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 대전(大戰) 돌입 여야, 국회는 어디로
민생 대전(大戰) 돌입 여야, 국회는 어디로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5.16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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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이어 더불어민주당도 민생투어
저마다 ‘진짜’ 민생투어 자처하며 맞불 놓기

내년 총선 앞두고 표심 바람몰이 중
빈손 국회, 민심의 방향은 어디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상생꽃달기' 및 '진짜 민생 대장정  2019 민생바람 출정식'에 참석한 이해찬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하고 있다.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상생꽃달기' 및 '진짜 민생 대장정 2019 민생바람 출정식'에 참석한 이해찬 대표, 이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하고 있다.

[한국뉴스투데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민생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선거제·민생법안 패스트트랙(신속지정안건) 지정에 반발, 민생투쟁 대장정을 펼친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진짜 민생 대장정’에 들어갔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표심 몰이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4월 임시국회가 빈손으로 끝난데 이어 5월 임시국회도 의사일정도 제대로 잡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야 모두 밖으로 나돌아다니는 상황이 되면서 진짜 민생은 낮잠을 자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진짜 민생 대장정”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 민생 투쟁 대장정을 가짜라면서 ‘진짜 민생 대장정’에 들어갔다.

선거제·민생법안 패스트트랙(신속지정안건) 지정에 반발한 자유한국당이 영남을 시작으로 민생 대장정에 들어간 지 열흘만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표심 몰이에 나서는 모양새다.

지난 15일 더불어민주당은 ‘진짜 민생 대장정’ 출정식을 열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은 “자유한국당이 주장하는 소위 민생 투쟁 대장정은 민생과 오히려 투쟁하며 대권을 향한 장정, 자기들만의 밥 그릇 투정 대장정”이라면서 자신들이야말로 진짜 민생 대장정이라고 규정했다.

그 첫 일정으로 영등포구 한 프랜차이즈 피자집을 찾아 자영업자들의 고충을 직접 들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첫 일정을 시작으로 2주 동안 밑바닥 민심을 듣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의 민생 대장정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민생 투쟁 대장정에 맞불을 놓는 성격이 강하다.

황 대표의 민생 투쟁 대장정이 나름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판단한 더불어민주당이 맞불을 통해 표심 몰이를 하겠다는 계산이다.

이제 열흘째로 접어든 황 대표의 민생 투쟁 대장정은 영남에 이어 이제 충청권을 휩쓸고 있으며 주말에는 호남을 방문한다.

자유한국당 민생 투쟁 대장정 맞불

이런 황 대표의 행보가 자유한국당 지지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면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과 오차범위 격차까지 좁혔다.

황 대표의 민생투어가 나름대로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선 초조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한 관계자는 “어차피 5월 말까지 자유한국당이 국회로 들어올 생각이 없는 것 같다”며 “우리도 무엇인가 해야 하지 않겠냐”라면서 민생 대장정을 계획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자유한국당은 장외에서 계속 표심 바람몰이를 하고 있는데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에서 “자유한국당은 돌아오라”고 외칠 수만 없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이 국회로 돌아올 생각이 없다면 더불어민주당도 표심 몰이를 통해 내년 총선을 준비하겠다는 판단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생대장정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집권여당이기 때문에 민심을 곧바로 정책에 반영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또한 자유한국당은 민생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색깔론’ 대장정이라는 것이 더불어민주당의 판단이다.

황 대표가 전국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좌파독재 심판론’을 내세우고 있는데 그 심판론이 얼마나 공감대를 가지겠냐는 것이다.

'민생투쟁 대장정' 8일 차 일정에 나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등 지도부가 14일 충북 청주의 한 커피숍에서 청주시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협의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기로 했으나 민주노총 충북본부 등의 집회에 굳은 표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민생투쟁 대장정' 8일 차 일정에 나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등 지도부가 14일 충북 청주의 한 커피숍에서 청주시 학교운영위원회 위원장협의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기로 했으나 민주노총 충북본부 등의 집회에 굳은 표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민생 경쟁, 반갑기는 하지만

이런 여야의 민생 경쟁에 대해 정치권 안팎에서는 나쁘게 바라보지 않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생 투어 경쟁을 벌인다면 서민들에게 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여야가 모두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점에서 소통의 창구가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국회가 의사일정조차 조율하지 못하는 식물국회가 됐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더욱이 자유한국당 장외투쟁에 이어 더불어민주당도 역시 밖으로 돌아다니는 것 아니냐면서 비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을지로위원회가 주관을 하는 것이기에 지도부의 행보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즉, 민생 대장정은 을지로위원회가 담당하고 지도부는 국회 협상을 담당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국회 소집은 계속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즉, ‘투트랙 전략’을 통해 국회와 민생을 모두 잡겠다는 계획이다.

5월 말까지 국회 정상 가동 힘들 듯

일각에서는 5월 말까지는 국회가 문을 열지 못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황 대표가 오는 25일까지 민생 투쟁 대장정을 이어가기 때문에 자유한국당이 그 이전에 의사일정에 대해 논의를 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 형식에 대해서 청와대는 ‘5자 회동’을 이야기하고 있고, 자유한국당은 1:1 영수 회담을 고집하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에 청와대 회동조차 어려운 형편이다.

이런 이유로 꼬인 실타래는 풀리기 힘들다. 결국 여야 모두 ‘노느니 염불한다’는 심정으로 민생 투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민생 투어가 과연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무엇보다 국회가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의 민생투어는 민심의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

집권여당과 제1 야당이 국회에서 모범을 보이지 않고 국회는 팽개치고 민생투어에 나섰다는 점에서 비판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결국 핵심은 민생투어 과정에서 지지율이 어떤 방식으로 표출되느냐이다. 민생투어가 독이 아닌 득이 되기 위해서는 지지율 상승으로도 이어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황 대표의 민생투쟁 대장정은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민생투어 과정에서 돌발변수는 계속 발생하면서 그것이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행동 하나하나 언어 하나하나가 관심의 대상이 되기 때문에 때로는 말실수 하나가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야 모두 민생투어를 통해 표심 바람몰이를 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내년 총선 승리를 거두겠다는 심산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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