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 호프 회동 예정, 국회 정상화될까?
여야 대표 호프 회동 예정, 국회 정상화될까?
  • 이주현 기자
  • 승인 2019.05.17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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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정치 단순히 허기 채우는 요식 행위 아니야
역대 대통령도 식사 정치 통해 어려움 극복하기도

이인영-나경원-오신환, 식사 통해 꼬인 정국 푸나
5월 말까지 국회 정상화 힘들어, 추경 통과 과연?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에게 ‘맥주 사는 형님 돼 달라’며 호프 회동을 제안, 국회가 정상화의 길을 걸을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에게 ‘맥주 사는 형님 돼 달라’며 호프 회동을 제안, 국회가 정상화의 길을 걸을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뉴스투데이] 정치권에서 식사 정치가 화두가 되고 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원내대표에 당선되면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밥 잘 사주는 누나’가 됐다.

그리고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에게 ‘맥주 사는 형님 돼 달라’며 호프 회동을 제안, 국회가 정상화의 길을 걸을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밥을 먹는다’는 의미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식사’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누구와 밥을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허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맺는다’는 의미가 깔린다.

이런 이유로 처음 만난 사람과 밥을 먹으면서 관계를 맺기도 한다. 또한 오랜만에 만난 사람에게 “언제 밥 한번 먹자”라는 이야기를 던졌다는 것은 그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는 것을 의미한다.

윗사람들은 부하직원들을 원활하게 통솔하기 위해 밥을 먹기도 하고, 회사나 조직을 ‘한솥밥 먹는 사이’ 즉 ‘식구’라고 표현을 하기도 한다.

그만큼 밥은 소통을 의미한다. 밥을 먹는다는 것은 그 사람과 소통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에서도 ‘식사 정치’는 중요한 행사 중 하나다.

역대 대통령의 식사 정치는

실제로 역대 대통령은 식사 정치를 통해 소통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청와대 수석들과 커피를 마시며 산책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면서 소통 정치를 한다는 소리도 들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혼밥’을 한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박 전 대통령의 서양요리 담당 조리장을 근무했던 사람의 증언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혼자 먹는 것을 가장 좋아하고, 지방 출장에서도 혼자 식사를 했다. 결국 탄핵까지 이르게 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선 당시 국밥 TV 광고를 통해 사업가 이미지를 벗고 서민 이미지를 각인시켰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미국산 쇠고기 파동이 일어날 때도 청와대 만찬 때 미국산 쇠고기를 올리면서 정면 돌파를 하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평소에도 밥상 토론을 즐겨했다. 실제로 2004년 국회의 탄핵으로 인해 직무 정지 상태임에도 두 달간 9번의 공식 오찬 및 만찬을 가졌다.

패스트트랙으로 얽힌 정국, 식사 정치로 격파

선거제·민생개혁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으로 인해 정국은 그야말로 복잡하게 꼬였다. 자유한국당은 장외투쟁에 나서면서 국회는 정상화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런 국회가 이제 ‘식사 정치’를 통해 정상화의 기미를 찾기 시작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저녁 만남을 가졌는데 ‘자장면’을 함께 했다. 이 원내대표가 당선되자마자 나 원내대표는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되겠다”고 약속했고, 실제로 약속을 지켰다.

물론 자장면 식사에서 꼬인 실타래를 완전히 풀지 못했지만 함께 식사를 했다는 것은 꼬인 정국을 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기에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까지 참여하는 3자 원내대표 호프 회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원내대표와 오 원내대표가 16일 상견례를 가졌는데 오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에게 “나 원내대표는 밥 잘 사주는 누나, 우리 이 원내대표는 호프타임을 제안해서 맥주 잘 사주는 형님으로 자리를 만들어주시면 같이 머리를 맞대고 엄중한 상황 속에서 해갈 일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언제든 격의 없이 만나자. 말씀대로 호프타임도 좋다”고 화답했다. 아직 나 원내대표가 호프 회동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않았지만 아마도 호프 회동은 다음 주에 이뤄질 것으로 정치권은 내다봤다.

3자 원내대표가 호프집에서 회동을 가진다면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의 모임이기 때문에 이날 국회 의사 일정에 대한 어느 정도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3자 원내대표가 호프집에서 회동을 가진다면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의 모임이기 때문에 이날 국회 의사 일정에 대한 어느 정도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식사 정치, 5월 임시국회는 어디로

다음 주 호프 회동이 만약 성사가 된다면 복잡하게 얽힌 현 정국은 다소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 12일 자장면 회동까지 한 상황이기에 굳이 호프 회동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만약 3자 원내대표가 호프집에서 회동을 가진다면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의 모임이기 때문에 이날 국회 의사 일정에 대한 어느 정도 구체적인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호프집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대화를 나누다보면 그동안 서운했던 감정들 모두 눈 녹듯이 녹아내리면서 어느 정도 좋은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겠냐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너무나 복잡하게 얽힌 정국이기에 한 번의 맥주로 얼마나 풀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회가 열린다는 약속만 하더라도 큰 수확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그만큼 현 상황은 어둡다.

이런 가운데 국회가 정상화될 시기는 5월 말을 넘길 것으로 예측된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오는 25일까지 민생투쟁 대장정 일정을 소화해야 하므로 최소 5월 말까지는 국회 정상화가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은 5월 임시국회는 반드시 정상화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추가경정예산을 5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래야만 경기 부양이 이뤄질 수 있기에 5월 임시국회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그리고 호프 회동을 통해 그 정상화를 꾀하려고 하고 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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