앙정부 차원의 특별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근탁 기자 maximt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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