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증거 '지우고 숨기고' 수사 칼끝 어디로?
삼바, 증거 '지우고 숨기고' 수사 칼끝 어디로?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9.05.08 1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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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증거 숨기고 또 숨기고
증거 은닉 직원 차례로 구속
그룹 연관성 증거 확보될까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와 관련해 조직적으로 증거를 은폐한 정황이 드러났다.(사진/뉴시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와 관련해 조직적으로 증거를 은폐한 정황이 드러났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고의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컴퓨터 서버 등 증거를 공장 바닥에 묻었다. 관련해 검찰은 8일 바이오로직스 보안담당직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상무와 부장 등이 직원들의 컴퓨터 기록을 일부 삭제해 구속됐고 바이오에피스 팀장은 자택에 회사 공용서버를 보관하다 적발돼 검찰 수사를 받았다. 본격적인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삼성은 지우고, 숨기고, 묻고 증거 인멸에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바닥에 묻고’

검찰은 지난 7일 인천 송도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을 압수수색했다. 수색 과정에서 검찰은 공장 바닥에 묻혀있는 컴퓨터 서버 컴퓨터와 노트북 등을 발견했다.

바이오로직스는 공장 바닥을 뜯어 전기 회로 등이 지나가는 옆 공간에 서버컴퓨터와 노트북 등을 묻고 시멘트를 덮었다. 이후 검찰의 수사가 시작되자 바닥을 다시 뜯어 컴퓨터에 들어있는 핵심 내용을 훼손하기까지 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바이오로직스 보안 담당 팀장급 직원에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팀장급 직원 단독으로 이같은 증거 은닉은 어렵다고 보고 윗선의 개입이나 지시가 있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특히 삼성 그룹 미래전략실 후신인 사업지원TP 등 그룹 수뇌부의 지시가 있었는지 중점적으로 조사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서버 컴퓨터에서 그룹 측과 소통한 흔적이 나올 경우 그룹 차원의 분식회계로 보는 결정적 증거가 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지우고 숨기고’

바이오로직스의 증거인멸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서도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지난달 29일 삼성바이오에피스 양 모 상무가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사진/뉴시스)
▲지난달 29일 삼성바이오에피스 양 모 상무가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사진/뉴시스)

지난달 29일 검찰은 바이오에피스 상무(경영지원실장) 양모씨와 부장 이모씨를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이들은 검찰 수사에 대비해 직원들의 노트북과 휴대전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뜻하는 'JY'나 '합병', '미전실(미래전략실)' 등의 단어를 검색해서 삭제했다.

또 지난 3일에는 바이오에피스 팀장급 직원이 회사 공용서버를 자신의 집에 보관하고 있다 적발돼 검찰에서 수사를 받고 풀려나기도 해 조직적인 증거 인멸 의혹을 받고 있다.

▶증거 은닉...수사 칼끝 어디로?

이처럼 바이오로직스가 숨기고 지우고 묻어가며 증거를 은닉하는 핵심에는 삼성 그룹의 지시 여부가 있다.

당초 바이오로직스가 4조 5000억 원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가장 문제가 됐던 부분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과의 연관성이다.

이 부회장의 그룹 경영 승계를 위한 경영권 강화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우선됐다. 제일모직의 주식을 다량 보유한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을 키워 삼성물산과의 합병에서 유리한 위치에 오르는 것이 필요했다. 이에 제일모직의 자회사였던 바이오로직스의 주식을 부풀려 기업 가치를 높혔고 덩달아 가치가 높아진 제일모직은 삼성물산과의 합병에서 유리한 위치에 올랐다.

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와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과의 연관성 의혹을 제기한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7일 “국정농단에서 뇌물사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 부회장에 대한 법원 판결이 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수사 결과 발표 이후로 미뤄져야 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어 그룹 차원의 수사 필요성을 주장했다.

한편 이번 바이오로직스의 증거 은닉 과정에서 그룹 차원의 지시 여부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삼성그룹 전반에 대한 수사 확대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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