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두 차례 도발, 고민 깊어지는 文·트럼프
北 두 차례 도발, 고민 깊어지는 文·트럼프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5.10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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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동해상 향해서 단거리 미사일 추정체 발사
연속적인 도발에 文 대통령·트럼프, 우려 표명

미국과 협상 원하는 北, 고민하는 우리 정부
대북 관계의 수정 불가피, 임계점 도달로
지난 4일 발사에 대해서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던 문재인 대통령도 9일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서는 경고의 뜻을 확연히 나타냈다.
지난 4일 발사에 대해서는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던 문재인 대통령도 9일 발사체 발사와 관련해서는 경고의 뜻을 확연히 나타냈다.

[한국뉴스투데이] 북한이 지난 9일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두 발의 발사체를 발사했다. 지난 4일 전술유도무기를 발사한데 이어 닷새만이다.

미사일로 확인되면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급 화성 15형 발사 이후 1년 5개월 만의 일이다. 당연히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국내 정치 상황이 복잡한 가운데 북한이 도발을 반복함에 따라 대북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할지 난감한 상태다.

9일 北 발사체 발사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지난 9일 미사일로 추정되는 북한의 발사체가 오후 4시 29분 1발, 오후 4시 19분에 1발 등 총 두발이 발사됐다.

비행거리는 각각 420여 km, 270여 km로 고도는 모두 50여 km였고, 동해상으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합참은 발사장소를 평안북도 신오리로 발표했지만 이후 평안북도 구성 지역으로 수정했다. 신오리는 구성보다 남동쪽으로 40여 km 떨어진 지역이다.

북한의 이번 발사는 지난 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관 하에 화력타격훈련에서 이뤄진 발사차 발사 이후 닷새만이다.

당시엔 240mm 방사포와 300mm 대구경 방사포, 또 신형 전술유도무기로 추정되는 발사체로 알려졌다.

예의주시했던 청와대...메시지 변화

청와대는 발사체 발사 순간부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국방부, 합참과 화상 연결하며 예의주시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10일 김 위원장이 지난 9일 북한군 전연(전방) 및 서부전선 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지휘소에서 여러 장거리 타격수단들의 화력훈련계획을 파악하고 훈련개시 명령을 내렸으며 “시뻘건 불줄기들이 설정 목표 방향을 향하여 창공을 기운차게 헤가르기 시작했다”고 노동신문은 보도했다.

당장 우리의 메시지가 지난 4일과는 다르다. 문재인 대통령은 발사 당일 오후 취임 2주년을 맞아 KBS 특별대담에 출연해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이런 행위가 거듭된다면 지금 대화와 협상국면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북한측에 경고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탄도미사일의 경우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메시지가 달라진 것은 우리뿐만 아니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대한 질문을 받고 “매우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도 그에 대해 행복하지 않다”면서 “지켜보자”고 강조했다. 역시 마찬가지로 지난 4일 발사 때에는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식의 분위기를 보였지만 이번에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시점에 북한은 왜 발사체를 쏘았는가

정부와 미국은 이 시점에서 북한이 왜 발사체를 쏘았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만약 탄도미사일이라고 판정될 경우 1년 5개월 만에 다시 도발한 것이기에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 위반에 해당한다.

이는 결국 북한과 미국의 대화가 사실상 완전히 중단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제사회는 북한이 지난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발사체를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고 있다.

일단 발사체가 미국이나 우리나라 혹은 일본을 향한 것이 아니라 북한 공해상으로 향했다는 점에서 이번 발사체의 발사로 인해 주변국을 크게 자극하고 싶지 않다는 김 위원장의 의중이 담겨 있다고 북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하노이 회담 결렬에 따른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특히 최근 우리 정부가 북한 식량의 인도적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에 대해 ‘그것도’ 받지 않겠다는 의중을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오직 미국과의 대화를 원하며, 자신들이 원하는 내용의 회담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담은 것이다. 협상 테이블의 주도권을 자신들이 갖고 있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보인다.

대북 관계의 수정 불가피, 임계점 가까워

문제는 우리 정부와 미국의 대응이다. 우리 정부나 미국이나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미국과 북한과의 대화로 인해 한반도 평화 모드로의 전환이 어느 정도 이뤄진 상황에서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대북 강경파의 목소리가 이번 발사를 기회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우리나라는 보수 야당들의 목소리가 커졌을 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번 발사에 대해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북한의 도발에 대해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재선을 준비해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악재이지만 민주당에게는 호재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자랑했던 내용 중 하나가 자신이 북한과 대화를 하면서 핵실험이나 미사일 도발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그것을 치적으로 내세웠는데 최근 두 차례 도발을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도 난감하게 됐다.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강경파 목소리가 커지게 된다면 북한과의 대화가 더욱 힘들어지게 된다. 북한과 대화가 더욱 힘들어지게 되면 북한이 원하는 내용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북한을 더욱 압박할 수도 있다.

우리 정부나 미국이나 대북 문제에 있어 기로에 놓이게 됐다. 정치적 부담을 가져가면서 북한을 옹호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북미 대화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나 미국이나 인내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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